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선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홍서현
지난 3월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6월에는 지방 선거가 진행되었다. 6월 지방 선거는 이미 끝났지만 지방 선거를 위해 제작한 홍보물은 아직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많은 양의 현수막과 홍보물은 그대로 버려진다면 환경 오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현수막과 홍보물이 제작되었을까.
선거 기간의 현수막과 홍보물, 얼마나 될까?
[자료 1. 길거리에 게시되어 있는 현수막]
출처 : 쿠키뉴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사용된 현수막은 52,545장이다. 사용된 현수막의 면적을 모두 합하면 52만 5,450㎡로 덕수궁 면적의 약 6배가 된다. 2018년 읍∙면∙동마다 선거 후보자의 현수막 게시 수량을 2배로 확대했다는 점을 통해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2배인 약 10만 장이 사용되었을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전국 84,844곳에 붙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벽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11배가 되는 넓이에 달하며, 유권자가 있는 세대로 발송된 선거공보물은 책자형 2억 9천만 부, 점자형 97만 부, 전단형 1억 850만 부로 총 4억 부가량이 발송된 것으로 확인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투표 시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이 보편화되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와 더불어 3월 9일 본 투표를 합친 최종 투표율이 전국 기준 77.1%인 것과 전체 유권자가 44,197,692명인 점을 고려해 사용된 일회용 비닐장갑의 개수를 계산해보면 약 68,152,841개의 비닐장갑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선거 기간 후 쓰레기로 전락하는 홍보물
[자료 2. 무분별하게 버려진 현수막]
출처: 녹색연합
2020년 4월에 진행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발생한 폐현수막 중 재활용되는 것은 25%에 불과하였으며 나머지는 모두 매립∙소각되었다. 현수막의 주성분은 ‘폴리에스터’로 매립해도 거의 썩지 않으며 소각 시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각되지 않는 폐현수막은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폐 현수막도 수요가 많지 않아 다른 모양의 쓰레기가 되는 상황이다.
[자료 3. 버려진 선거 공보물]
출처: 강원도민일보
대부분의 선거 공보물은 재활용이 어려운 코팅지로 만들어져 결국 소각되어 환경 오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소각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312t에 달하며 이는 30년 된 소나무 80만 3522그루가 1년 이내에 흡수해야 하는 양에 해당한다. 또한, 소각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은 대기오염을 심화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선거
2018년 공직선거법은 현수막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개정되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속에서 이는 세계적 흐름을 역행하는 개정안임이 분명하다. 선거철마다 막대한 양의 현수막과 선거공보물이 폐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선거공보물을 온라인 공보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95%에 달하는 IT 강국이다. QR코드를 활용하여 통합된 공보물을 발송할 경우, 인쇄되어 무분별하게 배포되는 공보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류 공보물보다 더 높은 전달력을 지닐 수 있다.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QR 공보물을 발송할 경우, 알 권리가 침해될 수 있으므로 QR 공보물을 신청한 유권자들에 한해 운영한다면 버려지는 공보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IT 기기 사용이 어려운 유권자에게 제공되는 선거공보물을 제작할 때에는 에코 폰트를 사용해 잉크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종이(재생지, 중질지, 비 표백지)를 사용하며 콩기름 인쇄를 적용한다면 공보물 인쇄에서 낭비되는 자원을 줄일 수 있다.
선거에 사용되는 폐 현수막은 건축 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19일 롯데홈쇼핑, 한국환경공단, 서울시교육청과 ‘자원순환 및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폐 현수막 및 폐의류를 건축 자재로 활용한 남산도서관 친환경공간 조성사업에 협력한다.
[자료 4. 서울특별시 자원순환 및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
출처: 국민일보
서울시는 지자체 연계를 통해 폐 현수막 수거 운반을 지원하며 롯데홈쇼핑은 폐 현수막을 활용해 남산도서관 친환경 공간을 조성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재활용 제품을 이용한 환경 교육을 지원하고 한국환경공단은 지역사회 연계망 구축 협조 및 홍보물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선거에 사용된 폐 현수막이 재활용될 수 있도록 원룸촌 재활용 정거장 사업에 활용할 마대 제작비용을 지원하고 폐현수막을 수거, 분리, 운반할 수 있는 자치구를 발굴해 남산도서관 친환경공간 조성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후보가 발송하는 회보에 친환경 재질의 종이를 사용했을 경우에만 선거 비용을 보전해준다고 선거법에 명시하여 선거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에서는 선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수막이나 벽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길거리의 현수막보다 미디어를 활용해 선거 활동을 하면서 선거로 인한 환경 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선거 운동 방법에서 벗어나 좀 더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선거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다가오는 국회의원 총 선거에서는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한 선거 운동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친환경 선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기후대선 시즌2] 한국도 기후대선이 될 수 있을까?", 20기 윤진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73
참고문헌
[선거 기간의 현수막과 홍보물, 얼마나 될까?]
1) 연합뉴스, 네이버 포스트, “[톺뉴스] 대선 끝! 선거 홍보물 쓰레기 얼마나 될까?”, 2022.03.10,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416054&memberNo=5246326&vType=VERTICAL
[선거 기간 후 쓰레기로 전락하는 홍보물]
1) 정종훈 기자, “오늘 지나면 ‘애물단지’ 쏟아진다… 4210억원 대선의 두얼굴”, 중앙일보, 2022.03.0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4037#home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선거]
1) 서울특별시 환경정책과 환경정책팀, 서울특별시 공식 홈페이지, “서울시와 함께, 친환경 선거를 만들어요!”, 2022.05.30, https://news.seoul.go.kr/env/archives/518958
2) 희망 제작소, “[도전, 사회창안!] 선거가 남긴 ‘쓰레기’ 어떻게 처리할까”, 2012.04.04. https://www.makehope.org/%EB%8F%84%EC%A0%84-%EC%82%AC%ED%9A%8C%EC%B0%BD%EC%95%88-%EC%84%A0%EA%B1%B0%EC%B2%A0-%EB%B0%9C%EC%83%9D%ED%95%98%EB%8A%94-%EB%8C%80%EB%9F%89-%EC%93%B0%EB%A0%88%EA%B8%B0-%EC%96%B4%EB%96%BB%EA%B2%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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