[취재] 팝업스토어, 변화하고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류나연
[팝업스토어와 환경오염]
바야흐로 팝업스토어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팝업스토어를 다시 홍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팝업스토어의 증가로 인해 급격하게 유동 인구가 유입하며, 정부에서는 인파 밀집 종합 강화 대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팝업스토어의 인기와 비례하여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팝업스토어와 환경오염이 어떤 관계가 있길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걸까? 팝업스토어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임시 매장으로, 운영이 끝난 후 또 다른 브랜드의 팝업을 위해 철거된다. 이 때문에 빠른 조성과 철거를 위해 널빤지, 가벽, 현수막, 플라스틱 등의 재료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폐기물은 재활용도 어려워 일반폐기물로 분리된다. 단적인 예로, 팝업스토어용으로 특별 제작된 대형 FRP(섬유강화플라스틱), 부스 등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행사 기간만 활용하고 그대로 버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33㎡(10평) 내외의 팝업스토어 한 곳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약 1톤에 이른다. 팝업스토어의 성지인 성수동이 포함된 성동구의 일반폐기물 양은 2018년 51.2t에서 2022년 518.6t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자료 1. 성동구 일평균 사업장폐기물 발생량]
출처 : 서울특별시기본통계
[맥심 팝업골목]
폐기물 문제가 제기되며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시도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맥심 팝업 거리’는 친환경적으로 어떤 차별화를 뒀을까?
[자료 2. 맥심골목 건물들]
출처 : Ⓒ22기 류나연
[자료 3. 맥심골목 지도]
출처 : 맥심 마이포인트 어플
맥심 팝업골목은 2024년 10월 1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약 한 달간 전북 군산시 월명동 달빛마을에서 운영되고 있다. 개방된 공간인 ‘골목’을 메인 콘셉트로 삼아 로컬 상점 5곳을 포함해 골목 전체를 맥심의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맥심에서 환경과 관련하여 어떤 점을 고려했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직접 느낀 바를 작성해 보고자 한다.
[대신기의 시선으로 본 팝업골목]
[자료 4. 팝업골목의 시작]
출처 : Ⓒ22기 류나연
맥심 부동산 맞은편에는,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팝업골목의 시작 지점이 있다. 기존 문구점 건물 바깥쪽에 팝업을 위한 구조물, 지도 등을 설치해 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팝업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앱을 필수적으로 설치할 것을 요구하였다.
[자료 5. 책자]
출처 : Ⓒ22기 류나연
이곳에서는 먼저 팝업 지점을 방문하여 온라인 스탬프로 빙고를 완성하면 받을 수 있는 경품인 에너지바, 맥심골목 박스 만들기 키트, 맥심골목 종이 모빌 만들기 등을 소개해 주었다. 박스 만들기와 종이 모빌 만들기는 종이로 한 번 만들고 버려지는 것으로, 종이 낭비로 보였다. 또, 직원은 종이로 된 지도 책자를 나눠주었다. 어플을 보면 지도가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 책자로 다시 배부했다. 덧붙여, 제공되는 테이크아웃 컵을 홀더, 빨대, 컵 나눠서 각각 분리수거할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자료 6. 리턴대]
출처 : Ⓒ22기 류나연
쓰레기를 반납하는 리턴대와 분리수거 존이 곳곳에 잘 되어 있었다. 음료 버리는 곳/종이/플라스틱류/일반 쓰레기/캔/종이컵 수거대/플라스틱 컵 수거대로 꼼꼼하게 나누어져 있었으며, 버리는 방법에 대해 따로 직원의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종이로 된 테이크아웃 컵은 리드 또한 종이로 이루어져 있어 플라스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팝업골목의 전반적인 체험활동은 QR코드 스캔을 통한 설문으로 진행됐다. QR을 이용한 점은 좋았으나, 설문의 결과를 종이로 나누어주어 불필요한 종이 소비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자료 7. 맥심네컷]
출처 : Ⓒ22기 류나연
골목에서 촬영한 사진을 앱에서 채워 저장한 후, 맥심운세 건물에 가져가면 출력해 주는 활동이 있다. 완성한 후 출력을 해서 가져갔을 때 직원은 “사진 담을 봉투 필요하세요?”라고 질문했고, 일행이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나요?”라며 되물으니 “환경오염 때문에 필요 없다는 분들이 많으셔서요.”라고 답했다. 브랜드 홍보 목적으로 체험하는 와중에도 환경을 신경 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료 8. 팝업골목 체험 후 받은 것들]
출처 : Ⓒ22기 류나연
걱정 인형 만들기, 맥심슈퍼 등 여러 활동을 체험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체험이 끝난 후 손에는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맥심한의원 비닐 안에는 맥심 스틱이 종류별로 총 5개 들어있었다.
