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K-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한세민, 23기 차승연, 24기 김석언, 25기 노정연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
[자료 1. 심각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
출처 : 서울신문
사회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식량과 직결된 이 문제는 음식물 소비량이 많아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특히 음식물이 부패할 때 생성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 효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노력과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시의회는 작년 6월부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법안을 가결하여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의무화했다. 프랑스 정부 또한 1월 1일부터 순환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폐기물 방지법(anti-gaspillage pour une économie circulaire (AGEC))을 발효하였으며, 이 법에 따라 모두가 음식물 쓰레기를 의무적으로 분류하도록 규정하였다.
과거에는 한국이 음식물 쓰레기를 95% 이상 매립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비율이 100%에 가까운 한국을 모범사례로 삼으며 주목하고 있다. 어떤 변화들이 한국을 국가적 모범사례로 만들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정책
다른 나라와 비교해 효율적인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관련 정책과 시스템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정책의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1992년, 수도권매립지에서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가 공동으로 매립을 시작했다. 당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의 95% 이상을 이곳에서 매립했고, 생활폐기물과 혼합 배출했다. 이는 곧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악취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대두되어 1997년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통해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을 제한했다.
2005년부터는 시 이상의 행정구역에서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었고, 분리배출을 실시했다. 이후 직매립이 금지된 음식물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분리배출한 음식물 쓰레기의 유기물 성분을 비용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사료화, 퇴비화 시설 등을 확충해 나가기 시작했다.
[자료 2. RFID 음식물 쓰레기 종량기]
출처: 시정일보
2013년에는 2006년 발효된 런던협약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의 폐수를 해양으로 배출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였다. 또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발생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2008~2012)'을 토대로 이에 대비해 음식물류 폐기물 및 음폐수의 에너지화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기술개발을 하였으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여 단계적인 준비를 해왔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의 발생량 자체를 자발적으로 줄이도록 하는 정책이다. 특히 한국에서 최초로 도입하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용 중인 RFID 종량제는 태그(tag)를 사용하여 무선주파수 인식 RFID 기반의 종량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면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배출정보가 실시간으로 시스템에 전송되어 배출량 계측이 가능하고, 전용장비를 사용해 배출장소가 청결하고 악취 또한 없다는 장점이 있다. 쓰레기처리 비용의 부담은 배출자인 시민과 지방정부가 같이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정책이 쓰레기처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본적인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자료 3. 울진 환경순환형 가축분뇨병합처리 바이오가스화시설(BGP)]
출처: 이미디어
2017년 음식물 쓰레기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경로로 의심을 받으면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었다. 다량 배출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축산농가에서 사료로 활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원형이용 방식’이라고도 하는 해당 방식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같은 시기에 해양투기 금지에 따른 대안으로 음식물류 폐기물의 바이오가스화가 부상하였다. 음식물 쓰레기의 에너지화 기반 확대를 위한 바이오가스화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미생물로 분해하는 ‘혐기성 소화 공법’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사료화, 퇴비화 방법에서 발생하는 음폐수를 바이오가스화 시설로 반입해 처리하기에, 에너지자원이 부족한 한국에 신재생에너지원 생산 시설로도 각광받고 있다. 환경부 등은 바이오가스화 시설 설치 시범사업과 실증 R&D 등을 추진했으며 2030년까지 생산시설을 150곳 이상 확대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경우 2020년 이후 증가 답보 상태에 있어 관련 연구와 적용이 계속해서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및 재활용 방법
음식물 쓰레기는 다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부패되기 쉽고, 투기하거나 매립할 경우 심한 악취와 침출수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5년 음식물 매립이 법으로 금지되면서 분리배출 시대가 열렸고, 분리배출된 폐기물의 배출, 수집 및 운반, 자원화 대책도 차례로 구성됐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자료 4.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방식]
출처 : 한겨레21
첫 번째는 사료화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하고, 잘게 부수고, 살균처리를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그 후 유해 성분을 검사하여 우리가 생각하는 동물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사료로 가공한다.
두 번째는 퇴비화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 또는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음식물쓰레기는 수분이 제거되고 미생물의 활동으로 분해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은 토양에 섞어 식물이나 작물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며, 자연환경에도 친화적인 방식의 퇴비가 된다.
