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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도시침수 시리즈] 여름 장마보다 ‘가을장마’가 더 무섭다

by R.E.F. 23기 김경훈 2025. 1. 27.

[도시침수 시리즈] 여름 장마보다 '가을장마'가 더 무섭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가을장마는 원래 없었던 말이다

요즘에는 가을 초입에 비가 전국 곳곳에 내리면서 “가을장마가 왔다”는 표현을 공공연히 사용한다. ‘가을장마’라는 단어는 원래 없었던 단어이지만, 기후변화로 여름철 강수가 길어지면서 발생한, ‘2차 우기’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 생겼다. 기후변화로 강수 패턴 변동이 야기되어 물리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s) 중에서 만성적(Chronic) 리스크(ex. 기온 상승, 강수량 변동, 해수면 상승 등)라고 한다. 따라서 가을장마는 만성적 리스크에 해당한다.

[자료 1. 1991~2020년 기간 장마철 연내 사이클 분석]

출처: 장마백서 2022

부산대 연구진이 집필한 ‘장마백서 2022’에 따르면, 한반도의 5일 이동 평균 강수량이 7mm를 넘어서는 첫 시기인 6~7월을 기후학적 의미의 ‘장마철(1차 우기)’로 표현한다.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의 북쪽 방향 확장으로 정체전선이 제주도로 북상하며 시작된다. 7월 말까지 지속되다가 정체전선이 한반도 위로 북상하면서 이후 강수량이 잠시 떨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8월 중순쯤에 북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 세력이 강해져 정체전선이 한반도 쪽으로 남하하게 되고, 이에 따라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 나타나는 ‘2차 우기’인 가을장마가 나타난다. 

 

깨알 상식: 장마 vs 우기

장마는 일정 기간 연속적으로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지속된다. 반면 우기는 장마와 달리 비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불규칙하게 내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우기의 시작과 끝이 더욱 불분명해지고 있다. 이에 기존에 계속 사용했던 ‘장마’라는 용어보다 ‘우기’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할 필요성을 논의 중이다.

 

빨라진 낙엽기(落葉期)와 가을장마로 발생하는 '도시 침수'

누군가는 비가 가을까지 내리는 것이 어떤 문제냐고 물어볼 수 있다. 오히려 여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것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내리는 것이 안전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도심에는 비가 원활하게 배수될 수 있도록 배수관로와 빗물받이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시스템적으로도 대비가 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가을에는 강우가 빠져나가야 할 빗물받이가 낙엽에 막혀, 기능을 온전히 다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아는가.

심지어 기후변화로 인해 낙엽이 더 일찍 질 수도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료 2. 낙엽이 떨어진 길]

출처: ©23기 김경훈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데버러 자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 온대 낙엽수를 대상으로 생장기 CO2 흡수량과 낙엽 시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봄과 여름의 광합성률이 증가할수록 평균 8일 정도 낙엽이 빨리 지는 것을 발견했다. 낙엽수가 일정한 양의 CO2만 흡수할 수 있고, 한계에 도달하면 나뭇잎 색깔이 변하고 결국 잎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는 낙엽이 떨어지는 시기인 낙엽기(落葉期)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점점 더 이른 시기에 찾아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 3. 떨어진 은행나뭇잎과 막힌 빗물받이]

출처: ©23기 김경훈

가을장마가 생기고, 낙엽이 더 일찍 지게 되면서 ‘가을철 도시침수’라는 새로운 문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12일, 인천 남동구가 거센 가을비에 곳곳 침수가 발생했는데, 원인은 낙엽으로 막힌 배수로였다. 서울 은평구에서도 동일한 이유로 빗물받이가 막혀 있어, 주택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가을철에 비가 많이 올 경우, 빗물받이가 위의 사진처럼 막혀있다면 주변이 침수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가을철 도시침수, 해결방법은?

[자료 4. 종로구 가을철 도시침수 예방 카드뉴스]

출처: 종로구 공식 블로그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빗물받이를 막고 있는 낙엽을 사람이 치우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빗물받이 유지관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빗물받이 주변 낙엽 퇴적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SNS, 응답소 등 다양한 신고 체계를 통해 신속하게 점검⋅청소를 실시했다.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도 하수도 22km와 낙엽으로 침수 가능성이 있는 빗물받이 7,000여 개소에 대한 준설 세정 작업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주택 밀집 지역, 시장 등 지역 하수도 위주로 세정 작업을 실시하고, 침수 최소화를 위한 개량 작업을 병행했다. 

IPCC는 제6차 평가보고서(AR6)를 통해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인간의 영향’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다고 밝히면서, 이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일으키고 있는 기후시스템 변화임을 강조했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간이 나서야 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도시 침수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도시침수 시리즈] 부산은 과연 도시침수로부터 안전한가?",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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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취재] [베네치아 시리즈] 기후위기의 최전선, 낭만적인 베네치아의 이면", 25기 이예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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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가을장마는 원래 없었던 말이다]

1) 기상청 기상자료개발포털, 2022 장마백서, https://data.kma.go.kr/data/publication/publicationWbList.do

[빨라진 낙엽기(落葉期)와 가을장마로 발생하는 '도시 침수']

1) 김민욱, "[지구한바퀴] 강해진 가을비에 낭만에서 위협으로, 낙엽 침수 막으려면?", MBC NEWS, 2022.12.08,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34623_35744.html

2) 엄남석, "기대 저버린 낙엽수...봄, 여름 광합성 늘면 가을에 일찍 잎 떨궈", 한겨례, 2020.11.30, https://www.yna.co.kr/view/AKR20201130077700009

[가을철 도시침수, 해결방법은?]

1) 김한솔, "‘명백히 인간에 의한’ 전례없는 기후변화…곧 1.5도 상승 가능성↑", 경향신문, 2021.08.09, https://www.khan.co.kr/article/202108091700001 

2) 양천구청 보도자료, "양천구, 가을태풍 대비 7천여 빗물받이 낙엽 준설", 2023.09.14, https://www.yna.co.kr/view/RPR202309140012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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