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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시추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이루어낼 최선의 선택일까? -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전략에 대한 재검토

by R.E.F. 27기 김주희 2025. 3. 31.

석유 시추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이루어낼 최선의 선택일까? -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전략에 대한 재검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김주희

 

트럼프 재집권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석유 시추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미국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또다시 화석연료 확대로 급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치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Energy Independence)"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화석연료 사용 확대 그 중심에 놓여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우리는 파내고, 파낼 것이다"라는 강력한 발언과 함께 석유·천연가스 시추 확대, 환경 규제 완화, 에너지 독립을 핵심 아젠다로 내세웠다. 그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안정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며, 미국이 보유한 방대한 석유·가스 매장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정책 방향은 그가 1기 집권 당시 추진했던 파리기후협정 탈퇴와도 맞닿아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부담을 주는 불공정한 협정"이라며 미국을 파리협정에서 탈퇴시켰다. 그는 협정이 미국의 석유·가스 산업을 위축시키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해 왔다. 기후변화 대응보다는 화석연료 산업 보호와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식 에너지 정책의 철학이 이번 2025년 재집권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석유 시추 확대가 과연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지, 그리고 석유 생산 증가가 실제로 유가 안정과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과 의문이 제기된다.

[자료 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집권에서 에너지 독립에 석유 시추가 강조되는 이유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가 심각해진 오늘날,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자 산유국으로서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흐름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정책의 고삐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화석연료 생산 확대와 규제 완화를 핵심 에너지 전략으로 삼았다. 그의 정책 기조에는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론 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국가 안보, 경제 성장, 무역 전략, 그리고 글로벌 에너지 패권 확보라는 복합적인 정치·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다.

① 에너지 패권과 국가 안보, 그리고 지정학적 영향력 강화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며 석유 시추 확대에 집착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 중 하나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그는 미국이 중동이나 러시아와 같은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지역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상황을 국가적 리스크로 간주했다. 해외 산유국에서 발생하는 전쟁이나 정치 불안이 미국 경제와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내 셰일 오일과 천연가스 생산을 극대화해 에너지 자립 구조를 구축하고자 했다. 실제로 그의 임기 동안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되었고, 역사상 처음으로 순수출국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전략은 단순히 자국 내 안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글로벌 차원에서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국제 정치 질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함께 자리잡고 있었다. 트럼프가 주목한 것은 석유가 국제 정치와 경제에서 ‘무기’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많은 산유국, 특히 러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석유 수출로 국가 재정을 유지하고 군사비를 충당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자국 내 석유 생산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을 늘리고, 국제 유가를 낮추면 산유국들의 재정에 타격을 입히고,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이러한 전략이 사용된 사례가 존재한다. 1980년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협력해 석유 공급을 확대하고 유가를 하락시킴으로써, 당시 소련의 외화 수입을 감소시켜 재정 위기를 초래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군비 경쟁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소련의 경제 붕괴로 이어지며, 냉전 종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하나의 사례는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미국 셰일 오일 생산이 급증해 국제 유가가 급락했고, 러시아와 이란 등 주요 산유국들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시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서 석유 생산을 확대하면 러시아나 이란과 같은 국가들의 재정 기반을 약화시키고, 지정학적 갈등을 억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석유·가스 수출이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유가 하락은 전쟁 수행 능력이나 외교적 영향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자료 2. 에너지 패권과 전쟁 종식]

출처: ChatGPT

② 원유 수출 확대와 달러 강세의 경제 전략

트럼프 행정부의 석유 시추 확대 전략은 국제 정치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경제 질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세계 원유 거래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된다. 이른바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그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를 수출하고 그 대가로 달러를 받는다. 미국이 석유 수출국으로 전환하게 되면, 미국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의 달러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달러 강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또한 미국의 원유 수출이 증가하면 무역수지 적자가 일부 개선되고, 이는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긴다. 에너지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역시 달러 자산 수요를 확대시켜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와 무역 정책 전반에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제품의 해외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자국 제품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제조업, 농업, 항공기, 기계 산업 등 주요 수출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달러 강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미국 내 시장에는 값싼 해외 제품이 대거 유입된다. 이 지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과 충돌이 발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보호를 위해 중국, 유럽연합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입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여 달러 강세로 인한 자국 산업의 보호를 트럼프식 관세 정책으로 일부 상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즉, 미국이 석유 시추 확대와 원유 수출을 통해 달성하려 했던 에너지 패권과 무역수지 개선 전략은, 달러 강세로 인해 자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또 다른 경제적 부담을 불러오는 복합적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경제 압박은 트럼프식 보호무역 정책, 고율 관세 부과, 제조업 활성화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에너지 정책과 무역 정책, 금융 정책이 긴밀하게 얽혀 있는 셈이다.

