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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Remake]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가: 아보카도, 슈퍼푸드의 명암

by R.E.F. 27기 조재경 2025. 5. 26.

[Remake]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가: 아보카도, 슈퍼푸드의 명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조재경

 20기 최예지, 20기 윤지민, 21기 조선근 선배님의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슈퍼푸드 아보카도, 그 이면을 아시나요?"기사의 Remake 버전입니다. 기사 작성에 도움을 주시고 배려해 주신 조선근선배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보카도, 트렌드의 중심에서: 문화적 아이콘이 된 슈퍼푸드

아보카도는 그야말로 트렌드의 아이콘이다. 매일 몇 번의 아보카도 토스트를 먹어야 집 한 채 값을 충당할 수 있을지 농담 삼아 얘기될 정도로 전 세계 식탁을 장악했다.

[자료 1. 아보카도 토스트를 포기하면 몇 년 뒤 집을 살 수 있을까?]

출처: BBC Worklife

BBC Worklife의 인포그래픽은 "매일 아보카도 토스트를 사 먹지 않고 저축했을 때, 주요 도시에서 주택 계약금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시각화한다. 예를 들어, 멕시코시티에서는 약 9년이 소요되지만, 런던에서는 무려 67년이 걸린다. 이처럼 아보카도 토스트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상징적 소비재로서, 청년 세대의 경제 현실과 라이프 스타일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아보카도 토스트 인덱스"라는 말도 있다. 특정 지역의 아보카도 토스트의 평균 가격을 비교해 물가 수준과 경제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자료 2. 문화적 상징이자 마케팅 아이콘의 아보카도]

출처: 대학내일

실제로 한 대학생은 "아보카도 콘텐츠"만으로 한 달 만에 SNS 팔로워 5만 명을 끌어모았다. 이 프로젝트는 "마케팅 수업보다 아보카도가 더 많은 팔로워를 얻을 거다."라는 도전에서 시작됐다. 이제 수많은 마케터와 소비자의 이목을 끌며 아보카도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해당 사례는 아보카도는 그저 하나의 과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오늘날 아보카도는 건강, 취향,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심지어 유행까지 아우르는 문화적 상징이 됐다.

또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는 "#avocado", "#brunch"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현재 인스타그램 해스태그 #avocado는 약 1,355만 개, #avocadotoast는 약 232만 개에 달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이러한 트렌드에 불을 지폈다. 건강 전문가와 인플루언서, 셰프들은 아보카도 기반 레시피를 끊임없이 소개하며, 아보카도는 젊은 세대에게는 카페 감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SNS 인증을 모두 만족시키는 “힙한 브런치” 메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토록 사랑받는 아보카도의 인기 뒤에는 우리가 자주 놓치는 환경적 고민들도 존재한다. 지금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이 "녹색 열풍" 과연 지속 가능한가?

 

아보카도가 환경에 안 좋은 이유

아보카도는 고대 아즈텍어로 "물을 많이 지니고 있다"는 뜻을 가진 "아후아카틀(Ahuacatl)"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보카도는 재배 과정에서 많은 물이 필요하다. 실제로 3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약 10만L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약 1,000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 또 아보카도 한 알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은 약 320L이다. 이는 성인 1명이 약 6개월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다른 과일과 비교해 보면, 오렌지는 하나에 약 22L, 토마토는 약 5L의 물이 필요하다. 이처럼 아보카도는 다른 작물에 비해 매우 많은 물을 소비하는 물 먹는 하마의 별명을 가진 이유가 있다. 결과적으로 아보카도의 대규모 생산은 재배지의 물 부족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아보카도는 특정한 기후 조건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연평균 기온이 20도 내외로 따뜻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 적당한 강수량이 요구된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는 제한적이다. 아보카도는 주로 미국, 멕시코, 뉴질랜드 등지에서 생산된다. 한국 역시 아보카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보카도는 생산지에서 소비국까지 최소 약 9,789km에서 최대 1만3,054km의 거리를 이동한다. 특히 멕시코산 아보카도 두 개를 수송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0.846kg이다. 동일 조건의 바나나보다 약 두 배에 달하는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단순한 과일 한 알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자료 3. 아보카도를 소비할수록 훼손되어 버리는 환경]

