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장 전력, 이제는 직접 생산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정형인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의 최근 동향]
[자료 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출처 : 조선일보
최근 많은 에너지 다소비 대기업들이 자가 발전소 혹은 열병합발전소를 설립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액화 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이 있다. 울산 공장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공급받는 전력량의 70% 이상을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며, 지난 3일 울산 북구 주민을 대상으로 ‘울산 공장 열병합발전소 건설 사업’ 설명회까지 개최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고도 지난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도 LNG 발전소가 운전에 들어갔으며, SK 하이닉스도 올해 말과 2024년에는 이천과 청주에서 585MW급 발전기를 가동하기 시작한다. 더 자가 중·대형 발전소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제철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기업들이 자가 발전소를 설립하게 된 배경과 그에 따른 장단점은 무엇일까.
[자가 발전소 설립 배경]
첫 번째 배경은 바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4시가 가동하는 반도체 공장은 잠깐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겨도 생산 중이던 제품을 폐기해야 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중요하다는 소리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매년 전력 수요가 늘어남에도 설비용량 확대가 쉽지 않으며, 특히 수도권이나 울산과 같이 대규모 전기 수요가 많은 곳은 추가로 송·배전망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이 공장 내에 발전소를 지어 정전 위험을 최소화하는 흐름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배경은 ‘전력 판매 시장 개방 움직임’이다. 인수위 경제 2분과는 지난 28일 발표한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과 5대 중점 과제’에서 에너지 시장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했다. 즉, 한전의 전력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해 전기 판매에서 한전의 독점 구조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 내용은 우선 새 정부 출범 후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를 확대하여 기업들을 육성해 다양한 수요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PPA는 기업이나 가정이 재생에너지 공급 사업자와 계약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 제도의 허용 범위가 확대되면 전기 판매 시장에 민간 영역이 확대되며 자연스럽게 한전의 독점 구조가 깨지게 된다.
[자가 발전소 설립의 장단점]
대기업들의 자가 발전소 설립에 따른 장점은 다음과 같다.
[자료 2. 늘어나는 공장 내 발전소]
출처 : 조선일보
첫째는 LNG 발전소가 가지는 이점이다. 기업들이 자가 발전소로 주로 짓고 있는 LNG 발전은 석탄 발전보다 미세 먼지 및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차이 나는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석탄이나 원자력 발전과는 달리 온배수를 해양으로 거의 배출하지 않고, 건설 기간도 절반 이하여서 전력 수급 안정화에 효과적인 것이다.
둘째는 ‘전력 서비스의 다양화’이다. 전력 판매 시장이 개방된다면 전력 소비자들에게는 더 다양하고 좋은 옵션으로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 선택권의 확대가 이루어진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전원을 위해서도 전력 판매 시장이 개방되면 전기요금에 정치가 개입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소매 경쟁 지역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전기요금이 주택용 5.2%, 일반용 14.5%, 산업용 5.3% 등 전체적으로 4.5% 정도 요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에 이를 한국에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자가 발전소 설립에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기업의 전력시장 담합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전력 판매 시장 관련 논의가 이루어질 때마다 한전 노조 측은 “전력산업은 경쟁으로 인한 효율 향상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이윤추구가 목적인 민간사업자들이 전력시장에서 담합하여 요금을 폭등시킬 수 있다.”라며 강한 반대 뜻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전력 판매 시장을 개방했던 영국이 오히려 전기요금이 크게 인상되며 에너지 빈곤층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보아 무조건 미국과 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자료 3. RE100]
출처 : 국민일보
다음은 LNG 발전소를 짓는 게 ‘RE100’에 역행하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점이다. RE100이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 또는 자가 재생산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국내에서도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점은 LNG는 액화 천연가스로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저장과 운송을 위해 액화시킨 것으로 어쨌든 화석연료라는 점이다. 최근에서야 자가 발전소로 LNG 발전소를 설립해 가동하는 움직임이 오히려 완전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하는 흐름을 늦추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결론]
지금까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의 발전소 설립에 대한 배경, 장단점을 알아보았다. 만약 정말 전력 판매시장이 개방되고 기업들의 자가 발전소 설립이 활발해진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아마 우리는 전력 판매 역할로 한전만을 떠올리지 않을 것이고, 지역마다 혹은 가정마다 사용하고 있는 전력 출처가 다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변화 속에 LNG 발전소는 단순히 중간단계일 수 있고, 당장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한 것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나 ‘아직 신재생에너지로만은 살 수 없으니까.’라는 생각으로 탄소 중립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환경을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것은 영원한 우리의 숙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RE100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애플, 구글은 어떻게 RE100 기업이 되었는가?", 15기 김성중,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859
참고문헌
[에너지 다소비 대기업들의 최근 동향]
1) 박경담, " 현대차, 울산공장에 'LNG발전소'짓는다... 전력 72% 자체 생산", 한국일보, 2022.05.08,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50819530005939
2) 류정, "현대차 울산에 LNG 발전소 건설한다... 목적은", 조선일보, 2022.05.09, https://www.chosun.com/economy/auto/2022/05/09/DC74X7HL7JFHFCKSLQWL3RA7EU/
3) 김진구, "전기 직접 만들어서 쓰겠다"… 공장 '자체 발전소' 등장, SBS 뉴스, 2022.05.17,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53553&plink=LINK&cooper=YOUTUBE&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자가 발전소 설립 배경]
1) 조재희, "우리 공장 전력, 아예 우리가 생산하겠소", 조선일보, 2022.05.12,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2/05/12/NTRSNQAJTVFXDN333UWSWN4WS4/
2) 김부미, "전력 판매시장 개방 움직임에 논란 확산", 전기신문, 2022.04.29,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977
[자가 발전소 설립의 장단점]
1)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조선일보 오피니언 [발언대], "LNG 발전의 장점 적극 활용하자", 2021.03.04, https://www.chosun.com/opinion/podium/2021/03/04/46JAB67S3JHCLNZ4O5JWWXL7BM/
2) 2050 탄소중립위원회, [탄소중립 용어사전] RE100이란?, 2022.03.02, https://www.korea.kr/news/visualNewsView.do?newsId=148899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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