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녹색나들이 시리즈] 한강 분리수거, 이거 진짜 해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6기 류호용, 27기 김주희, 박지은, 정환교, 천혜원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한강공원
[자료 1. 반포한강공원의 많은 인파]
출처 : 트레비
벚꽃과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2025년은 5월 초까지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지만, 작년의 무더위에 비해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인 것은 분명하다. 길을 다니는 1000만명의 서울 시민에게 ‘서울의 대표적인 나들이 장소가 어디인가요?’라고 물으면 대다수는 ‘한강공원’을 말할 것이다. 한강은 서울을 대표하는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강에 대해서도 여의도, 반포, 뚝섬 등 한강공원들은 매년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자료 2. 한강의 배달음식과 편의점 맥주]
출처 : ©26기 류호용
실제로 한강공원은 매년 7천만명이 넘는 발길이 이어지며 야시장, 축제, 피크닉 장소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한강공원에서는 나들이를 위해 배달과 맥주, 편의점 식품 등을 주로 찾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물품들의 끝은 결국 쓰레기이다. 늘어나는 인파에 비례하는 선호 물품, 결과는 쓰레기이기에 한강에서는 분리수거가 필수적이다.
‘한강의 분리수거는 진심일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본 기사에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한강공원들을 취재해 각 분리수거에 대해 소개하고, 한강 분리수거의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한강 쓰레기의 분리수거
[자료 3. (상) 한강공원의 위치와 (하) 2022-2023 11개 한강공원 쓰레기 처리현황]
출처 : 서울특별시
2024년 5월,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에서 공개한 11개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2022년부터 2023년까지의 쓰레기 발생량 통계를 보면 여의도와 뚝섬, 반포 한강공원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본 취재는 이 세 곳에서 진행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2018년, 서울시는 11개 한강공원을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우선, 쓰레기와 관련해서는 재활용품과 음식물쓰레기를 분리하지 않은 채 무단 투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핵심으로 보고, 11개 공원 중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여의도 한강에 음식물수거함과 분리수거쓰레기통을 각각 3배(음식물수거함 15개→50개, 분리수거함 10개→30개)로 확대하고, 방문객 스스로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제안했다.
[자료 4. 반포한강공원의 편의점 분리수거 실태]
출처 : ©26기 류호용
한강공원을 방문한 취재진들은 이에 부분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맥주를 비롯한 간식거리를 구매하거나, ‘한강라면’을 취식하기 위해 방문해야 하는 편의점들마다 이러한 분리수거 시설이 필수적을 존재했다. 라면 그릇과 같은 쓰레기가 부피가 크고, 이물질이 묻은 상태임을 고려해 따로 분리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자료 5. 뚝섬한강공원의 음식물쓰레기 전용 수거시설]
출처 : ©26기 류호용
뚝섬 한강공원은 편의점에서 10m 떨어진 곳에 일반 주거시설에 위치한 것과 동일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구비돼 있다. 이의 경우 방문객의 나들이 장소와 가까워 미관상으로 부적절할 수 있지만, 밀폐된 처리용기인 만큼 악취를 비롯한 피해를 줄이기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분리수거, 과연 제대로 되고 있나?
[자료 6. 2024.04.10 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통 당시상황]
출처 : 아시아경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분리수거를 비롯한 쓰레기 처리문제는 많은 사회적 결함을 야기한다. 이것이 결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이러한 시설이 있음에 불구하고, 현재의 한강의 분리수거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된다.
[자료 7. 한강공원의 쓰레기통, (좌) 반포한강공원, (우) 여의도한강공원]
출처 : ©26기 류호용
쓰레기통 또한 한강 분리수거의 심각성을 불러일으킨다. 위에 나타난 자료는 한강공원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시설이다. 흔히 ‘노란 수레’와 ‘초록박스’들은 조금만 각 100m만 이동해도 새로운 시민들이 걸어 다니는 길 바로 옆에 있거나, 돗자리와 텐트를 설치하는 구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취재를 진행한 5월 중순은 2024년과 다르게 더위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초여름이 지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면 악취를 비롯한 해충의 문제를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자료 8. 뚝섬한강공원의 노란 수레 쓰레기통]
출처 : ©27기 김주희
무더위로 기록된 2024년, 여름 성수기 열대야로 주말 심야 시간대 여의도 한강공원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공원 내 무단 투기되는 쓰레기와 악취 등으로 시민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했다. 당시의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 한강공원의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평소보다 20% 증가한 3톤 내외로, 최근 여름철 열대야 현상으로 야간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쓰레기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밤늦은 시간까지 청소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강공원 쓰레기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한강공원 센터 소속 청소 인력들이 도맡아 치우고 있다. 취재 장소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하는 여의도센터에는 2024년 기준 23명의 청소 인력이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교대로 근무하며 축구장 75개 면적에 해당하는 1.49㎢ 규모의 둔치와 광장을 치운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시민들이 밀려들 성수기에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며, 전체 청소인력이 교대로 돌아가며 근무를 서다 보니 사실상 낮 시간대에는 14~17명, 저녁 시간대에는 6~7명가량이 1.49㎢의 장소를 치우고 있는 현실이다.
