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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친환경 소재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리다

by R.E.F. 27기 이희원 2025. 3. 31.

자동차 산업, 친환경 소재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리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이희원

 

자동차 산업의 숨은 환경 문제,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료 효율성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85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8% 증가하며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적으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자동차 산업의 전 과정(LCA, Life Cycle Assessment)에서 탄소 배출이 발생하는 또 다른 중요한 단계가 바로 차량의 생산과 폐기 과정이다. 현재 자동차가 주행하며 남기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연구와 정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수많은 차량이 제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줄이려는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자료 1. 자동차 산업의 LCA]

출처: 포스코퓨처엠

자동차는 운행 과정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도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약 9~10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이는 차량 전체 탄소 배출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생산으로 인해 추가적인 탄소 배출이 발생하며, 총 생산 과정에서 약 18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자료 2. 동력원별 LCA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한국공학한림원

자동차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품에는 철강, 알루미늄, 가죽, 플라스틱 등이 사용되는데, 이들 소재의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 배출과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 전기차 개발을 통해 운행 단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자료 3. 평균적 자동차의 재료별 함량(파운드/차량)]

출처: 플라스틱코리아

자동차 산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친환경 소재의 적극적인 도입과 생산 공정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자동차 산업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자동차 산업에서 플라스틱의 역할과 환경 문제

자동차를 구성하는 다양한 소재 중 플라스틱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자동차 한 대당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약 100~200kg으로, 이는 차량 무게의 약 10%에 해당한다. 범퍼,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등 다양한 부품에서 플라스틱이 사용되며, 경량화와 내구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자료 4. 자동차의 플라스틱 부품]

출처: SensXpert

하지만 차량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종류가 수십 가지에 달하기 때문에 폐차 시 분류 작업이 번거롭고,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처리 방식은 지속가능성과 거리가 멀며, 일부 플라스틱 원료는 석유계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추출 및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플라스틱의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용하거나,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종류를 줄여 폐플라스틱을 회수 및 재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실제로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용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쏘울 EV의 대시보드, 도어 트림, 앞좌석 및 뒷좌석 콘솔에 사탕수수와 목재 추출물을 원료로 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자료 5.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한 쏘울 EV의 대시보드]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플라스틱의 순환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EU 유럽위원회는 2023년 신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25% 이상을 자동차에서 회수한 폐플라스틱을 포함한 재생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도록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변화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자동차 지붕과 보닛을 재활용 PET로 제작하고, 플라스틱을 800도의 열로 가열해 기초 화학 물질로 환원하는 기술을 연구하여 다양한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분리 및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아 EV3 스터디카는 폐차에서 회수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Car-to-Car’ 방식을 적용하여, 범퍼, 프렁크, 도어 트림 등의 부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소재 활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협력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자동차 생산의 가장 큰 탄소 배출원, 철강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탄소 배출을 유발하는 요소는 철강이다. 승용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약 0.9톤의 철강이 사용되며,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약 1.64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6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는 2021년 4000만~6700만톤의 철강을, 2022년에는 3900만~6500만톤의 철강을 소비한 것으로 보아 자동차 업계의 철강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자료 6. 철강의 생산 모습]

출처: Greenpeace Korea

현재 국내 철강 생산은 고로(高爐, 용광로) 공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이는 막대한 탄소 배출을 초래한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친환경 철강 생산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친환경 철강 생산 방식으로는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 EAF)는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고로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 수소환원제철(Hydrogen Reduction Steelmaking)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와 철강 업체 간의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철강 생산 기술 도입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생산 단계에서 철강 사용량을 줄이고 경량화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대형 모델의 크기를 줄여 철강 사용량을 감축하고, 경량 소재 연구를 통해 차량 중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차량 경량화는 단순히 생산 단계에서의 철강 사용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운행 중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차량 무게가 100kg 감소할 때마다 CO₂ 배출량이 약 11g/km 감소하며, 전기차의 경우 무게가 가벼울수록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항속거리)가 증가한다.

[자료 7. 볼보 EX30의 모습]

출처: Volvo

이러한 경량화 기술을 적용한 사례로는 볼보 EX30이 있다. 이 모델은 작은 크기로 설계 강철 사용량을 줄였으며, 사용된 알루미늄의 약 25%, 강철의 약 20%를 재활용 친환경성을 높였다.

