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위해 '개방형 녹지공간' 규제 완화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남궁성
탄소흡수원으로써 식물의 역할
탄소의 흡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거나 탄소의 흡수량을 늘려야 한다. 지금까지는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 중에 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 대두되어 왔다. 친환경 기술, 순환 경제적 공정, 탄소 저감 프로젝트 등을 기업 및 지자체가 주도하여 개발하고 활성화해 왔으며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함께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미 배출된 혹은 배출하고 있는 탄소의 흡수를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곧 시행될 각종 ESG 규제에 대한 대응을 위함이다. 탄소의 흡수에 관한 기술에서는 최근까지도 CCUS가 손꼽힌다. 특히 미 행정부가 석유, 에너지 산업의 부활을 예고한 바 있기에 각종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관련 기술 및 인프라 확보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화석연료 사용과 탄소 배출 저감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CCUS와 같은 탄소 흡수 메커니즘 중 최근 제도적으로도 각광받는 분야가 바로 산림 및 녹지다. 산림과 녹지를 구성하는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가장 직관적인 환경친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밤에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일부 배출하기는 하나 낮에 흡수하는 양이 압도적이다. 식물을 이용한 ESG 경영은 이미 여러 기업에서 실천하고 있다. 산림을 통한 흡수원을 조성해 이를 탄소배출권 거래에 이용하는 기업들이 다수 있으며, 폐수의 정화를 위해 폐수 배출 지역 인근에 흡수원을 조성해 탄소중립을 이루려는 기업들도 있다.
온도 감축에 지대한 영향 미친다
탄소 흡수뿐만 아니라 온도 감축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이슈인데, 최근 도시의 열섬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열섬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도시의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콘크리트와 같은 불투수성 바닥 재질의 활용, 건축물의 열 반사, 대기오염물질의 복사열 흡수 및 반사와 같은 문제들의 복합 작용에 의한 결과다. 결국 위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아래에서 반사하여 여름철 기온을 40도 이상에 육박하게 만든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열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명확한데, 바로 쉽게 뜨거워지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대신 녹지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밀집화 현상이 심각한 도심에 녹지 조성만을 위한 가용부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옥상녹화, 벽면녹화와 같은 입체녹화 기술, 옥상스마트팜과 같은 에너지 절약 기술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건축물의 옥상 혹은 벽을 녹지로
건축물의 옥상 혹은 벽면을 친환경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건축학적으로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대지의 가용면적은 확보하면서도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건축 연면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장준호 서울시 의원도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장준호 의원은 뉴욕과 파리는 이미 건축물의 개조 시에 옥상 녹화를 필수록 하도록 법제화가 되어 있다며 서울도 이를 벤치마킹할 것을 촉구했다.
장준호 의원의 발언대로 옥상의 활용성은 서울에서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의 건축물 옥상면적은 약 166㎢로 서울 면적의 25%에 해당한다. 이 중 옥상녹화가 가능한 면적은 약 55㎢로 여의도 면적(2.9㎢)의 약 20배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옥상녹화가 이루어진 면적은 전체 가능 면적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행하고 있는 곳도 공공건물로 한정된 경우가 많다.
[자료 1. 옥상정원의 모습]
출처 : 네이버 뉴스
벽면녹화는 어떨까. 옥상에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공간적 한계를 지니는 옥상녹화와 달리 벽면녹화는 건축물의 외벽, 방음벽, 다리의 교각 등 다양한 구조물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행 방법도 다양한데, 식재지에 따라 녹지형, 용기형, 화단형으로 구분되며 식물 종류에 따라서는 흡착형 식물, 감기형 식물 등으로 분류된다. 주로 덩굴성 식물이 활용되기는 하나 식재 용기를 활용해 다양한 식물종을 심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벽면의 녹화는 여름철 건물 외벽 온도를 15℃ 이상 낮춰주며, 이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미세먼지 흡착 등 도시 대기질 개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옥상 스마트팜
MZ들의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성수에 국내 최초로 옥상을 친환경적인 농장으로 바꾸는 노력이 있었는데, 바로 평화빌딩 옥상에 지어진 옥상 스마트팜이다. 해당 온실은 건물 에너지와 온실 에너지를 통합 제어하며 열과 이산화탄소를 교환해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액티브 에너지 교환기술을 적용했다. 건물에서 버려지는 열과 이산화탄소를 온실에 활용하고 온실 환경을 최적 제어한다. 냉난방 에너지 20% 절감, 온실가스 30%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해당 온실에서는, 오크라, 서양가지, 파프리카의 세 가지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재배 규모가 작은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 위주로 선정했다고 한다.
