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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취재] 지하철만 타면 답답한 이유

by R.E.F 23기 김경훈 2023. 7. 30.

[취재] 지하철만 타면 답답한 이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코로나19 종식 이후 증가한 통행량

2023년 5월, 드디어 약 4년간의 길고 긴 코로나19가 종식되었다. 새 학기를 맞이한 대학교에서는 전면 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대중교통 이용량도 증가했다. 우리는 이것을 출근, 통학길에 '지옥철'에 탑승하며 몸소 느끼고 있다.

[자료 1. 인천 부평 內 일반인의 도시철도 목적 통행량]

출처 : 교통카드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

인천광역시 부평구의 2021~2023년, 3년간 1월부터 5월의 도시철도 목적 통행량을 보면,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1년과 2022년보다 2023년 들어서 각각 14%, 36%의 도시철도 통행량이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자료 2. 목적 통행량]

출처 : 교통카드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

여기서 목적 통행량이란 최초 승차에서 최종 하차까지 대중교통 이용을 1회로 보는 이용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갈산역에서 승차하여 부평구청역에서 환승하고 최종적으로 상동역에서 하차했다면 목적 통행량이 1회인 것이다. 

[자료 3. 지하철 객실 승객 수와 이산화탄소 농도의 관계]

출처 : 권순박, 박덕신, 조영민 2009년 특허자료

한국철도기술연구원(권순박, 박덕신, 조영민)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도시철도 통행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지하철 객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전동차의 승객 밀집도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김포골드라인 전동차의 이산화탄소 수치는 객실 내에 사람이 많은 만큼 3,000ppm 이상으로 높았고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수치에도 김포골드라인 측은 공기 질 기준 관련법에서는 전 구간의 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하고 평균으로 따지면 기준치 이내로 관리된다는 의견이다. 시민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상황이 기준치 이내로 관리되는 ‘정상’이라는 것은 결국 기준치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과연 실내 공기 질 기준치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 것일까?

 

오전 혼잡 시간대의 재설정

[자료 4. 대중교통시설 실내공기질 권고기준]

출처 : 인천교통공사

위의 표는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이고, 우리가 타고 다니는 도시철도는 대중교통 차량에 속한다. 권고기준에 따라 도시 철도 객실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혼잡시간대(07:30~09:30, 18:00~20:00)에 2,500ppm 이하, 비 혼잡 시간대(혼잡시간대 이외 시간대)에 2,000ppm 이하로 관리되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통행량이 많은 혼잡시간대이다. 인천광역시 부평구의 2022년도 일반인의 도시철도 이용을 보면 07:00~07:59에는 3,822,639번, 08:00~08:59에는 3,491,658번 발생했고 그다음으로 09:00~09:59에는 1,697,458번 발생했다. 따라서 오전에 도시철도 이용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대는 출근 시간인 07:00~09:00로 확인된다. 통행량이 많을수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은 위에서 확인한 사실이다.

따라서 혼잡시간대를 07시와 09시 사이로 설정해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번 5월 한 달 동안 통학하면서 지하철 객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록한 결과 혼잡시간대 이외의 시간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음을 확인했다.

[자료 5. 인천1호선 열차 내부 실내 공기 질 표출 시스템으로 확인한 이산화탄소 농도]

출처 : ©23기 김경훈

지하철 객실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2년 6월부터 인천 1호선 열차 내에 설치된 실내 공기 질 표출 시스템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 6. 5월 한 달간 기록한 인천 1호선 열차 내 이산화탄소 농도]

출처 : ©23기 김경훈

통학할 때 농도를 기록했기에 오전 시간대의 기록이 많다. 농도를 기록하면서 놀랐던 점은 혼잡시간대에 속한 07시 54분에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인 191ppm이 측정됐다. 그리고 07시 49분, 55분에도 350ppm, 391ppm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리고 가장 높은 수치는 09시 19분에 3,020ppm, 그다음으로 09시 35분 2,954ppm으로 측정되었다. 09시 35분은 혼잡시간대 이외 시간으로 비 혼잡시간대이다. 

