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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간척에서 역간척으로..

by R.E.F.22기 오상은 2023. 6. 27.

간척에서 역간척으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오상은

 

간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간척은 얕은 바다를 육지로 활용하기 위해 인공제방을 쌓고 해수를 퍼내며 일부분을 인공호수로 만들어 땅을 고르는 작업을 말한다. 간척지는 본래 바다 또는 하천이었으나 육지로 변경시킨 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간척 사업으로는 새만금 간척 사업이 있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대한민국 전라북도의 군산시 비응도동부터 고군산군도의 신시도를 거쳐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까지 총 33km 에 이르는 새만금 방조제를 건설하고 총 409㎢ 면적의 간척지를 조성하여, 글로벌 자유무역 중심지로 개발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현재 새만금 기본계획(MP)에 따라 용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새만금 사업 시행 당시 여러 환경단체는 개발로 인해 방대한 영역의 갯벌과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것을 우려했었다. 당시 새만금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근거에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 파괴, 생물종 보존 문제, 수질 관리 문제가 있었다.  새만금 사업으로 바다 물길이 막히면서 갯벌이 썩기 시작했고, 고기가 잡히지 않아 어민의 생존이 위협당해 주민들이 바다 일을 포기하고 마을을 떠났다. 또한 한반도 전체 갯벌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새만금 갯벌에는 미세한 플랑크톤에서부터 각종 조개류, 게 등의 저서생물이 살아가고 있는데 갯벌이 없어지면,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가는 터전이 없어져, 생태계 먹이사슬이 끊어진다. 이에 따라 어족 자원이 줄어들어 서해의 황금어장이 궤멸할 위험이 제기됐다. 이렇게 간척사업은 환경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 

[자료 1. 새만금 내측 물고기 떼죽음]

출처 : 부안독립신문

간척에서 역간척 사업으로..

최근 간척사업에서 역간척 사업을 시행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역간척이란 무엇일까? 단어 그대로 간척사업으로 생긴 제방이나 육지화한 땅을 허물어 간척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일을 말하는데 갯벌의 생태적·경제적 가치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시작되었다. 다른 말로 하면, 역간척은 이미 간척한 땅을 원상태로 복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역간척의 핵심은 간척한 땅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간척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와 덴마크와 같이 한국도 간척사업으로 국토를 확장한 대표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간척 사업을 금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2000년 이후에도 한국은 지속적으로 대규모 간척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 새만금 간척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간척 사업 반대 및 갯벌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역간척

네덜란드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간척 사업으로 국토를 확장한 대표적인 나라이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가 해수면보다 낮아 역사적으로 간척기술이 발달했다. 이러한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가 간척을 포기하고, 역간척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네덜란드는 1960년도부터 대규모 방조제로 바다를 막는 '델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델타 프로젝트에 의해 1961년 처음으로 건설된 휘어스호와 잔트크리크 댐은 42년 만인 2004년 해수유통이 실시됐다. 이는 폐쇄형 하굿둑을 해수유통한 첫 번째 사례라고 한다. 휘어스호의 해수유통으로 획기적으로 수질이 개선되면서 델타 프로젝트에 의해 건설된 방조제와 하굿둑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하는 계기가 됐다. 해수 범람을 막기 위해 바다 위에 방조제를 쌓았지만 수질 오염 등이 심각해지자, 다시 방조제를 열고 간척지를 습지로 복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는 해수유통 뿐 아니라 역간척도 동시에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역간척 사업으로는 웨스트겔트 만의 브레스켄스 지역에 일부 제방을 헐어 농경지를 습지로 복원하는 'Waterdunen Project'가 있다. 이 사업은 간척지를 염분농도가 높아 경작에 적합하지 않은 땅을 농지로 활용하는 것보다  다시 습지나 갯벌로 복원해서 철해 도래지 등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이 더 큰 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자료 2. Waterdunen in 2017]

