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술-산업-정책

PFAS, 분해될 수 있을까?

by R.E.F. 24기 도영현 2024. 12. 27.

PFAS, 분해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도영현

 

[PFAS가 분해되다]

영원히 분해되지 않는 화학 물질로 알려진 과불화합물(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은 오늘날 인류의 오랜 골치 중 하나다. 문제는 해당 물질이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부터 종이 빨대, 종이컵, 식품 포장재 등의 코팅재, 콘택트렌즈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환경오염과 인체 유해 등을 이유로 꾸준히 PFAS의 대체제나 분해 방법을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예로 11월 20일과 21일, 광촉매를 이용한 새로운 분해 방법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새로 공개됐다. 이번 기사에서는 PFAS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해 방법, 더 나아가 현시점의 한계점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PFAS, 무엇이 문제인가]

[자료 1. 다양한 PFAS 구조]

출처 : ResearchGate

PFAS가 우리 생활에 깊게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물, 기름, 열, 얼룩 등에 대한 저항성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PFAS는 앞서 언급된 종이 빨대의 코팅재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계에서의 필수 요소로 이용돼 왔다. 이 화학물질은 탄화수소의 기본 골격 중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서로 매우 강하게 결합해 있어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이라는 악명은 여기에서 비롯된 셈이다. 

분해되기 어렵다는 특성은 환경에서 PFAS가 약 1000년 이상 썩지 않고 지속되게 한다. 분해를 위해서는 4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소각이 이뤄져야 하며, 그마저도 여러 독성 물질이 발생한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화학물질이 매우 강한 독성을 지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다. 암에서 면역 체계 억제에 이르기까지, 발달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 암연구소는 PFAS 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신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짐을 밝혔으며, 적은 양일지라도 PFAS는 간 손상, 면역력 약화를 일으킨다. 더불어 해당 물질은 태아의 유선 발달 지연, 백신에 대한 반응 감소, 저체중 등에 영향을 미치며, 여성의 난임 위험을 높인다.  

 

[다양한 분해 메커니즘 발전 과정]

① 극성 비양자성 용매 이용(2022.08.)

[자료 2. 분해 메커니즘]

출처 : Science

미국 노스웨스턴(Northwestern University) 대학교 William R. Dichtel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PFACs(perfluoroalkyl carboxylic acids)가 수산화나트륨 매개 탈불소화 경로를 통해 광물화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카복실산을 포함한 PFAS의 경우, 약한 부분이 존재해, 극성 비양자성 용매에서 탈카복실화가 빠르게 분해되는 카르바니온(carbanion)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DMSO와 같은 극성 비양성자성 용매에서 PFCA의 탈카복실화는 반응성 과플루오로알킬(perfluoroalkyl) 이온 중간체를 생성해, 24시간 이내에 불소 이온(78-100%)으로 분해된다. 해당 분해는 가지 형태(branched perfluoroalkyl ether carboxylic acids)에서도 관찰됨에 따라, 극성 헤드 그룹이 활성화된다면 다른 PFAS로 확장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22년 8월, 국제 학술지 ‘Science’에 발표됐다.

② UV/S-EO 공정 결합(2024.05)

22년 3월,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UC Riverside) 대학교 Jinyong Liu 교수는 UV 조건 하에 요오드와 아황산염을 처리했을 때, PFAS의 화학결합이 붕괴한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공개했다. 이후 올해 5월, 그 후속 연구 결과가 'Nature Water'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Liu 교수와 클라크슨(Clarkson) 대학교 Yang Yang 교수팀이 공동으로 협력한 결과다. 

연구진은 새로운 UV/S–EO(ultraviolet/sulfite–electrochemical oxidation) 공정을 제시했는데, 탠덤 UV/S-EO는 기존 UV/S와 EO 모듈을 상호 보완을 하는 장점을 지닌다. 주목해야 할 점은 상온상압 조건에서 탈불소화 및 광물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해당 연구는 다양한 PFAS 중에서도 화재 진압용 거품에 포함된 AFFF의 분해에 집중했다. AFFF에 오염된 물은 UV/S-EO 처리를 거친 후, PFAS 농도가 처리 전 50분의 1에서 5천 분의 1로 감소했다. 물속에 존재하는 AFFF 제거에 효과적인 이 방법은 상수도 시설, 물탱크, 소방 장비 등의 PFAS를 제거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③ 광촉매를 이용한 분해 (2024.11.)

