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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세계가 놀랄 K - ‘ESS 종합안전평가센터’의 진짜 목적

by R.E.F. 23기 강민수 2023. 5. 29.

세계가 놀랄 K - ‘ESS 종합안전평가센터’의 진짜 목적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강민수

 

[자료1. ESS 종합안전 평가센터 조감도]

출처: 에너지신문

세계 최초 ESS 종합안전 평가센터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종합적인 안전성을 검증하는 평가센터가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 들어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전북 완주군에서 '신재생 연계 ESS 안전성 평가센터 구축사업'으로 추진 중인 'ESS 안전성 평가센터'의 기공식을 가졌다. ESS 안전성 평가센터는 2022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4년 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국비 266억 원, 지방비 100억 원, 기타 105억 원 등 총 47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간 배터리, 전력변환장치 등 개별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관은 있었으나 ESS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어 화재 원인 규명, ESS 안전 확보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산업부는 세계 최초로 ESS 종합 안전성 평가센터를 구축 및 ESS 화재 예방을 위한 6대 안전기준 마련, 국내 안전기준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산업부는 새로운 안전관리체계 마련을 위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정부-배터리 기업 간 ESS 안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정부, 기업, 공공기관 간의 안전대책, 제도개선 등을 위한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으로 2036년까지 24.5GW 규모로 확대되는 ESS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SS 배터리 화재사고, 원인 파악은 오리무중

[자료2. 2020년 5월 전남 해남 ESS 화재사고 현장]

출처: Digital Today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ESS 배터리는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화재 발생 시 폭발성이 높고 쉽게 진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ESS 화재는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 ESS 안전대책 강화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5개 제조사의 배터리에서 총 39건의 ESS 화재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2018년에 16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가장 많았고 이후로 △2019년 11건 △2020년과 2021년 각 2건으로 줄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총 8건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다시 ESS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021년 전기안전공사는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원인 조사단을 꾸려 2020년과 2021년 발생한 4건의 ESS 사고를 조사했다. 조사단은  4곳 모두 '배터리 내부이상에 의한 화재'가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배터리 내부의 셀 전압이 미세 변동한 후 급격한 전압변동과 내부온도가 과하게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규명하지 않아, 배터리 이상현상이 제조사 측의 공정 결함 때문인지, ESS 운영사의 운영지침 문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해당 배터리를 제조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당시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조사 결과에 동의하며 전극공정 문제에 기인한 잠재 화재위험 요인을 조사단에 공개했고, 자발적으로 해당 배터리를 전수교체했다. 하지만 삼성SDI 측은 전남 해남 화재와 관련해 명확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저전압셀이 발생하기 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배터리 열화현상이며 회사의 귀책사유가 불명확함을 주장했다.

작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울산공장에서 처음 ESS 배터리 화재를 겪은 SK온 관계자 역시, "배터리 안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ESS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어 공정 상의 대응방안을 수립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 상황이다.

 

커져가는 글로벌 ESS 시장과 정부의 노력

[자료3. 글로벌 ESS 시장 규모]

출처: 파이낸셜뉴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ESS 산업 안정화가 중요하다.  ESS는 무관성 전원, 간헐적인 출력 특성을 갖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다. ESS는 갈수록 복잡하고 거대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전력 계통의 불안정성을 전력의 충·방전 형태로 보상하여, 주파수가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ESS는 확대된 신재생에너지로 얻은 잉여전력을 수용하기 좋은 수단이 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ESS 산업의 규모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매체에 따르면, ESS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130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8조원)에 이를 전망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해 302GWh가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ESS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55억 달러(한화 7조 8,897억 원)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유럽 역시 경쟁적으로 ESS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이 중 독일은 2050년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 중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전력 계통의 분산화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하 이전용 ESS를 10GW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ESS를 도입하고 있다.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2050년 누적 설비용량은 2019년 1.4GW 대비 약 160배 증가한 222GW에 이를 전망이다. 누적 설비용량 기준 2021년과 2026년 한국과 미국을 넘어서며 세계에서 가장 큰 부하 이전 ESS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의 2050년 누적 설비용량 전망은 69GW로, 재생에너지 보급과 함께 ESS 보급이 3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 내 자연재해 대응과 전기요금 절감에 BTM-ESS 보급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료4. 국내 ESS 시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사항 조사]

출처: 인더스트리뉴스

한국의 상황은 아직 어둡다. 화재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내 ESS 산업은 수주 실적이 전무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2년 ESS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수주가 거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사업 전망도 어두운 실정”이라며, “2018년 ESS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조차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쇄하는 등 사실상 ESS 사업 포기 사태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ESS 안전 강화 대책 기준을 강화하여 국내 시장 회복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산업부는 ‘ESS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배터리  충전율을 제한하는 기존 안전기준을 보증 수명 기준으로 바꿨다. 사용자가 보증 수명 용량 이내에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열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또한 보호장치 안전기준 개정, 감압 배출 시설 설치, 자체 소화설비 설치 및 주기적 점검 의무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산업부 측은 “그동안 화재조사 과정에서 안전 확보가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배터리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미비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ESS 종합안전 평가센터의 성공을 기대하며

ESS 산업 육성을 위해서라도 ESS 배터리 안전성 강화는 필수적이다. 리튬 배터리 같은 경우에는 일단 화재가 나면 물질 특성상 진화 자체가 어렵기에, 충격이나 침수에 대비한 화재 예방 설비의 확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SS 종합안전 평가센터가 이에 대한 해결책과 대응방안을 찾을 것을 기대한다. 또한 산업부가 새롭게 제시한 △공통모드전압 △배터리 내부저항 △ESS 계통 절연저항 △모듈 퓨즈 △충전율 △온·습도 등의 6대 안전기준은 배터리 공정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조가 국내 시장 확대 및 기술 경쟁력 제고를 가져올 수 있길 바란다.


ESS 화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ESS 화재 멈춰! 정부의 표적 수사 논란과 배터리 제조사의 대응책은?", 19기 이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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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세계 최초 ESS 종합안전평가센터]

1) 권준범, "완주에 세계 최초 'ESS 종합안전 평가센터' 들어선다", 에너지신문, 23.05.04,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589

2) 김연균, "471억 규모 ESS 안전성 평가센터 구축", 정보통신신문, 23.05.08, https://www.koi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621

[ESS 배터리 화재사고, 원인 파악은 오리무중]

1) 고성현, "'ESS 화재 3차 조사' 결과…LG엔솔은 동의, 삼성SDI는 '원인 규명 안돼'", 한국스포츠경제, 22.05.03,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3994

2) 박수연, "최근 5년간 ESS배터리 화재 39건...'안전성 확보 우선돼야'", 한스경제, 23.02.23,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5328

[배터리 시장을 잡기 위한 정부의 노력]

1) 권선형,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 VS 암흑기 국내 시장, ESS 산업의 향방은?", 인더스트리 뉴스, 22.10.28,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568

2) 정한교, "[2022 태양광 ESS 시장전망] 2022년 국내 ESS 산업,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화에 ‘장미빛’ 전망", 인더스트리 뉴스, 22.01.15,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857

3) 조현숙, "연이은 ESS 화재 “배터리 이상 때문” 산업부 안전기준 강화", 중앙일보, 22.05.0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8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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