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녹색 나들이 시리즈] 친환경 카페, 어떻게 되고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26기 강민석, 류호용, 27기 김계환, 박지은, 정환교, 조재경, 조희선, 함예림
나들이의 의미 환기 및 카페의 보편성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의 휴식을 위해 종종 나들이를 떠나곤 한다. 그중 우리가 흔히 가는 나들이 장소 중 하나인 카페의 보편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카페는 이제 거의 모든 도시나 동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이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제공하는 장소를 넘어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개인적인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안식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렇게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카페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다면, 나들이의 의미는 더욱 풍부해지지 않을까? 최근 몇 년간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카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 방식을 채택해 소비자가 친환경적인 소비 생활을 실천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점을 직접 확인하고자, 밤리단길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카페 ‘차차’를 방문했다.
밤리단길에 있는 친환경 카페 '차차'와 카페 내부의 친환경 요소
[자료 1. 친환경 카페 ‘차차’]
출처 : ©26기 류호용
일산 밤리단길에 위치한 친환경 카페 ‘차차’는 2021년에 오픈한 이후로 지금까지도 단골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밤리단길로 데이트하러 오는 커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신규 고객의 유입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 카페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매장에 관심을 가지고 구경하러 오는 손님들도 많다. ‘차차’사장은 카페 오픈을 준비하던 도중 일상생활에서 일회용품들이 불필요하게 많이 소비되는 것을 보고, 이를 조금이나마 줄이면서 당연하게 소비되는 일회용품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간을 열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픈한 제로웨이스트의 성격을 지닌 카페다. ‘차차’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제로웨이스트 소품샵이다. 소품샵에서는 재생지를 사용한 노트, 천연 통수세미, 천연 방향제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 역시도 ‘차차’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친환경 카페에 걸맞게 ‘차차’에서는 여러 가지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차차’에서 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요소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카페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불가피하게 제공하는 경우에도 옥수수, 흙, 대나무 등 재활용할 수 있거나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선택하고 있다. 또한, 커피 생두 껍질을 활용해 만든 컵을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1,5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 친환경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더불어 매장 한편에는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은 지속 가능한 생활을 돕는 제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차차’가 단순한 카페를 넘어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면서도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인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사장 인터뷰를 통한 친환경적 방향성
[자료 2. 친환경 카페 ‘차차’ 운영자와의 인터뷰]
출처 : ©23기 김태현
친환경 카페 차차의 운영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친환경 카페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운영자의 말에 따르면 처음부터 친환경적인 콘셉트를 염두에 두고 창업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카페에서 일하며 창업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일상 속에서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일회용품의 문제를 인식하게 됐고, 이를 줄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차차의 시작점이 됐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카페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운영자의 말에 따르면, 제로웨이스트 카페의 지속 가능성은 업주의 관심과 의지에 크게 좌우된다.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회용품보다 비용이 높아 경제적인 부담이 되며, 소비자들의 인식이 충분히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차는 친환경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음료와 디저트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시즌별 메뉴 변화를 도입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차차의 강점 중 하나는 단순히 친환경 콘셉트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중요시하는 운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운영자는 고객의 취향을 기억하고 세심하게 소통하며, 이를 통해 단골 고객층을 형성해왔다. 그 결과, 많은 고객들이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가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과 편안한 분위기 때문에 차차를 찾고 있다. 실제로 고객들은 운영자의 노력에 감동해 명절에 음식을 가져오거나, 가게의 기념일에 꽃다발과 편지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운영자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라는 차차의 이름처럼, 부담 없이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장바구니를 챙기거나, 카페 방문 시 텀블러를 가져오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일상에서 친환경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성을 위한 변화는 거창한 노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습관에서 비롯됨을 시사했다.
이처럼 차차는 친환경 요소를 매장 운영 전반에 걸쳐 반영하면서도, 고객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카페를 넘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확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카페' 문화를 더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방안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차차’는 커피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의 의미에서 친환경의 의미를 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 잔의 음료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비추겠다는 목적성이 두드러진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취재진은 ‘친환경’ 카페의 목적성에 부합해 일회용 플라스틱 미사용과 더불어 생분해플라스틱의 사용, 임업 부산물과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한 제로웨이스트 샵을 운영하는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친환경 '카페’로써 수많은 카페들로부터 경쟁성을 갖추고, ‘카페’문화가 더욱이 친환경으로 변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 답을 취재인터뷰와 더불어 찾아볼 수 있었다.