출처 : DELTA EXPERTISE

우리나라 역간척 사업

우리나라의 갯벌은 탄소흡수원으로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수준으로, 생태적 가치가 뛰어나다.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고, 연간 약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또한 1997년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는 갯벌의 편익은 간척 농지의 100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해양수산부가 2012년 실시한 해수부 2단계 연안습지 기초조사에서 우리나라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1㎢ 당 6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갯벌은 과거 개발로 인해 간척함에 따라 많이 사라졌다. 충남 서해 천수만에는 서산 간척지구 공사를 위해 바다를 막는 방조제가 건설되면서 해수의 흐름이 약 40년의 오랜 기간 동안 단절되면서 연안 생태계가 점차 악화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충청남도는 네덜란드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해 천수만 부남호의 연안 생태계 복원과 수질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2013년부터 역간척의 개념을 정립하고 여건에 적합한 사업들을 발굴해오고 있다.

 

[자료 3. 부남호 역간척 사업 추진]

출처 : The JoongAng

부남호 역간척은 해수 유통 터널을 설치해 부남호와 천수만 간 해수 유통으로 수질 개선을 추진함과 동시에 조석 차를 이용해 부남호 안쪽에 갯벌을 자연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목표다. 부남호 내부 퇴적물은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어 천수만으로 과다하게 유입되면 수질 악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반면 적당량이 유입되면 어족자원의 먹이원이 되어 연안 생태계 먹이 사슬을 공고히 하고 생태 건강성 회복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해수의 흐름이 단절됨에 따라 갯벌환경과 수산생물 생육조건이 악화됐다. 하지만 제방을 철거하고 해수 유통이 가능한 교량으로 다시 설치한 이후 갯벌 퇴적환경이 개선되고 유역에서 유기물이 공급돼 고품질의 바지락이 대량 생산됨에 따라 해수 유통의 효과를 실증하고 있다.

충청남도는 부남호 역간척을 통해 생태 복원과 함께 주변 농지에 농업용수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담수역을 별도로 조성하고 주변 차수 제방을 보강해 어업과 농업 영위 기반을 복원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충청남도는 부남호 역간척 사업이 좋은 효과를 거두는 경우 다른 간척지에 대해서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충청남도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의뢰해 2020년 7월 31일부터 1년간 진행된 '부남호 역간척에 따른 해양환경 영향분석 및 대응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현재 부남호는 30년 이상 누적된 오염으로 인해 저층수는 화학적 산소요구량 (COD)이 약 200mg/L로, 심하게 오염된 상태였다. 이는 전체 부남호 총 저수량의 1/4 수준인 2500만 톤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기존 배수갑문을 이용해 천수만 해수를 부남호로 유입시켜 단계적 정화계획을 설정했다. 부남호 저층수를 1일 5만 톤 유출시킬 경우, 천수만 최내측에 영향이 없고 빠르게 희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기존 배수갑문을 이용해 공사기간 중 부남호 내측과 천수만 해수를 교환한다면 부남호 저수층의 수질을 약 50~60%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 4. 부남호 제방]

출처 : 충청투데이 

간척지에서의 환경복구 사업 방향

역간척의 중요성은 정부에서도 인정해 해양수산부 제 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2021~2025년)에 반영된 상황이다. 역간척을 통한 갯벌과 기수역 복원, 그리고 블루카본의 확보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국가 연안 정책 추진 방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간척 사업"과 같이 경제 발전을 위해 개발 위주의 정책이 추진되었다면, 이제는 "역간척 사업"과 같이 생태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간척 사업에는 어려움도 존재한다. 일부 간척지에서는 어민을 중심으로 방조제를 없애고 간척지를 갯벌로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간척지를 농지로 활용해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 중 상당수는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역간척 사업의 국내 첫 대상지로 관심을 끌었던 전남 진도 소포리 간척지 복원 사업은 주민 반대와 토지 보상비 등의  문제로 무산된 바가 있다. 또한 과거부터 간척 사업을 이끌어온 한국농어촌공사와 정부 기관 등과 협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더불어 역간척 사업과 관련해 협의해야 하는 정부부처만 10여개나 되고 60여개 관련 법률도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생태 복원 방안으로 큰 의미가 있는 역간척 사업은 진행되어야 한다. 잃어버린 수산자원의 서식처이자 탄소 흡수원인 갯벌을 되찾는 역간척은 연안 정책의 선도모델이자 시대적 과제이다. 역간척으로 사라진 갯벌을 되찾아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공간이 전국 방방곡곡에 조성되길 기대해본다.