[자료 9. 일회용 플라스틱 컵]
출처 : Ⓒ22기 류나연
앞서 플라스틱으로 분류해 버려달라고 안내받았던 컵을 자세히 살펴보니 ‘생분해성 친환경 제품’ ‘PLA’라고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생분해’가 되는 제품으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그냥 플라스틱으로 안내해 준 점이 아쉬웠다.
[의문점들에 대한 답변]
팝업골목을 다녀온 후 궁금했던 세 가지를 동서식품 홈페이지에 질문했고,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Q. PLA 생분해 플라스틱 컵,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깔끔한 분리수거 쓰레기통, 분리수거에 대한 공지, 컵 수거함까지 환경적으로 많이 노력한 모습이 보여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팝업 골목을 기획할 때, 환경을 위해 고려한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간단하게, 최대한 많이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내부 시음 시에는 다회용기(머그컵, 트레이, 포크 등)를 활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다만, 팝업스토어 특성상 부득이하게 일회용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일회용품은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도 분리수거에 대한 안내를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수거된 쓰레기도 매일 스태프들이 한 번 더 확인하여 분리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곳뿐만 아니라 인근 주변 거리까지 골목 미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찾아오시는 고객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위와 같이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동안 기존 골목의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골목 주민과 상권에 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료 10. 골목 바닥에 있는 홍보제작물]
출처 : Ⓒ22기 류나연
Q. 팝업 골목을 지나가다 보면, 동그랗게 칠해 놓은 무언가가 보이는데 이것의 원료는 일반 페인트인지, 팝업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A. 알루미늄판 제작 후 바닥에 망치로 두드려 설치한 제작물입니다. 때문에 일반 페인트처럼 지워지지 않는 형태가 아니며 팝업 후 바닥에서 떼어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자료 11. 벽화 골목에 있는 철근 구조물]
출처 : Ⓒ22기 류나연
Q. 벽화 골목의 벽화와 노란 철근 구조물은 팝업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벽화 골목의 벽화는 주민의 동의를 얻어 진행한 제작물로, 예쁘게 칠해주셔서 고맙다는 주민들의 반응이 있습니다. 맥심골목 종료 후에도 벽화는 그대로 둘 예정입니다.
노란 철근 구조물은 안전상의 이슈로 종료 후 철거 예정입니다.
[팝업스토어는 변화해야 한다]
맥심골목이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조금이라도’ 환경을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변경하고, 꼼꼼한 분리수거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것들을 한 번에 친환경으로 바꾸면 좋겠지만, 급진적 변화를 꾀하다 탈이 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사진을 담는 비닐 포장지에 대해 반문한 어떤 시민처럼 작은 의문의 목소리가 모인다면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전달돼 큰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면 신제품 출시 후 고객의 반응을 쉽게 살필 수 있을뿐더러, 톡톡한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팝업스토어를 여는 기업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이 팝업스토어를 기획할 때 ESG 경영을 적용하면,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가 각인돼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싶다.
팝업스토어/축제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팝업스토어, 폐기물 문제는 나몰라", 22기 류나연, 24기 도영현, 25기 손동찬, 26기 윤민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41
2. "[취재] 세상에서 가장 큰 일회용품은 축제?",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42
참고문헌
[팝업스토어와 환경오염]
1) 네이버 법률, 네이버포스트, “‘팝업스토어 성지’ 성수동의 이면…한번 짓고 부술 때마다 1톤 쓰레기가”, 2024.07.02.,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8023261&memberNo=38212397
2) 류나연, 도영현, 손동찬, 윤민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티스토리, “팝업스토어, 폐기물 문제는 나몰라라”, 2024.08.26.,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41
'News > 기후변화-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후위기 광고가 민감한 광고라고요? (5) | 2024.11.25 |
---|---|
돌아온 COP 16: 자연과 평화 (4) | 2024.11.24 |
기후인플레이션, 기후 위기는 경제를 어떻게 흔드는가 (10) | 2024.11.22 |
[취재] [녹색 나들이 시리즈] 친환경 장소의 효과적인 인식 제고는 어떻게? (5) | 2024.11.22 |
[Remake] 푸른 바다 되살리기 (3) | 2024.1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