세 번째는 바이오가스화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미생물로 분해하는 '혐기성 소화 공법'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생산된 가스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구성되며, 주로 가정용 난방 연료나 차량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 진정한 모범사례인가?
정책, 시설 및 기술이 뒷받침돼 높은 재활용률을 달성한 우리나라는 그렇다면, 음식물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처리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애초에 음식을 버리지 않아야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이나 플라스틱 등 다른 환경 이슈에 주목하는 동안 음식물 쓰레기는 조용히 늘고 있다.
[자료 5. 국내 식품 폐기물 발생 추이]
출처: 중앙일보
국회입법조사처가 공개한 식품 손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식품 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기준 일 2만1065t이다. 이는 2013년(1만6032t)과 비교하면 6년 만에 약 31%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의 4분의 1은 먹기도 전에 버려지는데, 이 원인으로는 우리나라의 ‘반찬 문화’가 지목된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나오는 여러 가지 밑반찬 중 좋아하지 않거나 너무 많은 양의 반찬은 식탁 위에 전시되었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먹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넉넉한 인심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자원의 낭비다.
높은 재활용률이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지구가 홀로 견딘 음식의 무게를 이제는 사람이 짊어져야 할 때다. 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음식물쓰레기 감소를 위한 노력이 짝을 이루어 우리나라가 진정한 ‘모범사례’로 거듭나길 바란다.
자원순환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음식물 쓰레기로 수소차를 충전한다고?", 21기 김보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75
2. "세계 환경의 날, 그리고 우리의 자원순환", 21기 박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73
3. “축산업에 부는 녹색바람, 바이오매스”, 16기 이나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182
참고문헌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
1) 김한결, “시대적 흐름에 따른 음식물쓰레기 정책 변화”, 이미디어, 2022.10.13, https://m.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8649992948
2) 뉴시스, “‘미식 천국’ 佛,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 시작…韓사례 조명”, 동아일보, 2024.01.17,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40117/123099998/1
3) 유수환, “뉴욕, 뒤늦게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의무화…"기후변화 대책"”, SBS뉴스, 2023.06.09,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222298&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4) 한예슬, “프랑스,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 의무화…"한국은 선두 주자", 중앙일보, 2024.01.17,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2376#home
5) Bouygues Construction, “Gestion des déchets : les enjeux de la loi AGEC 2024”, L’innovation partag ée, 2023.12.20, https://www.bouygues-construction.com/blog/fr/gestion-des-dechets-les-enjeux-de-la-loi-agec-2024/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정책]
1) 김한결, “시대적 흐름에 따른 음식물쓰레기 정책 변화”, 이미디어, 2022.10.13, https://m.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8649992948
2) 김형, “[코리아 리포트]외신 “음식물쓰레기 90% 이상 재활용 한국 시스템 주목””, 부산일보, 2023.07.16,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3071617583364774
3) 양인범, “국내 바이오가스화 시설, 2020년 이후 증가 답보상태”, 가스신문, 2024.01.19, http://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3814
4) 이미디어 편집국, “환경부, 음폐수 해양배출 전면 금지 따른 특별관리대책 추진”, 이미디어, 2013.01.17, https://www.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79506854230430
5)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공단, RFID음식물종량제 시행 10년”, 한국환경공단, 2023.12.07, https://www.keco.or.kr/web/lay1/bbs/S1T109C111/A/20/view.do?mode=view&article_seq=78652&cpage=1&rows=10&condition=&keyword=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및 재활용 방법]
1) 노동균, “음식물 쓰레기로 전력생산... 바이오가스화 시설 짓는다”, 2022.8.23., 파이낸셜 뉴스, https://www.fnnews.com/news/202208231816533320
[한국, 진정한 모범사례인가?]
1) 김현아, “[지·구·소·책] 우리가 버린 음식물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2023.7.14., 강원일보, https://www.kwnews.co.kr/page/view/2023070217404697316
2) 정종훈, “하루 음식쓰레기 2만t 비밀…4분의 1은 먹기도 전에 버려진다”, 2022.1.17.,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1150#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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