출처: NETFLIX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파푸아뉴기니, 우간다, 소말리아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깨끗한 식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과 전염병도 빈번하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030년 경이면 전 세계 45개 도시에서 3,0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물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보카도 주요 생산지 중 하나인 칠레 발파라이소주의 한 마을은 실제로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이 지역의 아보카도 농장들은 하천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끌어와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용수마저 부족해진 상황이다. 강이 말라붙고, 마을 식수원이 고갈되는 현실 속에서 아보카도 농장들은 생존의 대가로 지역의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부패의 맛(Rotten)>에서는 "식량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하면, 옳은 방향으로 바뀐다."고 말한다. 실제로 아보카도를 소비할수록 환경은 그만큼 더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이 수치들은 단순히 소비로 끝날 수 없는 이유를 말해준다. 다만 이러한 환경 문제만을 이유로 소비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렵다. 아보카도를 재배하는 수많은 농민들과 지역 공동체의 생계 문제 역시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보카도의 두 얼굴: 생계의 터전이자, 건강을 위한 식탁의 선택 

반면, 아보카도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분명하다. 아보카도는 부드럽고 고소한 식감과 초록빛의 싱그러움, 한 입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을 선사한다. 아보카도는 이제 단순한 과일을 넘어서 "헬시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됐다. 

토스트 위에 올려 브런치로, 스무디에 갈아 운동 후 에너지 보충용으로, 샐러드에 더해 균형 잡힌 한 끼로 활용된다. 먹는 행위 자체가 "건강"과 "의식적인 삶"을 말해주는 시대에서, 아보카도는 그 중심에 있다. 최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의 무작위 대조 실험 결과는 아보카도가 전반적인 식단의 질 자체를 향상시킨다는 점을 보여줬다. 6개월간 복부비만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매일 아보카도를 1개씩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건강한 식습관 지수(HEI)"가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매일 아보카도를 섭취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전략이 건강한 식단을 유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4. 영양이 풍부한 아보카도의 성분]

출처: 헤럴드경제

건강 효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올레산을 비롯한 단일불포화지방산은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미국심장학회는 하루 한 개의 아보카도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베타시토스테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 면역력을 강화하는 비타민 E와 K, 그리고 소화를 돕는 풍부한 식이섬유까지 들어있다. 놀랍게도 아보카도 하나에는 하루 섭취 권장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식이섬유가 담겨 있다. 칼륨 함량도 바나나보다 많다. 하지만 수치보다 중요한 건 그 효과다. 실제로 식사에 아보카도를 곁들이면 포만감은 커지고 식욕은 줄어들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단순히 "다이어트 식품"이 아니라, 먹는 만족감과 건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식재료이다.

경제적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멕시코에서는 50만 에이커가 넘는 농지가 아보카도 재배에 사용되고 있다. 연간 56억 달러 규모의 수출 산업으로 성장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아보카도는 한 국가의 경제 구조와 수많은 농가의 생계를 지탱하는 작물이 된 것이다. 맛, 건강, 문화, 경제까지, 다양한 가치를 아보카도 하나가 품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도 아보카도를 먹으며 더 나은 삶을 꿈꾼다. 단순히 SNS 속 "힙한 음식"이 아니다. 소비자 스스로에게 더 나은 식단과 큰 만족감을 선사하는 진짜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보카도 소비와 환경 사이의 절충과 대안

[자료 5. "녹색황금"이자 "숲 속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

출처: 헬스조선

아보카도를 단순히 "환경 파괴범"이라 낙인찍기에는 조심스럽다. 아보카도는 어떤 이들에게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녹색 황금"이다. 특히 멕시코, 페루, 칠레 등지에서는 수많은 농가가 아보카도 재배를 통해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아보카도 수출은 이들 국가의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환경 보호를 위한 무조건적인 소비 지양은 결국 이들의 생존권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보카도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로 현지 재배와 소비를 장려하는 방식이 있다. 생산지와 소비지 간 거리를 줄이면,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아보카도는 연중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가 필요한 작물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는 기후 조건상 대규모 상업적 재배가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가 따른다. 좀 더 실효성 있는 방안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친환경적인 재배 방식을 인증하고 이를 유통과 수출에 연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산림 파괴 여부, 물 사용량 등을 기준으로 재배 농가에 친환경 인증을 부여하고, 이러한 인증이 없는 제품은 유통을 제한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생산자들에게도 환경을 고려한 재배 방식을 선택할 유인을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아보카도만을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시각은 다소 편협할 수 있다. 커피, 초콜릿, 팜오일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다양한 작물 역시 이러한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열대림 파괴, 탄소 배출, 토양 황폐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 우리는 특정 작물만을 비난하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소비하는 것이 지속 가능하고 책임 있는 방식인지에 대한 기준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환경 문제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지속 가능한 선택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소비하느냐"보다 "어떻게 소비하느냐"이다.

