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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우리가 꿈꾸던 하얀 겨울, 그 낭만의 이면

by R.E.F. 26기 김대건 2025. 3. 3.

우리가 꿈꾸던 하얀 겨울, 그 낭만의 이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이예영, 26기 김대건, 이동주, 27기 김재성, 조재경

 

홋카이도 동부 오비히로시의 폭설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은 많은 이들에게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번 겨울, 홋카이도 동부 오비히로시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설로 마비 상태에 빠졌다.

[자료 1.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일본 홋카이도의 오비히로시]

출처 : 한겨레신문

기상청은 2월 4일 오전 9시까지 단 12시간 만에 120cm의 눈이 쏟아졌음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이 전국적으로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강설량을 기록한 것이다.

기존 일본 내 12시간 동안 최고 강설량은 2022년 12월 24일 야마가타현 오구치마치에서 내린 91cm였다. 그러나 이번 오비히로시의 폭설은 그 기록을 30cm나 뛰어넘었다. 이는 단순한 겨울철 폭설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이상 기후의 한 단면이다.

이 폭설로 인해 홋카이도에서는 초·중·고교 379곳이 임시 휴업을 했으며, 오비히로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편은 대거 결항하는 등 시민들의 일상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폭설의 기상학적 분석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이 폭설로 인해 마비됐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2월 초부터 중순까지 오비히로시의 평균 적설량은 40cm 내외였으나, 이번 폭설에는 그보다 3배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린 것이다. 하루 동안 60cm 이상의 폭설이 쏟아진 날도 있었으며, 이로 인해 교통망이 마비되고 정전 피해가 발생하는 등 주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폭설은 단순한 한파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폭설이 내리는 기준이 되는 기온은 영하 12도이다. 하지만 4일 오전 오비히로시 상공 1500m 부근의 기온은 영하 12도보다 높았다. 이는 한랭 공기가 홋카이도를 덮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테레비 아사히는 쓰가루 해협 부근의 저기압과 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이번 폭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해상에서 상승한 수증기가 강력한 눈구름을 형성하고, 이 눈구름이 저기압의 바람을 타고 홋카이도 등으로 유입되며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는 것이다. 이번 홋카이도의 기록적인 폭설은 단순한 겨울철 강설이 아니라 최근 기후변화와 대기 순환 패턴의 변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뜻해지는 지구, 더 거세지는 폭설

기후변화와 폭설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와 해양의 특성이 변화하고, 이에 따라 폭설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첫 번째 요인은 대기 중 수증기 증가다. 따뜻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보다 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공기 중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강수량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이러한 수증기가 차가운 기단과 만나면서 대량의 눈을 내리게 한다. 

두 번째 요인은 해수면 온도의 상승이다. 해양이 따뜻해지면서 증발하는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고, 이는 강력한 눈구름을 형성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따뜻한 바다 위로 찬 공기가 이동할 때 공기와 바다의 온도 차이인 해기차가 커지면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고, 결과적으로 폭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 번째 요인은 제트기류의 약화와 극소용돌이의 남하다. 북극이 빠르게 온난화되면서 극지방과 중위도 지역 간 온도 차이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제트기류가 약해진다. 제트기류의 흐름이 약해지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에 따라 중위도 지역에서는 한파와 폭설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현상은 '극소용돌이 남하'라고 불리며, 최근 겨울철에 더욱 자주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기와 해양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폭설을 포함한 극단적인 날씨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

폭설로 인한 피해는 그 규모가 작지 않으며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민국의 경우, 한반도 주변의 기압 배치와 지역 특성에 따라 상이한 지표를 나타내지만, 전반적으로 호우, 태풍과 함께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액을 입히며 자주 발생하는 자연재해로 분류된다.

[자료 2. 자연재해현황] 

출처: 행정안전부

이러한 폭설은 교통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양의 눈은 차량과 사람의 이동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교통 전반에 마비를 발생시켜 인명피해의 위험성을 높인다. 항공기의 경우 이·착륙이 어려워져 항공편의 결함으로 이어지고, 이는 시간, 금전적 손실을 초래한다.