또한, 초고장력강판(AHSS, Advanced High-Strength Steel)의 개발로 전통적인 강철 대비 차량 무게를 약 30% 감소시켰다. 이 기술은 자동차의 총 수명주기 동안 약 3~4.5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와 자동차 경량화는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며, 이를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철강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천연 소재로 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자료 8. 민들레에서 탄생한 친환경 타이어]

출처: Continental Korea

자동차 산업에서는 다양한 차체 소재에 천연 소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타이어 제조업체인 콘티넨탈은 민들레 나무에서 추출한 고무와 쌀겨를 활용해 친환경 타이어를 개발했다. 기아의 EV3 스터디카는 차량 내장재에 버려진 사과 껍질을 분말화해 가죽을 대체한 ‘애플 스킨’을 스티어링 휠과 콘솔에 적용했으며, ‘버섯 폐배지 기반 레더’와 같은 비식용 천연 소재를 차량 내부의 무선 충전 패드에 사용했다. 이처럼 천연 소재를 활용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자동차 업계는 보다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자동차 산업을 위한 과제

자동차 산업은 운행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기대되지만, 차량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으며 이는 자동차 산업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소비자의 역할 모두가 중요하다. 친환경 소재 개발과 생산 공정 혁신을 위한 연구 지원이 확대돼야 하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소비자들 역시 친환경 차량을 선택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생산과 폐기까지 고려한 지속가능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친환경 소재의 도입과 혁신적인 제조 공정이 확대될수록, 자동차 산업은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모빌리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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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자동차 산업의 숨은 환경 문제,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

1) 민경덕, “자동차 분야 탄소중립 전략”, 한국공학한림원, p25-29, 2023.02

2) 박형근, "탄소중립 시대, 청정한 소재를 향한 포스코케미칼의 여정", 포스코퓨처엠, 2022.11.24, https://www.poscofuturem.com/pr/view.do?num=642

3) Plastic Korea, "화학 : 자동차의 미래로 가는 길을 밝히다", 2024.03.28, https://www.plastic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872

4) SNE리서치, "2024년 1~7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약 854.3만대, 전년 대비 20.8% 성장", 2024.09.05, https://www.sneresearch.com/kr/insight/release_view/315/

[자동차 산업에서 플라스틱의 역할과 환경 문제]

1) 폭스바겐그룹 코리아, “탄소중립을 위한 폭스바겐그룹의 노력, 리사이클”, 2021.10.14, https://www.vwgk.co.kr/mediaCntr/storyView?idx=62

2) 현대엔지비, “일본 자동차 메이커, 환경 규제 등 고려 폐플라스틱 재이용 확대”, 2024.11.19, https://www.hyundai-ngv.com/information/mobilitytrend_view.do?bbsIdx=2488

3) 현대자동차그룹, “진정한 친환경차로 가는 길, 친환경 소재”, 2020.02.17, https://www.hyundai.co.kr/story/CONT0000000000000881

4) SensXpert, "Automotive Plastics Manufacturing Trends", 2023.09.14, https://www.sensxpert.com/blog/automotive-plastics-manufacturing-trends/

[자동차 생산의 가장 큰 탄소 배출원, 철강]

1) 윤범진, “더 커지고 더 가벼워지는 자동차”, AEM, 2018.07,  https://www.autoelectronics.co.kr/article/articleView.asp?idx=2805

2) 홍혜란, “현대자동차와 포스코의 만남이 중요한 이유”, 그린피스 코리아, 2023.01.25,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26711/blog-ce-automobile-steel/  

3) KCC 컬러디자인센터, “모빌리티의 친환경 움직임 <신소재>”, 2023.11.01, https://kcccolorndesign.com/entry/%EB%AA%A8%EB%B9%8C%EB%A6%AC%ED%8B%B0%EC%9D%98-%EC%B9%9C%ED%99%98%EA%B2%BD-%EC%9B%80%EC%A7%81%EC%9E%84-%EC%86%8C%EC%9E%AC

[천연 소재로 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1) 콘티넨탈, “민들레 타이어 연구를 위한 ‘앙클람 타락사고무 연구센터’ 공식 개소”, 2018.12.12, 콘티넨탈, 민들레 타이어 연구를 위한 ‘앙클람 타락사고무 연구센터’ 공식 개소 - Continental Korea 

2)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기아, 움직이는 친환경 실험실 ‘EV3 스터디카’ 공개”. 2024.11.17, https://www.hyundai.co.kr/news/CONT0000000000164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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