[자료 3. 지역별 커피전문점 매장 수(2021)]
출처 :매일경제
첫 번째로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이용객에 부담스럽게 전달되지 않아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으로 비유할 수 있다. 2022년 코로나 종식 무렵에 실시된 통계청 서비스업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의 수는 100,729개를 기록했고,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커피프랜차이즈의 수는 886개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로 커피전문점의 수가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늘면서 동시에 폐업률도 변동적인 상황에서, 커피전문점이 100,000:1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여나 ‘친환경’이라는 테마로 차별성을 두는 전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성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소위 “저희 친환경이에요!”와 같은 식으로 부담스럽게 다가가는 것은 ‘친환경’이라는 단어의 깊은 의미를 파괴하고, 오히려 제로콜라의 ‘제로(Zero)’와 같은 광고적 이미지에 더 가깝게 여겨질 수 있다.
[자료 4. 맥주병의 불순물을 안전히 제거하여 재활용한 팬꽂이]
출처 : ©26기 류호용
‘차차’의 경우 재활용과 새활용을 활용한 친환경의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커피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생두껍질을 재활용한 텀블러, HDPE, PP 재질의 플라스틱 병뚜껑을 원료로 제작한 키링 등 일상 속 자그마한 폐기물로부터 일상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존의 폐기물이 탈바꿈한다는 것이 이용객이 실체를 확인하기 전까지, 친환경에 의한 금액적 부담을 가정하거나 ‘여전히 폐기물’이라는 인식이 두드러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을 전환하는 방법과 더불어 최종적으로 부담 없게 일상에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소비자가 친환경적인 소비를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라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지속적인 실천이 어렵다. 차차에서는 텀블러를 지참하면 1,500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경제적 혜택만으로는 텀블러 사용을 완전히 정착시키기에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텀블러 리필 스테이션’이다. 리필 스테이션이란, 텀블러를 가져온 고객이 기존 컵을 사용하지 않고 소량의 금액을 지불해 음료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텀블러 할인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경제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면, 리필 스테이션은 편의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방식이다. 단순히 텀블러를 가져오면 할인을 해주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더욱 쉽고 자연스럽게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컵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환경 보호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일반적인 테이크아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리필할 수 있으며, 주문 후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커피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비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리필 스테이션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새로운 카페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텀블러 할인 정책을 넘어, 리필 스테이션을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리필 스테이션을 카페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공간으로 조성하면, 소비자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SNS 인증 문화를 활용해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친환경적인 소비 습관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텀블러 리필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사실 이 시리즈의 네 번째 기사인 ‘유행 타는 의류 산업의 친환경성은 어떻게?’에서 친환경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런데 친환경적 요소 외에서도 이를 쉽게 접하도록 도울 수 있다. 친환경 카페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꾸준한 발걸음이 필요한데 이를 친환경과는 다른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차 사장은 고객의 상세한 정보까지 다 기억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카페에 방문하는 사람들에 관해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로 이것 역시 단골손님이 많이 생기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여러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외에도 음료나 디저트 역시 주기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카페에 새로움이라는 요소를 추가하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친환경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높다는 인식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친환경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고성능이거나 실용적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점들은 친환경 관련 업체가 오래 지속하기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친환경 업체가 자생력을 갖추는 법’에 관해 친환경 요소 자체에 신경 쓸 때가 많다.
그렇지만 이를 외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자. 카페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것은 당연하다. 친환경 자체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적 요소에만 치중한다면 좁은 시야로 인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업체나 가게 자체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다. 친환경에만 신경 쓰기보다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자.
친환경 카페를 일상의 친환경과 연관 지어 중요성 환기
카페는 더 이상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휴식과 교감을 나누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카페가 일상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카페에서의 친환경 실천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우리 삶의 전반적인 환경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친환경 카페의 노력은 단순히 카페 내부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카페에서 경험한 작은 친환경 실천들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더 큰 환경 보호의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친환경 카페를 방문하고, 그들의 노력을 지지하는 것은 단순한 소비 행위를 넘어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실천이 될 수 있다.
특히, 친환경 카페의 노력은 카페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가 그곳에서 경험한 작은 실천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스며들어 더 큰 환경 보호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환경 카페를 방문하고 그들의 노력을 지지하는 일은 단순한 소비 행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실천이 된다.
친환경 카페는 우리의 하루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출발점이 돼준다. 앞으로도 이러한 친환경적인 공간들이 확대돼, 우리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작은 변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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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카페' 문화를 더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방안]
1) 국가통계포털, “커피전문점”, 통계청 서비스업조사(2022), 2024.02.29(갱신), https://kosis.kr/search/search.do?query=%EC%BB%A4%ED%94%BC
2) 남예진, “친환경소비를 위한 ‘리필스테이션’, 지속중인 기업은?”, 뉴스펭귄, 2024.01.12,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828
3) 유선희,”‘대한민국 커피 공화국’…10만개 넘어 편의점 2배”, 한겨례, 2024.06.30,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470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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