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술-산업-정책

실효성 없는 ESG, 대책이 필요하다

by R.E.F 21기 이태환 2022. 6. 27.

실효성 없는 ESG, 대책이 필요하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수정, 21기 이태환

 

서론

ESG와 지속가능성은 이제 대중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투자자와 같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기업을 소비할 때 ESG를 중요한 지표로 보게 되었다. 2021년 5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 구매에 영향이 있다고 전체의 63%가 응답했다. 동시에 ‘ESG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70.3%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시장에서 ESG 경영에 의한 투자 유치, 매출 상승이 이루어 지고 있다.

이처럼 의도대로 운영되는 ESG 평가가 사회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자명하다.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계속된다면 탄소 중립을 비롯한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받으며 공공의 이익이 선순환될 것이다.

하지만 2021년, 세 분기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한 기업이 ESG 통합 등급에서 ‘A’를 받으면서 ESG 평가의 신뢰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논란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ESG 평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ESG 평가란 무엇인가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이다. 이는 본래 이윤 추구 중심의 기업 경영에서 환경과 사회를 고려하는 경영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최근 들어 투자의 수단 및 기업 이미지 평가를 위해 ESG 평가를 진행하는 기관이 많이 생기고 있다. 여러 ESG 평가 기관들 중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KCGS)의 평가 기준을 예로 들어 ESG 평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평가 대상으로는 전년도 코스피 상장 기업 전체,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 중 일부, 기관투자자 등 외부에서 평가를 요청한 기업이 해당한다. 매년 900여 개의 한국거래소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평가 항목은 ▶환경(환경경영,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 ▶사회(근로자, 협력사 및 경쟁사, 소비자, 지역 사회) ▶지배구조(주주 권리보호, 이사회, 감사기구, 정보공개)로 구분된다. 기관에 따라 100점 만점의 점수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KCGS의 경우 ‘A+, A, B+, B, C 이하’ 총 5개 세부 등급으로 구분하여 4개의 평가등급(ESG 통합등급과 환경경영 등급, 사회책임경영 등급, 지배구조 등급)을 부여한다.

[자료 1.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 문항 구성]

출처 :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는 정말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

모든 ESG 평가가 정확하고 합리적으로 일어난다면 앞서 설명한 이상적인 사회는 결코 머지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ESG의 부정적인 실상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① 일관성의 부재

ESG가 핵심 투자 기준으로 부상함에 따라 우후죽순처럼 ESG 평가기관이 생겨나고 있다. 평가기관이 다양해진다면 경쟁을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기관만 살아남으니 평가의 질이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기관마다 기준과 등급 산출 방식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2020년 국내 식품기업 오뚜기에 대한 평가가 그 예시이다. 오뚜기는 두 글로벌 투자 정보 제공 기관으로부터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는 사회(S) 부문에서 최고인 A등급을 부여했지만 톰슨로이터는 가장 낮은 등급인 C-를 부여한 것이다. 이처럼 획일화되지 않은 평가 기준은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평가 자체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② ESG 효과성에 대한 의문

또한 ESG가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환경과 사회를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 역시 존재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기업의 그린 워싱이다. 그린 워싱이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한 예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식적으로 시중 펀드 상품의 대부분에서 그린 워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실제 조사 결과 몇몇 ESG 펀드 운용사들은 ESG 프레임워크 준수, 대리투표, 부정 심사 등 관련된 정책을 어긴 것이 적발됐다. ESG가 맹목적으로 좋다는 인식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것이다.

③ 평가업체와 평가 대상의 유착 관계 가능성

소비자들이 기업의 ESG 경영을 고려함에 따라 기업은 당연히 높은 평가등급을 받고자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평가기관과 기업의 유착 관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현재 평가 기준에 대한 명확한 공시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유착 관계가 한 번 시작된다면 ESG 경영은 끊을 수 없는 부정적인 연쇄 반응을 겪게 될 것이다. 유착 관계에 대한 보도가 한 번이라도 이루어진다면 대중의 ESG 평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고, 이는 곧 환경에 대한 관심도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

 