결과적으로 혼잡 시간대에 포함된 07:30~07:59분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은 시간대였다. 이것으로 통행량이 많아짐과 동시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님을 확인했다. 또한 비 혼잡 시간대에 통행량이 줄어든다고 해서 바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는 것도 아님을 확인했다.

[자료 7. 이산화탄소 농도와 승객수의 관계]

출처 : 권순박, 박덕신, 조영민 2009년 특허자료

2009년 ‘이산화탄소 농도를 이용한 지하철 객실 난방 제어 시스템 및 그 방법’이라는 제목의 특허인 권순박, 박덕신, 조영민의 자료를 보면 승객수가 많아지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그 변화가 즉시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볼 수 있다. 그래프를 보면 특히 남부터미널역에서 하차한 사람이 많은데 이산화탄소 농도는 하차한 사람에 비해 천천히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해가 남중했을 때 기온이 가장 높지 않고 1~2시간이 지났을 때 기온이 가장 높은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 이후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기존의 혼잡 시간대를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시간대를 포함하도록 다시 설정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자료 8. 기존과 새로운 오전 혼잡 시간대]

출처 : ©23기 김경훈

따라서 기존의 오전 혼잡시간대인 07:30~09:30에서 30분씩 늦춘 08:00~10:00으로 새로운 오전 혼잡시간대를 만들어 보았다.

[그림 8. 기존 혼잡 시간대의 이산화탄소 농도]

출처: ©23기 김경훈

기존의 오전 혼잡 시간대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1,206ppm이다. 혼잡 시간대 공기 질 기준치인 2,500ppm을 한 번 초과하였고 대체로 객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잘 관리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승객수가 많음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은 오전 7시대의 수치로 인해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게 나왔다. 그렇다면 새로 설정한 혼잡 시간대인 08:00~10:00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한 번 살펴보자.

[자료 9. 새로운 혼잡 시간대의 이산화탄소 농도]

출처 : ©23기 김경훈

새로운 오전 혼잡 시간대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1,735ppm이다. 자료가 많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기존 혼잡 시간대보다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치 또한 공기 질 기준치인 2,500ppm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따라서 기존의 공기 질 기준치가 낮다고 판단하여 ‘공기 질 기준의 강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중교통 차량 실내공기 질 측정 방법 변경 및 기준 강화

앞서 말했듯이 김포골드라인은 매주 쓰러지는 사람이 발생할 정도로 열차 내 밀집도가 매우 높은 노선이다. 객실 내에서 어지럼증이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이유는 객실 내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 때문이다. 

SBS 뉴스 “김포골드라인 이산화탄소 측정 결과, 이러니 실신하죠”에서 김포골드라인의 장기역과 운양역 사이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천 ppm 직후에서 승객이 가장 많은 김포공항역 도착 직전에는 3,300ppm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을 넘으면 졸리기 시작하고 3,000ppm을 넘으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항상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김포골드라인 측은 관련법이 전 구간의 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하고 평균으로 따지면 2,000ppm 초반이어서 기준치 이내로 관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결국 대중교통 차량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이 약하고 세부적으로는 평균으로 농도를 계산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자료 10. 대중교통차량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

출처 : 인천교통공사

실제로 다중이용시설의 이산화탄소 농도 기준은 1,000ppm 이하인데 대중교통 차량의 경우는 2,500ppm이므로 기준이 매우 넉넉하다. 또한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혼잡 시간대라고 해서 항상 열차에 사람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특정 역에서 많이 하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면 혼잡 시간대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또한 감소하여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기는 비교적 쉽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18년 10월 24일 국회 국토 교통위원회의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박완수 위원은 “열차 내 객실은 여러 승객이 이용하는 공간임에도 다중이용시설과 기준을 달리하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며 “KTX뿐만 아니라 일반열차에서도 차량 내 공기 질 유지 기준과 측정항목을 다중이용시설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은 강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평균치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몇 분 혹은 몇 시간 동안 일정 농도를 초과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혼잡시간대에 1시간 동안 2,000ppm 초과 시 기준 미달’이라는 새로운 조항을 만든다고 하자.

