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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태양광-태양열

미국의 중국 태양광산업 반덤핑 제소,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by S.F. 단장 장익성 2012. 5. 15.





서론: 태양광 산업 내 중국의 부상


중국 기업들이 저가의 모듈을 앞세워 오늘날 태양광산업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데, 우선 전자는 중국이 저가의 태양전지를 수요를 넘어설 만큼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한 덕분에 태양광 산업이 그리드 패리티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데에 기여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덕분에 생겨난 중국 기업들의 비정상적으로 강력한 경쟁력이 독일과 미국 등 기존의 태양광 기업들이 파산하게 만들면서 전체 산업이 고난의 행군을 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독일의 솔라월드가 미국에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미국 상무부는 5%의 상계관세를 인정하였으며 향후 반덤핑 관세와 추가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과연 이러한 조치는 현재 중국의 선전을 막고 산업의 판도를 뒤집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중국의 선전과 그 비결 그리고 그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고소 조치와 그 전망 및 대책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중국의 활약과 그 비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1. 『장쑤성 태양광 산업의 발전과 시사점』.



2012년 중국은 세계 10대 태양광모듈 업체 리스트에 1위 썬택(Suntech)을 포함하는 5개 기업을 올렸으며, 2009년 자료기준으로 전 세계 결정질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에서 각각 47%, 54%를 차지하였다. 이런 활약의 배후에는 앞서 언급하였듯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

 

중국의 태양광산업 지원 배경(신흥전략산업 육성전략에 따른 태양광 산업 지원 계획)


중국은 2006년부터 자주창신(自主創新)’을 경제발전의 전략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외국으로 부터 배우고 의존했던 것과 달리 독자적인 혁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전략으로서, 개방이후 78년부터 84년까지의 저렴한 생산요소를 기반으로 한 경공업 수출, 85년부터 05년까지 외국기업으로부터의 기술이전에 이은 3번째 단계이다.

 

중국이 사용하고 있는 뛰어넘기(Leapfrogging)전략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따라잡기(Catch-up)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런 자주창신전략에 발맞춰 중국은 이른바 뛰어넘기(Leapfrogging)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주로 사용한 따라잡기(Catch-up)전략에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현대자동차가 세계 자동차산업의 주류가 되는 데 까지 20년의 세월이 걸린 것과 달리, 중국이 신성장산업인 전기자동차 산업에서 10년안에 주류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아직 비교적 덜 개척된 신성장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기존산업에서 따라잡기 보다는 단번에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이런 7대 신흥전략산업에는 신재생 에너지, 신에너지 자동차, 바이오 등 7개 산업이 포함된다.

 

태양광산업에 있어서는 2005년 최초로 『재생에너지산업발전지도목록』을 발표하여 신재생에너지 개발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을 시초로 계속해서 그 목표와 계획을 구체화해 왔고, 2010 10월에는 『신흥전략산업 육성 및 발전에 관한 결정』을 발표하여 7대 신흥 전략산업에 대한 재정지원, 세수혜택, ·융자 활성화 등을 약속한 바 있으며 2011 3월 전국민인민대회에서도 역시 신흥전략산업 육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여기에는 단순히 산업발전 전략뿐 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이용규모 및 응용영역까지 포함된다. 중국 정부는 2009년 말 코펜하겐 회의에서 2020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 중 화석에너지 비중을 15%까지 증가시킬 것을 약속하였고, 태양광 부문에 있어서는 인센티브를 통해 2012년까지 500MW까지, 2020년에는 20GW 수준까지 그 발전량을 증대 시킬 것이다. 이를 위한 보조금 지원 제도에는 대표적으로 솔라루프(Solar Roof) 프로젝트, 골든 선(Golden Sun) 등이 있다.

 

이런 중앙 정부의 계획과 중국 기업들의 태양광 산업 내에서의 선전에 따라 지방 정부 역시 경쟁적으로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31개 성()급 지역 중 구체적으로 태양광을 12 5개년 규획(2011~15)의 전략산업으로 천명한 지역만 15곳에 이른다. 여기에는 기존에 중국 내에서 태양광메카의 역할을 해온 장쑤성과 신흥 메카인 저장성과 상하이시 등이 포함된다.

 

개별 태양광 기업에 대한 지원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오늘날 성공의 이면에는 해당 기업 창업가들의 기업가정신이 물론 존재하지만, 중국 중앙 및 지방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을 간과할 수 없다. 바로 이 강력한 지원 정책이 중국 기업들의 무시무시한 경쟁력을 낳았고 그것이 결국 미국 기업들이 이들을 불공정거래(부당 보조금 제공덤핑 수출)로서 고소하는 단초가 된 것이다.

