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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청바지 염료의 화려한 변신! 물 속 미세플라스틱을 잡다

by R.E.F 23기 김서정 2023. 11. 28.

청바지 염료의 화려한 변신! 물 속 미세플라스틱을 잡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서정

 

서론

[자료 1. 미세플라스틱]

출처: 비건뉴스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를 거듭해 더 작아지고, 더 치명적으로 변한다. 이를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은 길이나 지름이 5mm 이하인 플라스틱 조각을 통칭하는 용어로 모양은 구, 조각, 섬유 형태로 다양하다. 전 세계 하수시설을 통해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아진다는 것은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과 바다에 잔류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큰 플라스틱은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 의해 작게 조각날 수 있기 때문에 수백 조각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뀔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나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여러 가지 성분과 크기를 지닌다. 생활용품의 원료로 생산 당시부터 작게 만들어진 것을 뜻한다. 치약, 세안용 스크럽제, 바디워시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에 널리 사용된다.  2차 미세플라스틱이 통용적으로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이라고 볼 수 있다. 크기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로써 형태가 다양하며, 생산 당시부터 작게 만들어지는 '1차 미세플라스틱'보다 크기가 크지만, 인위적이나 자연적으로 마모되어 5mm 이하의 크기가 되는 것이다. 폐기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파도와 산소, 자외선 등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겨나기도 하고, 합성섬유로 된 옷을 세탁하다가 떨어져 나오기도 하는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숨어들어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 

[자료 2. 미세플라스틱의 순환&축적 과정]

출처: 동아일보

2023년 3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혈액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학의 생태독성학자 딕 베타악 교수팀이 건강한 성인 22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17명의 혈액 표본에서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샘플의 절반에서 음료수병으로 주요 사용되는 페트(PET)의 성분이 나왔고, 3분의 1에서 식품 포장 등에 사용되는 폴리스타이렌(PS)이, 4분의 1에서 비닐봉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이 검출됐다. 이 연구는 위, 대장 등 소화기에서 주로 검출되던 체내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에 스며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을 통해 체내에서 이동할 수 있고, 특정 장기에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침투해 단백질이나 DNA를 손상시킬 수 있고,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내분비계 균형이 깨지는 등의 부작용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물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응집하여 제거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요구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한국에서 발표되었다. 2023년 10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박사 연구팀은 가시광이 조사되는 조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응집할 수 있는 친환경 금속-유기물 골격체 기반 고형 응집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짙은 남색의 원료인 '프러시안 블루'를 이용하여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방사성 세슘을 제거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다가 미세플라스틱 용액에 프러시안 블루를 우연히 떨어뜨려 봤더니 월등히 제거 성능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연구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본론 1 

[자료 3.프러시안 블루]

출처: Indiamart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는 짙은 파란색 물감 또는 그 색을 말한다. 18세기 초에 만들어진 최초의 현대 화학 합성 색소이자, 청바지를 염색할 때 쓰는 이 염료는 구조적으로 다양한 이온을 수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방류수에서 방사성 원소인 세슘을 흡착하는 용도로 사용된 바 있다. 성분은 페로시안화 철의 수화물(다른 화합물에 결합하여 몇 개의 물 분자를 가지고 있는 화합물)이며, 페로시안화 칼륨 용액에 염화 철(Ⅲ)을 가하여 만든 금속-유기물 골격체 기반 물질이다. 프러시안 블루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균일한 면심 입방 격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상적인 구조는 FeⅢ: [FeⅡ(CN)6]4-=1:1 구조를 갖고 있다. 메탈이온은 시아노 그룹(-C≡N)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양이온을 흡착시킬 수 있는 격자 공간이 존재한다. 용해성 프러시안 블루는 격자 공간 안에 K+이온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불용해성 프러시안 블루는 물 분자를 포함하고 있다. 기본 골격인 FeⅡ-C-N-FeⅢ 결합거리는 5.1Å이며, 정육각형 구조로 결합되어 있다. 

[자료 4. 프러시안 블루의 화학적 구조]

출처: 프러시안 블루의 방사성 세슘 픕착 메커니즘 연구

 

본론 2

KIST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를 활용한 수중 방사성 물질 제거 관련 실험을 진행하던 중 가시광 조사 조건에서 프러시안 블루가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응집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의 응집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결정 구조를 조절해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개발된 소재에 가시광을 조사하면 기존 여과 기술로는 제거하기 힘들었던 약 0.15μm(150nm) 직경의 초미세플라스틱을 약 4,100배 크기로 응집해 제거가 용이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실제 실험 결과 물속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 개발된 소재는 또한 자신보다 3배 이상 많은 양의 초미세플라스틱을 응집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활용되는 철이나 알루미늄을 사용한 응집제보다 약 250배 우수한 응집 효율이다.

