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택소노미와 녹색채권, 이제 시작이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변지원
[녹색채권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녹색채권(Green Bond)은 친환경 프로젝트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특수목적 ESG 채권으로 국내에서는 2023년부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따른 녹색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K-택소노미는 환경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 제정한 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로 특정 기술이나 산업활동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2021년에 초안이 공개되었고 2023년 6월 최종 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경제 활동의 '녹색'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 사항으로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므로 그린워싱(Green Washing)을 방지하며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료 1.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
출처 : 환경부
분류체계에 따른 녹색경제활동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1) 6대 환경목표 중 하나 이상의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해야 하고(SC, Substantial contribution), 2) 심각한 환경피해가 없어야 하며(DNSH, Do No Significant Harm)), 3)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준수해야 한다(MS; Minimum Safeguards).
[자료 2. 녹색경제활동 인정 기준]
출처 : 환경책임투자
K-택소노미는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녹색 부문과 탄소중립 전환의 중간 과정으로 인정되는 전환 부문으로 구성된다. 녹색부문은 발행 자금이 6대 환경 목표인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적응, △물의 지속 가능한 보전, △순환 경제로의 전환, △오염 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해야 하고, 총 67개의 녹색경제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생산, 수소 및 암모니아 제조 등 경제활동 자체가 온실가스 감축에 상당히 기여하는 활동 위주로 포함한다. 전환 부문은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 과정으로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으로 구성되고 중소기업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 활동, 블루수소 제조, 친환경 선박 운송 등 총 7개의 경제활동으로 구성된다.
K-택소노미에서는 일부 경제활동에 대해 유럽연합(EU)에서는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국내 업계가 전반적으로 LCA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필요한 데이터베이스가 완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2024년까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운용을 위한 검증 지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2025년부터 LCA 기준을 도입하는 것을 제시했다.
[녹색채권의 현황]
2022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ESG 채권 시장의 암흑기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및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가파른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는 ESG 금융 전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고 녹색채권(-23.9%)을 비롯한 ESG 채권이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에 주요 국가에서 녹색채권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2022년 5월 유럽연합은 EU의 에너지자립을 위한 RePowerEU 계획을 발표했고, 2022년 8월 제정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은 기후 관련 활동 개선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인 3,690억 달러를 배정하고 있다. 주요국의 움직임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경제성장 전반의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3. 글로벌 ESG 채권시장 현황]
출처 : 자본시장포커스 2023-07호
국내에서도 2022년 처음으로 녹색 채권이 감소세를 보였고 2023년 1~2월 사이까지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녹색 채권의 비중이 2022년 기준 10.2%인 것으로 보아 녹색채권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자료 4. 국내 ESG 채권시장 현황]
출처 : 자본시장포커스 2023-07호
환경부는 K-택소노미 적용과 조기 안착을 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을 추진하여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을 활성화하고 민간 자본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이 사업은 11개의 공기업과 12개의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기업이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을 때 납부해야 할 이자액 일부를 정부가 정한 금리에 따라 지원(대기업·공공기관은 발행 금액 0.2%, 중소·중견기업은 0.4%, 최대 3억 원 한도)한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본 사업으로 2023년 말까지 약 3조 9천억 원 규모(예산 약 51억 원)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점차 국내 기업들도 녹색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금융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카드업계 최초로 K-택소노미 가이드에 따라 2,5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또한 이차전지 관련 기업 사이 친환경 사업 자금 확보를 위한 녹색채권 발행 열풍이 불고 있는데, 2023년 4월 포스코퓨처엠이 3,000억 원 규모의 K-택소노미에 따른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총 1조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이어 한화는 배터리 제조용 장비 생산에 사용할 2,4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SK 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10월 녹색채권 발행으로 회사채 시장 첫발을 내디뎠다.
[결론]
녹색채권 시장은 앞으로 규모가 커지고 기업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한국도 그린워싱을 예방하면서 우리나라의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내 정책, 국제동향, 기술 개발 수준 등 여러 기후환경에 대한 흐름을 고려하여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3년 주기로 보완해 나간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프로젝트 중심의 녹색채권 발행에 적용되는 것을 시작으로 녹색프로젝트 파이낸싱, 녹색여신, 녹색펀드 등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며 관련 자산 비중, 매출액 규모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제도와의 연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원활한 관리와 전략 강화 방안을 마련해 한국의 특징을 잘 반영하는 녹색분류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들이 녹색채권을 적극적으로 발행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이다.
녹색채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ESG경영과 녹색산업에 따른 국책은행의 역할", 21기 정재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65
2. "2023년 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바람 – K-택소노미와 CHPS", 21기 오화종,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87
참고문헌
[녹색채권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1) 환경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 2022.12.
2) 환경책임투자, "녹색분류체계란?", https://www.gmi.go.kr/gc/intro.do
[녹색채권 현황]
1) 남지현, "현대캐피탈, ‘K-택소노미’에 따른 녹색채권 6천억 발행", 한겨레, 2023.03.08,
https://www.hani.co.kr/arti/economy/finance/1085553.html
2) 이오주은, "한국형 녹색채권 3.9조원 발행", 칸, 2023.05.25,
http://www.kharn.kr/news/article.html?no=22281
3) 이진원, "글로벌 녹색채권 시장 부활...5월 발행액 역대 최대", ESG경제, 2023.06.13,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3875
4) 최순영,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내 ESG 채권시장의 활성화, 자본시장포커스 2023-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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