③ 그린 에너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뚜렷한 회의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간헐성(unstable supply), 높은 비용, 보조금 의존도, 기술적 효율성 미비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할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완성된 인프라와 기술력을 가진 화석연료 산업이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도 더 합리적이라는 인식 아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즉, 기후과학의 과학적 타당성을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장기적 환경보다는 단기적 경제와 정치적 이익을 훨씬 우선순위로 여기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④ 에너지 패권, 경제 제재, 군사 억제 전략의 연결 고리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한 석유 시추 확대 정책은 단순한 에너지 자립을 넘어,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 경제적 압박을 통한 갈등 억제, 금융·무역 패권 강화라는 복합적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 석유 생산 확대는 러시아, 이란과 같은 경쟁국의 재정을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군사적 긴장을 낮추며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동시에 미국산 원유 수출 확대는 달러 수요를 견인해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지위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셰일 산업의 높은 생산 비용, 민간 기업의 수익성 논리, 글로벌 수급 불균형,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등 여러 구조적 제약과 충돌하게 된다. 트럼프식 에너지 독립 전략은 국제 정치와 경제에서 단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변수와 국내 산업 구조에 따라 다양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 또한 명확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 시추 확대를 통해 에너지 독립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동시에 강화하려 했던 이 복합 전략은, 국제 정치와 경제 질서 전반에 걸쳐 거대한 파급 효과를 불러오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석유 시추 확대, 유가 안정과 시장 안정 보장의 현실은?

[자료 3. 대선 후보 시절인 2024년 10월 자신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Financial Times

트럼프 대통령이 "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석유 시추 확대를 진행하는 가운데 석유 시추를 추진하는 핵심 논리는 경제성과 함께 맞물려 그의 실효성을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가 내세운 핵심 논리는 단순하고 명확했다. 미국 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최대한 많이 생산해 외국산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공급을 늘림으로써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국 경제의 자립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국민과 산업계의 부담을 덜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미국의 유가 안정과 에너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실적 의문이 제기된다. 석유 생산이 단순히 정부 의지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석유 산업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시추 허가를 확대한다고 해도, 실제로 석유 생산을 확대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① 석유 생산과 유가의 관계 : 민간 기업 입장에서의 현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수익성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석유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 비용과 시장에서 판매되는 석유 가격, 즉 유가의 차이이다. 특히 미국 내 셰일 오일 산업은 전통적인 유전보다 생산 비용이 높다. 셰일 오일은 수평 시추와 수압 파쇄 같은 고비용 기술을 사용해야 하며, 초기 투자 비용과 운영비 모두 상당히 큰 편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만 생산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경제적 유인을 가진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석유 생산 확대가 실제로는 유가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급이 과잉되면 시장 원리에 따라 유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셰일 오일 기업들은 생산비용보다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경우 생산을 지속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손실을 감수하는 일이며, 결국 기업들은 투자를 축소하거나 생산을 줄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기에 몇 가지 추가적인 기대 효과를 내세웠다. 우선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기술 발전을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면 낮아진 유가에도 기업들이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또한 대형 석유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투자와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고,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도 포함돼 있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석유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적 목표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정책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단순한 논리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석유 기업들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생산을 확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셰일 오일 산업은 고비용 구조와 더불어, 초기에 막대한 설비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 부채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기업들은 현금흐름 악화와 부채 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투자를 중단하거나 감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20년 팬데믹 당시 발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유가는 사상 초유의 폭락을 경험했다. 당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한때 마이너스 37달러까지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많은 셰일 오일 기업들이 생산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수십 개 기업이 줄줄이 파산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당시 미국 셰일 오일 산업은 신규 투자 중단, 기존 유정 폐쇄, 감산 등 극단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팬데믹 당시의 충격 이후, 셰일 기업들은 경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무리한 생산 확대보다는 부채 상환과 현금흐름 안정, 주주환원에 더 초점을 맞추며, 생산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셰일 기업들이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릴 가능성은 낮아진 것이다.