ESG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제시할 수 있는 해결책은 바로 “정보공개 방안”이다. ESG 평가는 주로 기업이 공시한 정보나 발간한 자료 또는 그 외 언론 보도자료 등을 포함한 공개 자료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업이 정보를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정보공개만으로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어려운 실상이다. 제도적으로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고 할 수 없을뿐더러 정보공개가 투자에 영향을 미쳐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보 공시기준 및 규범 체계 마련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해결책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공통의 ESG 공시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첫 번째는 바로 ‘녹색 혹은 지속가능성에 관한 공공적 분류체계 마련’이다. 앞에서 ESG 평가기관이 다양해짐에 따라 평가 결과가 기관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문제가 있었다. 평가기관 간에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달라지는 문제였다. 이에 대해 ESG 평가기관별로 차별적인 목적과 특성을 감안해 평가 결과의 다양성은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객관성 확보를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ESG 평가체계에 대한 획일적 규율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ESG 공시체계를 마련하여 공통적으로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실질적인 환경적 성과 도출 유도를 위한 질서 확립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ESG 정보공개 및 평가 과정에서의 리스크 관리 여부와 관리 수준 반영’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우수한 ESG 평가점수를 받았지만 2019년, 2020년 모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ESG 평가 요소에 환경관리 계획만이 반영되고, 실제 배출량 저감 수치 등의 성과는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함께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ESG 활동을 통해 실제 환경적 성과를 도출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질서 확립이 필요하다.

이해당사자의 역량 함양을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ESG에 대한 이해 향상과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이해당사자의 역량 함양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ESG가 기존의 CRS와 같은 이미지 제고나 평판 유지를 위한 추가적인 요구사항이라는 이해가 지배적이다.

[자료 2. ESG 설문 결과 ]

출처 : 류승민, "ESG는 환경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민주노동연구원, 2021.08

그러나 지금처럼 ESG 관련 정보가 해당 기업의 자발적 공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평가기관의 정보 수집·확보 역량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성이 유발되며 신뢰도 저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글로벌 평가기관의 경우 국내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국내기업은 상대적으로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외 평가기관으로부터 우수한 평가 결과를 받은 국내외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지난 몇 년간 ESG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ESG에 대한 공시체계를 마련이 된다면 기업에서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된 주요 정보를 충분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 등을 통해 유도해야 한다.

 

결론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과 달리 환경 및 사회적 가치가 이윤 창출 가능성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금융 투자와 기업 경영의 자발적인 변화를 유도한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ESG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등 이를 의식한 경제활동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ESG는 관련 이해관계자들에게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관련 개념이 정확히 확립되어 있지 않고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국내·외로 알려진 ESG 평가지표는 약 600여 개에 이르지만, 평가기관과 기준이 난립함으로써 같은 기업이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ESG의 평가가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ESG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을 평가할 수 있는 소비자의 역량 또한 중요하다. 더욱 실효적인 ESG 경영을 위해 대중들은 맹목적인 신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기업의 경영을 바라보고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SG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우리는 그린마케팅과 그린워싱, 어느 중간쯤", 작성자 (21기 오화종),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54

2. "너무 쿨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체", 작성자 (20기 이주선, 20기 황지영, 21기 곽서영, 21기 홍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53


참고문헌

[서론]

1) 대한상공회의소, "ESG 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2021.05.30, http://www.korcham.net/nCham/Service/Economy/appl/KcciReportDetail.asp?SEQ_NO_C010=20120933852&CHAM_CD=B001 

[ESG 평가란 무엇인가]

1) 이정기, 이재혁, "지속가능경영 연구의 현황 및 발전방향 : ESG 평가지표를 중심으로", 전략경영연구, p65-92, 2020.

2) KCG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안내”, p4, 2022.

[ESG는 정말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

1) 류승민, “ESG는 환경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민주노동연구원, 2021.08.

2) 박지영 기자, "SEC "시중 ESG펀드 대부분 그린워싱 중"", 임팩트온, 2021.04.13,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1596 

[실질적인 환경적 성과 도출 유도를 위한 질서 확립이 필요하다]

1) 강지원, "ESG 현황 및 주요 입법정책과제", 국회입법 조사처, 2021.09.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