[자료 5. 나노플라스틱과 가시광 활성 응집 소재의 상호작용]

출처: KIST

특히 이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프러시안 블루 소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물에 녹여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고형 응집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잔여물 회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연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저에너지 공정 구현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료 6. 가시광 조사 시,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는 물에 응집소재를 첨가한 후 응집물 형성 과정]

출처: KIST

자료 6처럼, 철(III) hexacyanoferrate(FeHCF) 응집체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해,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나노입자(평균 크기 145nm)를 사용하여 실험을 진행한 결과, FeHCF 응집체가 나노입자가 포함된 수성 용액에 추가되고 가시광선에 노출되면, FeHCF@NPs가 빠르게 형성되고, 이 복합체는 20μm 기공의 필터 용지를 사용하여 쉽게 수집될 수 있었다. 

 

결론 

[자료 7. 친환경을 위하는 길]

출처: 매일경제

청바지 염료로만 사용되는 줄 알았던 프러시안 블루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의 발표를 접한 시민들은 '획기적이다.', '하루빨리 상용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언론들 또한 소식을 활발히 보도하고 있다.  KIST 최재우 박사는 “시안화염이 철과 강하게 결합해 있어 독성을 전혀 나타내지 않는 물질인 프러시안 블루에 대해 인증을 받는다면, 정수장에 들어있는 제거하기 어려운 나노 크기의 초미세플라스틱을 처리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가 마시는 물이 더욱 안전하고 깨끗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프러시안 블루와 같이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는 보통 화학물질로, 생산, 사용, 후처리의 전 과정에 걸쳐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독성이 높은 폐수를 배출하는 등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같은 물질이라도 그 목적에 따라 환경을 정화하는 물질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기존에 사용하는 것들을 '친환경'으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물질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쓰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별 볼 일 없는 청바지 염색 원료가 미세플라스틱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처럼.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Remake]'해양쓰레기섬', 그만 커질 때도 됐지 않아?", 23기 김예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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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폐플라스틱 : 이래도 단순 쓰레기로 보이시나요?", 21기 길민석, 21기 박도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50

 

폐플라스틱 : 이래도 단순 쓰레기로 보이시나요?

폐플라스틱 : 이래도 단순 쓰레기로 보이시나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길민석, 21기 박도현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 및 재활용 실태 [자료 1. 플라스틱 폐기 비율] 출처 : Social Innovators Tabl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서론]

1) 이수종, 동아일보, "건강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누가 가장 큰 피해 입게 될까", 2018.11.07,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81106/92760529/1

2) 김민영, 비건뉴스, "건강한 성인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영유아는 더 취약"", 2022.03.25, https://www.vegannews.co.kr/mobile/article.html?no=13202

3) 정두수, 에너지단열경제, "사람의 위, 대장 등 소화기에서 검출됐던 미세플라스틱 처음으로 체내 혈액에서도 검출 ", 2022.03.25, https://kienews.com/news/newsview.php?ncode=1065591655152397

4) 안대한,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방지 정책 개선방향에 대한 연구", 중앙대학교 산업·창업경영대학원, p11-13, 2018

[본론 1]

1) "프러시안 블루",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D%94%84%EB%9F%AC%EC%8B%9C%EC%95%88_%EB%B8%94%EB%A3%A8

2) 장성찬 외 3명 "프러시안 블루(PB)의 방사성 세슘 흡착 메커니즘 연구", 방사선산업학지회, p127-130, 2015

3) 워터저널, "[신기술] KIST, 친환경 나노플라스틱 제거 기술 개발", 2023.11.01, https://www.water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590

 [본론 2]

1) Youngkyun Jung , "Visible-light-induced self-propelled nanobots against nanoplastics", Water Research 244, p1-10, 2023

2)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박사팀, kist, "청바지 염색하는 '프러시안 블루'로 물 속 나노 플라스틱 안전하게 제거", 2023.10.12, https://kist.re.kr/ko/news/latest-research-results.do?mode=view&articleNo=9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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