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ctivity

폴리실리콘 가격의 날개 없는 추락, 우리가 가야 할 길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5. 13.

 

 

 글로벌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시장 가격이 매년, 매달 하락 추세를 거듭하며 산업계의 공멸을 우려할 만한 선에까지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초만 해도 톤(ton) 당 70달러 후반을 유지하던 가격이 2012년 5월 현재 25달러 선까지 무너지며 곤두박질 쳤다.[각주:1] 그래도 그간 태양광 부품 소재 부문 중에서도 우리나라 업체들이 주로 뛰어들어 있는 분야인 단결정 웨이퍼와 결정형 모듈 부문에 비하면, 폴리실리콘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은 비교적 상당한 한계 이익을 누려 왔다고 알려져 왔으며 특히 공정이 까다로운 고순도(高純度) 실리콘은 아직도 초과수요 상태라 분석되어 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 내면을 살펴보면 지속적인 대외적 단가 하락으로 많은 업체들이 재무적으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은 현재 전기전자 산업의 필수 소재이며, 폴리실리콘은 여기서 추출된 결정질 실리콘 덩어리로 이에 각종 공정을 통해 태양전지로 완성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태양전지 수요의 급증을 예상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앞 다투어 폴리실리콘 제조 사업에 뛰어 들었고, 이에 따라 현재 수많은 대형·중소 업체들의 시장을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가격 경쟁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경쟁은 자원배분과 생산의 효율을 유도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수는 무조건 많을수록 좋은 것일까? 무한한 경쟁체제만이 그리티 패러티를 앞당기고 소비자들의 잉여를 키우는데 있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까? 일단 시장이론은 시장에 기업들의 진입이 계속 누적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진입하는 기업의 이익이 ‘0’으로 되는 수준까지는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인 순효과를 긍정한다.

 

<출처: Bloomberg New Energy Finance>

 

양날의 칼, 무한경쟁: 사회후생 증진의 순효과와 산업 내 공멸의 위험성  

 

실리콘 제조에도 여러 가지 공법이 있지만, 사실상 완성품에 있어서는 동질이라 볼 수 있기에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N개의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A라는 기업의 총비용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Ca=cqa+Fa. 여기서 Ca는 한계비용, Fa는 고정비용, qa는 A기업의 생산량을 나타낸다. 한편 A라는 폴리실리콘 기업이 몸담고 있는 시장의 수요는 다음과 같다. P=1-Q. 여기서 P는 시장가격, Q는 시장수요로, Q=이다. 물론 시장의 크기를 1로 둔다. 경쟁 업체를 b항으로 단순화한 가운데 수요함수와 비용조건으로부터 A기업의 이익은 ∏a=(1-qa-)qa-cqa 로 도출된다. 그런데 폴리실리콘 사업은 생산요소 투입의 증대에 따른 생산비절약의 효과가 있고 수익향상이 동반되는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며 새로이 연구되는 생산기술 정보가 비교적 잘 공유되기에(qa=qb) 이 점을 고려해 균형생산량을 추산해 보면 균형생산량(qe)는 다음과 같다. qa=→ qe=(1-c)/(n+1). 그렇다면 균형생산량을 통해 시장가격(pe)도 도출할 수 있다. pe=(1+nc)/(n+1). 그런데 이때 시장가격의 함수를 생산 기업의 수인 n으로 미분하면, 균형시장가격 pe가 0보다 적은 음수가 나온다. 이는 시장에 기업의 수를 늘려 경쟁을 강화하면 균형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균형가격이 떨어지면 수요와 생산이 동반 증가하고 소비자 잉여가 늘어나고 전체 후생도 증가한다. 여기까지는 경쟁으로 인한 순효과이다.

그러나 이 때 현실은 위의 순효과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균형가격과 기업의 균형생산량을 동시에 고려하여 이익을 산출하고, 생산자 잉여가 0이 되게 하는 기업의 수(ne)를 동태적으로 예상하면 다음과 같다. ∏e=-F → PS=-nF → ne=. 여기서 생산자 잉여(PS)는 기업의 수를 늘려감에 따라 즉 경쟁을 강화함에 따라 줄어드는데 그 수가 ne를 넘어가면 오히려 생산자 잉여가 음수가 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기업의 수를 ‘무한대’로 늘려 가면 생산자 잉여와 전체 후생은 ‘-∞’가 된다. 요컨대 이는 경쟁도 그 정도가 지나쳐 어느 수준을 넘으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것을 표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고정비용에 대한 중복투자(-nF)가 가져오는 사회적 낭비 때문이다. 어느 산업이든 시장에 뛰어들면 최소한의 한계이익은 누리면서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해 가야 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중복 투자와 초과 공급은 사회적으로 산업에 낭비를 일으키며 자칫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한 산업 내 대부분 기업의 절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가 조명하고 있는 폴리실리콘 산업도 엄청난 초기 매몰비용 때문에 기투자비용에 대한 재무적인 손해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각 기업들은 시장 제품 단가의 과도한 하락에도 선뜻 시장에서 떠나기가 힘든 게 작금의 현실이다. 설비의 감가상각을 15~20년으로 비교적 길게 잡는 폴리실리콘 제조업의 현실상 앞으로도 최소한 수년간 이러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고부가가치와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 

폴리실리콘 산업에서는 물론이며 이미 시장의 과포화상태로 지나친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여타의 태양광부품소재 부문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은 한정된 시장을 둔 단순한 경쟁 일색보다는 좀 더 부가가치가 높고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폴리실리콘 선두기업 OCI처럼 현재 세계 부품 초과공급을 주도하는 중국에서도 상용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N9, N11 등 고순도 실리콘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협력과 도움을 통해 동종 업계의 기업들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태양광 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는 전통적인 제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단순히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생존의지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완벽한 정답은 아니다. 태양광산업은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우리 모두가 공존하며 번영하는 세계를 지향하는 범인류적인 숭고한 가치가 녹아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의 언 손을 녹여주며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의 후생을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S.F 3기 최재연(suhosiin@yahoo.ca)

  1. http://pv-insight.com 참조 [본문으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