폭설은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피해를 초래한다. 겨울철에 자라나고 재배되는 농작물과 그 지대는 눈으로 인해 성장과 재배에 방해를 받게 되고, 이는 그 지역과 산업에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며, 산악지역의 경우 눈이 지면에 높은 압력을 가하게 돼 지반의 불안정성이 증가해 산사태의 위험성을 높이고 녹은 눈으로 2차 피해를 일으켜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를 발생시킨다. 폭설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교통의 마비로 관광지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고 관련 기업 또한 큰 경제적 규모의 피해를 안게 된다.

이처럼 폭설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자연재해는 큰 피해를 준다. 하지만 지구의 평년기온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폭설, 폭염 등의 이상기후는 더욱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이러한 이상기후의 원인이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이라고 지적하며, 많은 국가의 개발정책과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사용이 탄소 배출을 증가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켜 21세기 후반에는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 경고하며, 기후 변화와 이상기후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해양, 대기, 육지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기상현상은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하고 전체적인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와 기업이 앞장서 정책과 제도를 정비해 기후 예측 기술과 서비스를 발전시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발생하는 기상 현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경우 1994년 기후변화 프로그램’(UKCCP)과 1997년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 프로그램’(UKCIP)을 조직해 기후변화 모니터링과 예측 시스템의 기반을 다져 현재까지 이어오며 이상기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법과 제도를 정비해 ‘저탄소 녹색성장’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석연료는 앞으로도 사용될 것이고 그로 인해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체계적인 기후 예측 시스템을 통해 탄소 중립을 이루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하고 이상기후에 따른 사회, 경제적 피해를 막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름다운 겨울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어렸을 적 눈이 펑펑 내리는 풍경을 보며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설렘으로 종일 창밖을 보고 있곤 했다. 차가운 겨울이 그리 춥지 않게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여러 나무들과 집들 위에 소복이 쌓인 눈들이 왠지 모르게 따뜻한 감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자료 3. 눈으로 뒤덮인 마을]

출처: pinterest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평균 기온 1.6도의 상승률을 기록한 2024년 이후, 눈은 더 이상 따뜻하고 아름답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교통을 마비시키고, 인명피해의 위험성을 높이며, 여러  사회·경제적인 손실을 끼치는 폭설은 어쩌면 우리들의 일상을 침해하는 위험한 존재에 가깝다. 나날이 가파른 기울기로 올라가는 지구의 평균 기온과 이러한 이상기후들은 빠른 속도로 우리의 일상에 침입하고 있다. 우리 개개인은 더욱 기후를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개개인의 목소리가 모여 큰 결과물을 낼 수 있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겨울이 영원히 아름다울 수 있도록 다 함께 지구를 위한 작은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시작은 ‘기후에 대한 관심’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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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홋카이도 동부 오비히로시의 폭설]

1) 김지은, “12시간 만에 120cm… 일본 홋카이도에 기록적 폭설”, 한겨레신문, 2025.02.04,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1180771.html

[이번 폭설의 기상학적 분석]

1) 박우영, “12시간에 120cm 폭설…日 홋카이도 주민 "웃음밖에 안나와"”, 뉴스 1, 2025.02.05, https://www.news1.kr/society/general-society/5680306

2) Japan Meteorological Agency, Japan Meteorological Agency Official Website, 2025.02.10, https://www.jma.go.jp/jma/indexe.html

[따뜻해지는 지구, 더 거세지는 폭설]

1) 김규남, “지구는 뜨거워지면 눈 폭탄을 던진다”, 한겨레신문, 2022.12.28,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73457.html 

2) 유호연, “서울 폭설, 지구가 더워서라고? 지구가열화의 아이러니”, 뉴스펭귄, 2024.02.22,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6108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

1) 행정안전부, 「자연재해현황, 2025.01.26, https://www.index.go.kr/unity/potal/indicator/IndexInfo.do?cdNo=2&clasCd=2&idxCd=4289 

2) 김경배·김유정, "영국의 기후변화 대응체계와 적용사례 연구 - 런던과 사우스이스트 지역을 중심으로 -", 서울도시연구, 11(4), 111-130, 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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