 


블루카본, 새만금, 오염복원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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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간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1) "간척", 위키백과, 2023.05.29, https://namu.wiki/w/%EA%B0%84%EC%B2%99

2) "새만금 간척 사업", 위키백과, 2023.05.24, https://ko.wikipedia.org/wiki/%EC%83%88%EB%A7%8C%EA%B8%88_%EA%B0%84%EC%B2%99_%EC%82%AC%EC%97%85

[간척에서 역간척 사업으로..]

1) "역간척",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26025&cid=40942&categoryId=32342

[네덜란드의 역간척]

1) 정명진 기자, "<기획> 방조제로 닫힌 하구, 역간척 가능한가<9>/ 네덜란드 역간척 현황", 홍성신문·내포타임즈, 2014.06.19, http://www.h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119#:~:text='%EA%B0%84%EC%B2%99%EC%9D%98%20%EB%82%98%EB%9D%BC'%20%EB%84%A4%EB%8D%9C%EB%9E%80%EB%93%9C%EA%B0%80,%ED%95%98%EB%A9%B4%EC%84%9C%20%EA%B2%BD%EC%A0%9C%EC%A0%81%20%EA%B0%80%EC%B9%98%EA%B0%80%20%EB%86%92%EC%95%84%EC%A1%8C%EB%8B%A4.

2) 윤종자, 충남연구원 홈페이지, "(해외출장보고서) 연안하구복원 선진지 견학 해외출장 결과보고(네덜란드, 독일)", https://www.cni.re.kr/main/search/view.do?mid=109&docId=1019E1025

[우리나라 역간척 사업]

1) 윤희열 선임기자, "이제는 갯벌의 시대...역간척으로 '사라진 갯벌' 살려낸다", 경향신문, 2021.07.29, https://www.khan.co.kr/print.html?art_id=202107291544001

2) 이성남 충청남도 해양수산국 해양정책과 해양생태복원팀장, 한국수산경제, "미래 수산업의 희망을 찾다 - 사라진 갯벌 살려내는 역간척 사업 필요성", 2022.01.03, http://www.fisheco.com/news/articleView.html?idxno=78231

3) 김갑수 기자, "수질개선, 수산물 증대..."부남호 역간척 효과 확인"", 굿모닝충청, 2022.08.21, http://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274730#:~:text=%EB%B6%80%EB%82%A8%ED%98%B8%20%EC%A0%80%EC%B8%B5%EC%88%98%EB%A5%BC%201%EC%9D%BC,%EC%88%98%20%EC%9E%88%EC%9D%84%20%EA%B2%83%EC%9C%BC%EB%A1%9C%20%EB%B6%84%EC%84%9D%EB%90%90%EB%8B%A4.

[간척지에서의 환경복구를 위해서는..]

1) 권순재 기자, "'역간척 사업'을 아시나요", 경향신문, 2014.09.30, https://www.khan.co.kr/local/Chungnam/article/201409302151085

2) 이성남 충청남도 해양수산국 해양정책과 해양생태복원팀장, 한국수산경제, "미래 수산업의 희망을 찾다 - 사라진 갯벌 살려내는 역간척 사업 필요성", 2022.01.03, http://www.fisheco.com/news/articleView.html?idxno=78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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