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주택, 탄소중립 시대의 유망한 주거 모델인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함예림
모듈러 주택, 주거와 기후 위기의 해법
[자료 1. 경북 안동에서 모듈러 하우스를 짓고 있는 건설 현장]
출처: 스카이데일리
서울 성북구와 인천 서구에서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2023년부터 추진 중인 모듈러 공법 기반 공공임대주택 시범사업의 결실이다. 이 사업은 2022년 발표된 ‘주택 250만호 공급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연간 3,000호 규모의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며 2030년까지 공공·민간 부문에서 누적 3만호 공급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구조체를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주거 부족과 기후 위기라는 이중 과제를 해결할 유망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탄소중립 주거 모델로 도약하려면 운송 과정의 탄소배출, 공장 생산의 에너지 소비, 소재 재활용 가능성, 단열 성능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속도, 효율, 친환경, 유연성의 조화를 갖춘 모듈러 주택
[자료 2. 모듈러 주택의 개념]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모듈러 주택은 전통적인 건축 방식에 비해 여러 강점을 지닌다. 첫째, 공사 기간 단축은 주거 공급을 가속하는 핵심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은 공사 기간을 기존 콘크리트 공법 대비 40~50% 단축할 수 있다. 이는 공장에서 주택의 70~80%를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빠르게 조립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성북구의 모듈러 임대주택은 2023년 착공 후 약 9개월 만에 준공되어 도심 주거난 해소에 기여했다.
둘째, 모듈러 공법은 환경친화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은 건설폐기물을 약 40%, 현장의 소음과 먼지를 30% 이상 저감한다. 이는 도심 지역에서 주민 불편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을 실현한다. 또한 공장 내 표준화된 생산 공정은 자재 낭비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설비로 환경 부담을 낮춘다. 스웨덴 BoKlok 프로젝트(Skanska·IKEA 협업)는 공장 내 재생에너지 사용과 순환형 소재 적용을 통해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셋째, 비용 효율성도 중요한 장점이다. LH 자료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의 평당 건축비는 기존 공법보다 10~12% 저렴하다. 이는 공장 생산을 통한 자재·인건비 절감의 효과 덕분이다. 공공임대주택에서 비용 절감은 저소득층 주거복지 확대로 이어진다. 민간 부문에서도 표준화된 설계는 초기 비용 절감과 유지보수 부담 감소 효과가 있다.
넷째, 설계 유연성이 높다. 모듈러 주택은 단독주택, 다세대 주거, 임시 주거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도시 재생, 농촌 주거 개선, 임시 재난 주거 등 다양한 맥락에서 확장성이 높다.
한국의 모듈러 주택 사례: 실험에서 확산으로
[자료 3. GS건설이 시공하고 LH가 발주한 ‘강화신문 2단지 행복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지은 모습]
출처: 뷰어스
한국에서 모듈러 주택은 공공주택 공급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 모듈러 임대주택은 2023년 착공 후 9개월 만에 100여 세대가 준공되며 신속성과 친환경성을 입증했다. 이 프로젝트는 공장 제작률 약 80% 수준으로 추진되어 건설폐기물을 줄이고, 단열재 적용으로 에너지 효율성도 확보하고 있다. 인천 서구 가좌지구에서는 2024년 150세대 규모의 모듈러 임대주택이 준공되었다. 스마트홈 기능과 태양광 패널 일부 적용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현장 소음 저감 효과도 보고되었다.
해외 사례: 글로벌 모듈러의 선도 모델
[자료 4. 이틀 만에 지어진 미국의 Plant Prefab 듀플렉스 하우스]
출처: plantprefab
해외에서 모듈러 주택은 주거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전략이다. 스웨덴의 BoKlok 프로젝트는 1997년부터 저렴한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며, 2023년까지 1만호 이상을 건설했다. 이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탄소배출을 줄였다. 이는 한국의 공공주택에 시사점을 준다.
영국의 Apex House는 2017년 런던에서 완공된 20층 이상의 모듈러 아파트로, 12개월 만에 완공되며 폐기물 약 80~90% 절감하여, BREEAM Excellent 등급 획득으로 고층 모듈러 공법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는 고층 건축에서도 모듈러 공법의 효율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Plant Prefab은 2024년 캘리포니아에서 넷제로 (Net Zero) 모듈러 주택 단지를 완공했다. 재활용 소재 적용, 지역 공장 활용으로 탄소배출 약 35~40% 절감 효과가 보고됐다. 이는 한국의 권역별 공장 전략에도 유익한 참고 사례가 된다.