 

진정한 슈퍼푸드를 향한 길: 책임 있는 소비와 공존의 가능성

[자료 6. 지속 가능한 방식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

출처: 비건뉴스

지금의 아보카도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건강과 미식, 문화와 취향, 그리고 글로벌 경제와 환경 문제가 맞물려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아보카도는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슈퍼푸드인 동시에, SNS 세대의 심미적 욕망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상징적 소비재로 부상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산림 파괴, 과도한 물 사용, 장거리 수송에 따른 탄소 배출, 그리고 생산자들의 불안정한 생계 문제가 공존한다. 이러한 복잡한 현실 속에서 아보카도를 진정한 의미의 "슈퍼푸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단지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소비를 정당화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소비란,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소비자는 단순한 트렌드 추종자가 아닌, 책임 있는 소비의 주체가 돼야 한다. 친환경 인증 여부, 공정한 유통 구조, 산지 노동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 돼야 한다. 동시에, 생산자와 기업 역시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과 생태적 책임을 고려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아보카도의 생산과 소비가 단순한 이윤이나 유행을 넘어, 인간과 환경 모두를 고려한 가치 기반의 행위로 나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아보카도를 "진짜 슈퍼푸드"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아보카도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슈퍼푸드 아보카도, 그 이면을 아시나요?", 21기 조선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74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슈퍼푸드 아보카도, 그 이면을 아시나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슈퍼푸드 아보카도, 그 이면을 아시나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최예지, 20기 윤지민, 21기 조선근 '슈퍼푸드' 아보카도의 급부상 [자료 1. Green Gold, 아보카도] 출처 :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물의 날 특집] 재미로 알아보는 식품별 물 발자국", 19기 조윤주, 18기 민지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12

 

[물의 날 특집] 재미로 알아보는 식품별 물 발자국

[물의 날 특집] 재미로 알아보는 식품별 물 발자국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조윤주, 18기 민지수 [자료 1. 물] 출처 : 네이버 포스트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아보카도와 환경이슈]

1) 김민아,"인스타 스타 아보카도, 알고보면 환경파괴 주범", 동아사이언스, 2018.10.27,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24209

2) 서인홍,"채식으로 권장되는데...아보카도의 두 얼굴", 비건뉴스, 2020.06.17,
https://www.vegannews.co.kr/news/article.html?no=10532

3) 편집국,"아보카도 '환경파괴' 사실일까?", 2022.09.05,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1316 

4) Tamara Burch,"Are avocados bad for the environment?", ecoexperts, 2024.12.03                           

[아보카도 산업과 사회, 경제적 측면]

1) "내가 좋아하는 아보카도가 사실은 환경파괴범?", 2023.03.23,
https://asezwao.org/talk/%EB%82%B4%EA%B0%80-%EC%A2%8B%EC%95%84%ED%95%98%EB%8A%94-

2) "The avocado toast index:How many breakfasts to buy a house?", BBC worklife, 2017.06.01, https://www.bbc.com/worklife/article/20170530-the-avocado-toast-index-how-many-breakfasts-to-buy-a-house

[아보카도의 건강과 소비문화]

1) 고승희, "아보카도를 하루에 한 개씩 먹으면?", 리얼푸드, 2016.12.15,
https://www.realfoods.co.kr/article/1180144

2) 김성윤,"'아보카도 먹지 않겠습니다' 선언하는 사람들",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31/2019013100494.html

3) 이해나,"영양소가 너무 많아 기네스북까지...'녹색황금' 아보카도", 헬스조선, 2020.03.04,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0030302446

4) 조수완,"매일 아보카도 먹으면 '이런' 변화가?", 하이닥, 2024.04.01,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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