 

중국 최대의, 이제는 세계 최대의 태양광 기업이 된 썬텍(Suntech). 출처: photovoltaic.eu


이들 지방 정부는 자금이나 인력을 제공하거나 각종 행정편의를 제공하는 등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지역 내 태양광기업들을 육성했다. 직접적인 지원인 자금 지원을 살펴보면 중국 태양광 산업이 시작될 무렵부터 엄청난 자금이 투자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2012년 세계 1위 태양광기업의 자리에 오른 썬텍(Suntech)의 경우 중국 장쑤성 우시시 정부가 800만 달러의 창업자금을 지원하였고 8곳의 현지 국유 기업이 6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또한 2003년 초  썬텍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국유기업들의 담보로 5천만위안(790만달러)를 대출 받았고 2003~04년간 각급 정부가 무상으로 3700만위안(580만달러)의 자금을 제공하였다. 이 외에도 트리나솔라의 경우 중국 창저우 고신구의 인큐베이션 기업으로 출발해 창저우시 정부와 고신구 내 벤처캐피탈 지원을 받아 초기에 성장할 수 있었으며, 썬링크PV 역시 시 정부와 현지 은행의 재정지원 및 담보가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외에 간접적인 지원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는데, 이들 기업들은 각 지방 정부의 환율우대, 관세환급, 부가세 면제 등 다양한 우대 정책을 제공받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반덤핑 제소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미국 수입량은 2008년~2010년 사이 350% 이상 급증했으며 2010년 총 11억 5000만 달러, 2011년 총 26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출처: Coalition for American Solar Manufacturing(CASM)



이렇게 각종 지원을 받은 중국 기업들은 굉장히 저렴한 가격의 태양광 패널들을 미국 시장에 공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미국측 자료에 의하면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미국 수입량은 2008~2010년 사이 350% 이상 급증했으며 2010년 총 11 5000만 달러, 2011년 총 26 50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그 결과로 미국 태양광 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되었으며 결국 2011 9 6일 미국의 대표적 태양광기업 솔린드라가 파산하기에 이르렀고 에버그린솔라, 스펙트라 솔라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이에 2011 10 19일 독일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SolarWorld는 중국이 이러한 덤핑수출을 통해 세계의 경쟁 업체들을 무너뜨림으로써 향후 시장을 독식하려 하고있다고 보고, 미국내 다른 태양광 관련 업체 6개와 함께 Coalition for American Solar Manufacturing(CASM)을 결성하여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의 덤핑수출 여부에 대한 조사와 함께 상계관세 및 반덤핑 관세부과를 요구하는 제소장을 미국 국제 무역 위원회와 상무부에 제출하였다.


 

2012 3 20, 미국 상무부는 예비발표를 통해 중국 업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비원받아 가격경쟁력을 높힌 제품을 수출해 미국 태양광 시장에 피해를 입혔다는 결론을 내린 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2.9%~4.73%의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를 징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이어서 5월 중순에는 반덤핑관세(Antidumping duty), 3분기 말에는 추가 관세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세 징수 조치의 실효성 여부: 중국 기업들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한국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이 미국산보다 20~3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격차를 관세를 통해 줄이기 위해서는 상계관세 및 반덤핑 관세 역시 이 수준 이상으로 부과되어야 하며, 미국 모듈 업체들은 100%의 보복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일단 발표된 상계관세율(2.9%~4.73%)가 이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경쟁력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현재 발표된 상계관세율 역시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가 불가판정을 내리면 부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향후 발표될 반덤핑 관세 역시 일반적으로 상계관세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부과되지만, 실효성이 있을 만큼의 수준으로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이유


우선 그 첫 번째 이유는 미국과 중국 태양광 산업의 구조에서 기인한다. , 전체적인 규모로 보면 현재 미국이 중국기업으로부터 얻는 이득(매출액)이 지출액보다 더 크다. 비록 모듈 시장에서 중국 모듈 수입량이 급증하였지만, 이들 중국의 기업은 미국으로부터 매년 20억불 이상의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2010년 한 해 동안 미국에게 태양광 설비 도입 및 기술이전비로 지출한 금액이 약 30억불에 달한다. 따라서 이 조치에서 미국이 미국 내 모듈업체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그 피해를 미국 폴리실리콘 및 장비 업체들이 보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중국의 저가 태양광 모듈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국가는 미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2009년 전세계 모듈 생산의 54%를 중국산이 차지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이다. 따라서 한국, 유럽, 인도를 포함하는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데, 과연 한국을 포함하는 전 세계가 중국을 대상으로 같은 조치를 취하여 중국의 활약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까?

 

이 역시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지난 5 9일 업계 내에서 반덤핑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국경제 TV를 통해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산업이 내수시장 보다는 수출에 의지하고 있고, 그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전체 태양광 산업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역시 미국이 처음 제소를 시작하였을 당시 '미국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되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유럽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솔라앤에너지 황보수정 과장은 이에 대해그리스 디폴트 사태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들의 재정난 문제로 유럽연합은 중국의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 범국가적 차원의 시각에서 바라볼 , 유럽이 중국을 상대로 반덤핑 조치를 내리는 일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의 영향은 미미할 것, 무역장벽보다는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관세 장벽으로 중국을 막으려 하기 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해결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도 한정적인 수준일 것이며, 이와 비슷한 중국 대상 반덤핑 제소 조치가 전 세계 태양광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이미 보도되었듯이 미국 시장 내에서 중국 보다는 한국과 대만의 태양광 제품들이 한시적으로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며, 중국 역시 우회 수출을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이어갈 것이다. 결국, 중국의 질주를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세조치 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기존에 다양한 보고서를 통해 지적된 바와 같이,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프리미엄 태양전지 개발, 태양광 산업 내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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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1. 『장쑤성 태양광 산업의 발전과 시사점』.

『한국경제TV. 2012. 「태양광업게 중국산 덤핑 막아달라」(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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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미. 2012. 태양광 업계, 중국산 관세부과로 한국제품 관심 고조」. KOTRA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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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art Burns. 2011. Solar Panel Industry Issues Anti-Dumping Case Against China. MetalMiner. (11 10)



S.F. 장익성(iksung.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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