[자료 4. 원유 시추가 실질적으로 크게 확대되기 위해서는 WTI 유가가 약 $90/배럴 수준까지 상승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

출처: Financial Times

② 글로벌 변수 : OPEC+의 대응도 고려해야 

여기에 글로벌 석유 시장의 구조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미국이 석유 생산을 늘려 공급 과잉 상황을 만들더라도, 전 세계 석유 시장은 미국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는 여전히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과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OPEC이 감산을 거부하면서 미국 셰일 오일 산업을 견제했던 사례처럼, 미국이 생산을 늘리면 OPEC+는 생산량을 조절해 다시 가격을 통제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유가는 단기적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고, 미국 셰일 기업들은 다시금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했던 석유 시추 확대와 유가 안정의 선순환 구조는 현실 시장에서는 쉽게 지속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민간 기업 중심의 미국 석유 생산 구조에서,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 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철저히 수익성에 기반한다. 아무리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에 석유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도, 기업들이 유가 하락으로 손익분기점 이하의 상황에 직면하면 스스로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글로벌 수요 감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 강화, 재생에너지 확대 등 외부 변수들이 지속적으로 유가와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 생산 확대가 장기적으로 유가 안정과 시장 안정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석유 시추 확대 전략은 단기적으로 일부 생산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민간 기업의 수익성 논리, 글로벌 원유 시장의 경쟁 구도, 셰일 산업 특유의 재정적 취약성 등 구조적 제약을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에너지 독립과 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확대 이상의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석유 시추 확대, 에너지 독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가?

트럼프 행정부는 석유 시추 확대를 통해 에너지 독립과 유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내세웠다. 실제로 그의 집권 기간 동안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고, 사상 처음으로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지에는 여러 한계가 명확히 존재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의 석유 생산이 민간 기업 중심이라는 점이다. 기업들은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만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질 경우 생산 확대를 지속할 유인이 사라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한 대로 공급을 과도하게 늘리면, 오히려 유가 하락으로 인해 기업들이 생산을 축소하거나 투자를 중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셰일 오일 산업의 경우, 생산 비용이 높은 데다 부채 의존도가 높아, 유가 하락 시 더욱 쉽게 재정 압박을 받게 된다. 팬데믹 당시 유가 폭락으로 수많은 셰일 기업들이 파산했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이후 셰일 기업들은 무리한 생산 확대보다는 재정 건전성 확보와 현금흐름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부 규제 완화만으로 생산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OPEC+와 같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대응, 국제 유가 변동성,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외부 요인 역시 미국의 생산 확대만으로 유가와 시장 안정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더 나아가, 트럼프식 석유 시추 확대는 환경적으로도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화석연료 생산과 소비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직결되고, 이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셰일 오일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 수질 오염, 토양 훼손 등의 환경 피해는 단기적 경제성만을 우선시한 정책의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석유 시추 확대 전략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수출을 확대하는 효과는 낼 수 있지만, 민간 기업의 수익성 논리, 글로벌 시장 역학, 셰일 산업 구조적 취약성, 환경적 악영향 등 복합적 현실 속에서 장기적 에너지 독립과 시장 안정성,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석유 시추 확대는 에너지 독립을 위한 임시방편적 수단일 수는 있어도,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에너지 독립과 시장 안정, 환경 보호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화석연료 생산 확대가 아닌,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효율성 강화, 탄소중립 정책과의 조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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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트럼프 재집권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석유 시추]

1)류은주, 돌아온 트럼프 "석유·가스 마음껏 시추해 각국에 수출할 것", 지디넷코리아, 2025.01.25, https://zdnet.co.kr/view/?no=20250121083914

[트럼프 집권에서 에너지 독립에 석유 시추가 강조되는 이유]

1)권준기, '사업가' 트럼프의 OPEC 자극...'석유'로 압박 노린다, YTN, 2025.01.24, https://www.ytn.co.kr/_ln/0134_202501240835158147

2)오정석, 트럼프 행정부의 원유·가스 증산 정책에 대한 평가, 국제금융센터, 2025.02.25, https://www.kcif.or.kr/hotissue/hotissueView?hot_no=53&rpt_no=35451 

3)임현경, 트럼프 MAGA 중심은 에너지, 자동차, 전기, 석유…, 법률신문, 2024.12.18, https://www.lawtimes.co.kr/news/203879

4)정구연,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공화당 내 다양한 해석과 미국 대외정책에 대한 함의, 아산정책연구원, 2024.08.19, https://www.asaninst.org/contents/미국-우선주의에-대한-공화당-내-다양한-해석과/ 

[석유 시추 확대, 유가 안정과 시장 안정 보장의 현실은?]

1)한애란, “석유를 파자”는 트럼프…그래서 유가 내리나요?[딥다이브], 동아일보, 2025.01.25,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124/130930125/1

2)Amanda Chu, 'Drill, baby, drill' is not so simple, Financial Times, 2024.12.05, https://www.ft.com/content/90468253-0560-4cb2-a302-2e863623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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