[자료 11. 가정 상황의 혼잡시간대 이산화탄소 농도]

출처 : ©23기 김경훈

위의 상황에 기존의 권고 기준을 적용한다면 '정상'에 해당한다.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2,500ppm을 넘지 않는 2,160ppm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새로운 조항을 적용한다면 08:30~09:30, 총 1시간 가량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을 초과했다. '기준 미달'인 것이다.

또한 2,000ppm~3,000ppm 수준의 이산화탄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스트레스, 신장 석회화 등으로 연계될 수 있는 잠정적인 증거를 미국 위스콘신대 마이클헌크 교수의 연구팀에서 발견했다. 따라서 기존의 혼잡 시간대 이산화탄소 권고 기준을 2,500ppm에서 2,000ppm으로 낮추고, 비 혼잡 시간대의 이산화탄소 권고 기준을 2,000ppm에서 1,500ppm으로 낮추는 것을 제안한다.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공기 질 기준 변화의 방향 제시 정리

4년간의 긴 코로나19의 종식을 맞이한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량이 증가했다. 통행량이 증가한 만큼 지하철 객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승객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김포골드라인의 경우 혼잡 시간대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열차 내 공기 질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은 기준치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공기 질 기준치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총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 오전 혼잡 시간대의 재설정이다. 5월 한 달간 오전 혼잡시간대에 통학하면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록한 결과 혼잡 시간대에 포함된 07:30~07:59 시간대보다 09:30~10:00의 수치가 더 높게 기록되었다. 이는 현재의 혼잡 시간대는 이산화탄소가 높은 시간대를 놓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래서 오전 혼잡시간대는 07:30~09:30에서 30분 늦춘 08:00~10:00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두 번째로,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공기 질 측정 방법의 변경 및 기준 강화이다.

현재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공기 질은 혼잡 시간대에 2,500ppm, 비 혼잡 시간대 2,000ppm을 넘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시간대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2,500ppm 이하이므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은 기준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몇 분이나 최대 1시간 동안 일정 농도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측정되었을 때 기준 미달이라는 새로운 공기 질 측정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혼잡 시간대는 2,500ppm에서 2,000ppm, 비 혼잡 시간대는 2,000ppm에서 1,500ppm으로 기준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공기 질 기준치를 일부러 낮춰 기준 미달인 지하철을 만들려는 방법이 아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시간대를 혼잡 시간대에 포함해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5월 한 달간 측정한 지하철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rlarudgns22/223088978426

 

지하철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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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차량 및 대기질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뚜벅이 미세먼지 주의보", 21기 김채윤, 곽서영, 22기 김혜윤,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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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로나19의 역설: 국내 대기질 변화에 대하여", 18기 이시은, 18기 이유나, 19기 김정혁, 19기 유홍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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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코로나19 종식 이후 증가한 통행량]

1) 권순박, 박덕신, 조영민,  대한민국 특허청, "이산화탄소 농도를 이용한 지하철 객실 냉방 제어 시스템 및 그 방법", 2011.03.02, KR20110019925A.pdf (storage.googleapis.com)

[대중교통차량 실내공기질 측정 방법 변경 및 기준 강화]

1) 편광현 기자, SBS뉴스 모닝와이드 2부, “김포골드라인 이산화탄소 측정 결과.. 이러니 실신하죠”, 2023.05.24,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203061

2) 정의길 기자, 한겨레, "우리의 실내 이산화탄소도 건강을 해친다", 2019.07.09,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01069.html

3) 뉴스핌, 2018.10.24, “KTX 열차내 공기질 기준치 낮고 측정항목 빈약”, 나은경 기자, https://www.newspim.com/news/view/201810240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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