과제와 개선 방향: 탄소중립으로의 전환
[자료 5. 모듈러 주택 박스형 유닛이 트레일러로 운반되는 현장 사진]
출처: dnews
모듈러 주택은 빠른 시공, 친환경성, 비용 효율성 등 뚜렷한 장점을 지니지만, 전 생애주기적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여러 기술적·정책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운송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은 모듈러 주택의 주요 환경 부담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2024)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현장까지 평균 300~500km를 운송하며, 디젤 트럭 사용 시 주택 한 채당 약 50~80kg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지역별 소규모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에 분산된 공장은 운송 거리를 100km 이내로 단축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둘째, 공장 생산 과정의 높은 에너지 소비는 탄소중립의 걸림돌이다. 한국에너지공단(2023)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공장의 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15% 미만으로, 대부분 석탄과 LNG 기반 전력에 의존한다. 이를 개선하려면 공장 내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를 확대하고, 고효율 조명 및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셋째, 소재의 순환성을 높이는 것은 자원 효율성과 탄소중립의 핵심이다. 현재 국내 모듈러 주택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복합패널(ACP)과 강철 프레임의 재활용률은 30~40%에 불과하다. 반면, 유럽의 모듈러 주택은 해체 고려 설계(Design for Disassembly)를 통해 재활용률을 60~70%까지 달성한다. 한국은 KS 인증을 통해 재활용 가능한 목재,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건물 해체 시 재사용 가능한 모듈 설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자원 순환 경제를 촉진하고, 건설 폐기물 감축에 기여할 것이다.
넷째, 모듈 간 연결부의 단열 및 결로 문제는 장기적인 주거 품질과 에너지 효율성에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2024)의 성북구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모듈 연결부의 열관류율(열전달 정도)은 기준값(0.20 W/㎡·K)보다 10~15%p 높아 에너지 손실과 결로 위험이 확인되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연결부에 고성능 단열재(예: 진공단열패널)와 기밀 테이프를 적용하고, 사전 시험 및 품질 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천 가좌지구 프로젝트에서도 연결부 성능 개선을 위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2025년부터 모듈러 주택의 KS 인증에 연결부 성능 기준을 포함할 계획이며, 이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주거 쾌적성을 보장할 것이다.
기술과 정책의 조화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자료 6. 미국의 Plant Prefab의 모듈러 주택 예시]
출처: plant-prefab
모듈러 주택은 빠른 시공, 친환경성, 비용 효율성, 설계 유연성을 바탕으로 주거 위기와 기후 위기 대응의 차세대 주거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성북구와 가좌지구, 해외의 BoKlok 사례는 모듈러 주택의 실제 구현 가능성과 친환경적 효과를 보여준다. Apex House 사례는 고층 모듈러 공법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운송, 생산, 소재, 성능 측면의 기술적 한계를 해결해야 진정한 탄소중립 주거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권역별 생산 거점 확대와 전기 트럭 도입 방안 검토를 통해 운송 단계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재생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효율화 기술 적용을 통해 공장 내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순환형 설계 기준과 KS 인증 체계를 개발해 소재 순환성을 강화하고, 해체·재활용 고려 설계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모듈 간 연결부의 성능 품질 기준과 사전 시험·인증 프로세스 도입 역시 장기적인 주거 품질과 에너지 성능 확보에 필수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형 고밀도 도심 주거 모델 R&D’(2024~2027)는 이러한 기술적·정책적 과제를 구체화하고, 표준화된 고성능 한국형 모듈러 주택 모델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모듈러 주택은 단순한 ‘빠른 집’을 넘어 도심형 탄소중립 고성능 주거 플랫폼으로 발전하여 2030년 탄소중립 목표와 지속 가능한 주거복지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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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모듈러 주택, 주거와 기후위기의 해법]
1) 임한상, "건설업 위기 속 ‘모듈러 공법’… 공공임대주택서 해법 찾는다", 스카이데일리, 2025-04-08, https://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69012
[속도, 효율, 친환경, 유연성의 조화를 갖춘 모듈러 주택]
1) "‘모듈러주택’ 활성화 나선다…정책협의체 출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3-04-10,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8603
2) "빠르고 친환경적인 주택공급 '모듈러주택' 본격 추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3-04-18,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11562
[한국의 모듈러 주택 사례: 실험에서 확산으로]
1) 손기호, "[건설의 미래, 모듈러①] “레고처럼 척척”…GS건설, 미래 짓는다", 뷰어스, 2025-05-24, https://theviewers.co.kr/View.aspx?No=3645602
[해외 사례: 글로벌 모듈러의 선도 모델]
1) "Projects", Plant Prefab 공식 홈페이지, https://www.plantprefab.com/
[과제와 개선 방향: 탄소중립으로의 전환]
1) 김민수, “운송·보관료 아껴라”…접는 모듈기술 떴다 , 대한경제, 2023-02-15,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302141403486230860
[기술과 정책의 조화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1) "Projects", Plant Prefab 공식 홈페이지), https://www.plantpref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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