PFAS에 대한 최신 연구는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활성화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광촉매를 이용한 분해다. Yan-Biao Kang 중국과학기술대 유기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40~60℃의 낮은 온도에서 광촉매를 사용해 PFAS를 분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Highly twisted carbazole-cored super-photoreductant KQGZ를 이용한 방식으로, PFAS의 탈불소화가 가능했다. 연구에서 분해에 성공한 PFAS로는 PTFE, PFC, PFOS, PFOA가 있다. 이 연구는 특히, 큰 골칫거리였던 PTFE의 분해로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Garret M. Miyake 미국 콜로라도주립(Colorado State) 대학교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흡수된 에너지를 사용해 C-F 결합을 감소시켜 탄소 중심 라디칼을 생성할 수 있는 유기 광-산화환원 촉매 시스템(organic photoredox catalyst system)을 선보였다. 이로써 유기플루오린을 합성 단위체(synthon)로 사용할 수 있다.

 

[분해의 현주소]

이렇듯 PFAS의 분해를 향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700만 개 이상의 종류가 있는 PFAS에 비해 아직 밝혀진 분해 메커니즘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직 상업적으로 위 분해 방법들을 이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되지 않았다. 2021년 유럽환경청이 물속 PFAS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미국 환경보호국이 음용수에 대한 안전 한도를 설정했듯이, 영원한 화학 물질을 향한 규제 및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이 시들지 않고 연구가 계속되어, 우리 삶 곳곳에 녹아 있는 PFAS 제품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PFAS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배터리 산업 속 위험 물질 PFAS 알아보기", 22기 박주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283

 

배터리 산업 속 위험 물질 PFAS 알아보기

배터리 산업 속 위험 물질 PFAS 알아보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박주은 EU의 과불화화합물 규제 EU 집행위는 2020년, 「지속가능성을 위한 화학 전략」에서 과불화화합물(PFAS)에 대한 의제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좀비 화학물질, PFAS에 대해 아시나요?", 21기 곽서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61

 

좀비 화학물질, PFAS에 대해 아시나요?

좀비 화학물질, PFAS에 대해 아시나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곽서영 [‘반도체 공정용 냉각수 점유율 1위 기업’ 3M의 PFAS 생산 중단] [자료 1. 기업 3M의 모습] 출처: THEELEC 반도체 공정용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PFAS, 무엇이 문제인가]

1) 고재원, "분해 안됐던 '영원한 화학물질' 분해방법 찾았다", 동아사이언스, 2022.08.19,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5887

2) 김나윤, “임신하려면 '프라이팬' 멀리하라?...'PFAS' 女임신확률 40% 낮춘다”, 뉴스트리, 2023.04.07,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304070005

[다양한 분해 메커니즘 발전과정]

1) 고재원, "분해 안됐던 '영원한 화학물질' 분해방법 찾았다", 동아사이언스, 2022.08.19,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5887

2) Brittany Trang et al, Low-temperature mineralization of perfluorocarboxylic acids.Science377, 839-845(2022), DOI:10.1126/science.abm8868

3) Guan, Y., Liu, Z., Yang, N. et al, Near-complete destruction of PFAS in aqueous film-forming foam by integrated photo-electrochemical processes. Nat Water 2, 443–452(2024), https://doi.org/10.1038/s44221-024-00232-7

4) Liu, X., Sau, A., Green, A.R. et al, Photocatalytic C-F bond activation in small molecules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Nature(2024), https://doi.org/10.1038/s41586-024-08327-7

5) Zhang, H., Chen, JX., Qu, JP. et al, Photocatalytic low-temperature defluorination of PFASs. Nature 635, 610–617(2024), https://doi.org/10.1038/s41586-024-08179-1

[분해의 현주소]

1) "‘Forever’ chemicals can be destroyed with clever chemistry — now test these techniques outside the lab", nature, 2024.11.20,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4-03753-z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