[자료 2. 성수 평화빌딩 옥상 스마트팜]
출처 : 네이버 뉴스
해당 온실은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를 도모할 뿐 아니라 도시 거주민의 커뮤니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리빙랩으로의 운영을 통한 체험 및 교육 등 다목적 복지 공간으로써의 활용성이 보장된다고 한다. 이러한 심미적인 역할은 식물만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주거환경기본계획안 가결이 가지는 의미
이렇듯 복합 장점이 있는 도심 녹지의 활성화는 최근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부문)의 변경안이 가결된 것이다.
[자료 3. 개방형 녹지공간 기준 변경 전후 비교]
출처 : 머니투데이
기존에는 사업성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개방형 녹지에 따른 과도한 높이 계획을 수립하거나 활용 공간의 범위가 크게 제한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이에 해당 부분을 완화한 수정안이 가결됐고, 건폐율 및 개방형녹지 토심 기준을 완화해 사업 추진을 활성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시는 이번 변경 결정에 따라 실효성 있는 녹지 확충으로 쾌적한 녹색 도시를 구현하고, 합리적인 건축계획, 도시활성화 유도 용도 도입, 친환경 정책 실현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변경안은 도심 녹지 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진행된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옥상 스마트팜의 경우에는 개방형 녹지공간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문제를 지니며, 개방형 녹지 공간의 확대가 가지는 환경적 측면에서의 맹점을 고려해 볼 필요성이 생겼다.
순환경제적 측면에서의 도심 녹지 조성의 맹점
옥상녹화 사업, 벽면녹화, 옥상 스마트팜 모두 식물을 활용해 기후위기를 타개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며 방법마다 차별적인 장점을 지니지만 순환경제적인 측면에서 공통적인 단점을 지닌다. 바로 친환경적이지 못한 부가 소재의 활용이다.
셋 중 가장 사업 시행의 공간적인 접근성이 용이한 벽면녹화를 먼저 살펴보자. 앞서 벽면녹화는 대부분 덩굴성 식물을 활용한다고 했다. 덩굴성 식물은 성장의 방향성이 올곧지 않기 때문에 등반 보조재가 필요하다. 이는 주로 와이어형 혹은 매쉬형인데, 대부분 철강으로 만들어진다. 다른 식재 방법인 용기형의 경우 용기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벽면녹화는 물의 공급이 매우 필수적인데, 수분 공급을 위한 파이프는 주로 PVC로 플라스틱 계열이다.
옥상녹화의 경우에는 벽면녹화와 달리 덩굴성 식물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용기 식재를 하거나 덤불을 심어야 한다. 그러나 식재의 다양성 측면에서 덤불만 심을 수는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용기의 사용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서 말했듯 주로 플라스틱 계열 소재로 만들어진다.
옥상스마트팜의 경우에는 앞선 두 가지 방법보다 훨씬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인공 조명 장치, 양분 제공 파이프라인, 벽면 및 천장, 용기 등 매우 많은 부가 장비가 필수적이다.
도심 녹지 관련 사업의 활성화가 이뤄질 만큼, 각 방법마다 환경친화적 측면에서의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가능한 도심 녹지 공간의 확충을 위해 필요한 것
도심 녹지 공간 확충은 환경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모두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복합적으로 ESG 경영을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최근 심각한 대기오염을 타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다만 부가재료의 친환경성 문제가 중장기적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으며, 건축학적 측면에서 가용 가능한 부분을 모니터링 후 진행해야 하기에 도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기사에서 깊게 다루지는 않았으나 식물종의 가격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도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할지 모르나 민간기업이 식재를 위해 거액을 지불하고 식물을 구매할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제도적인 지원이 최근 이뤄진 만큼 앞으로의 도심 녹지 활성화를 위해 각 맹점들이 원활히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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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탄소흡수원으로써 식물의 역할]
황민혁, "“트럼프 집권에도 GO”…탄소 다배출 업계, CCU 투자 잰걸음", 국민일보, 2025.05.08,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8068381&code=61141411&cp=nv
[온도 감축에 지대한 영향 미친다]
최종수, "도시 '입체녹화'로 열섬현상 줄여야", 이데일리, 2025.01.13,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34886642037392&mediaCodeNo=257&OutLnkChk=Y
[건축물의 옥상 혹은 벽을 녹지로]
온라인 뉴스팀, "정준호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옥상녹화 활성화로 녹지면적 확대 요구", 서울 PN ,2024.11.21, https://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241121500172&wlog_tag3=naver
[옥상 스마트팜]
이영기, "“빌딩서 열매가 주렁주렁” 기계연, 국내 첫 옥상온실 구축", 헤럴드 경제, 2023.11.16, https://biz.heraldcorp.com/article/3260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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