통합된 분리수거함, 노란 수레에는 일회용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은 상태와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들이 혼합된 상태로 버려지는 것은 그저 방문객의 일시적인 편리함을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 이상의 변화, 대책이 없다면 방문객이 많아질수록 발생하는 쓰레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수레에 모인 각종 쓰레기들을 분류하는 인력들을 늘리거나, 1인당 감당해야 될 업무량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공공시설에서의 분리수거를 지양하고, 하나의 쓰레기통에 통합적으로 투기를 유도하는 의견을 비롯한 사례 또한 존재한다. 2025년 4월 18일 전주시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양영환 전주시의회의원은 "종량제 봉투라든지 음식물이라든지 이걸 각각 배출하면 시내가 더 지저분해지고 또 수거하기도 힘들고 하니 한 곳으로 통일해서, 집합시켜서 내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실제로 제주도의 경우 주택가 곳곳에 클린 하우스 시설을 만들어 다양한 생활 폐기물을 한곳에 집중시키고 있고, 서울시 도봉구, 진주시, 과천시 역시 지정된 요일에 모든 폐기물을 한꺼번에 배출하도록 하고 있다.
[자료 9. 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통]
출처 : ©27기 천혜원
이러한 방법은 한 번에, 한 장소에 배출하는 것이 시민 편의와 수거의 편리성, 거리 미관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강도 마찬가지로 일일이 분리수거시설을 설립하는 것보다 ‘한강 자체의 미관’에 주의하고, 나아가 미관을 위해서 쓰레기통으로 투기를 유도하기 위한 입장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2년, 팬데믹 종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됨에 따라 한강공원은 활기를 찾았으나, 쓰레기를 처리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분류해서 버려야 함에도 쓰레기 수거용 리어카와 쓰레기통에는 먹다 남은 음식과 용기와 더불어 공원 곳곳에는 치우지 않은 음식과 쓰레기들이 그대로 놓여있어 큰 문제를 야기했다. 이와 더불어 곳곳에 설치된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음료수, 컵라면 등 간밤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음식물쓰레기에 꼬이는 비둘기, 쓰레기 남겨둔 채 자리를 뜨는 이용객과 더불어, 노숙인들의 행패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확실한 대안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강의 미관을 흩트리지 않으면서 분리수거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각종 정책들을 살펴보았다.
[자료 10. 종로 부근의 쓰레기통]
출처 : 쿠키뉴스
취재를 진행한 한강의 쓰레기통들은 종량제 봉투를 거치대에 걸어놓은 형태이거나 위에서 지적한 수레와 같은 곳에 일제히 투기하는 통합적인 형태로 운영됐다. 이러한 형태는 더운 날씨에 의해 악취가 나거나, 비둘기 등으로부터 훼손되기 쉽다. 따라서 쓰레기통의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위와 같은 형태로 하늘을 향하는 부분을 덮음으로써 악취가 확산되는 것을 50% 이상 감축할 수 있다. 나아가 디자인과 색상을 달리함으로써 기존에 비해 미관을 유지 혹은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나아가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분리수거 용도를 알아볼 수 있는 색상과 그림으로 구분하는 디자인의 구체화를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라벨화등의 등을 통해 분리수거가 원활히 돌아가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료 11. 한강공원 분리수거 캠페인]
출처 : 서울시
또한 분리수거에 대한 캠페인의 반영구적인 운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위와 비슷한 접근으로 쓰레기통이나 벤치, 화장실 및 공원 입구에 분리수거 관련 그림과 안내, 메시지를 삽입해 자발적인 분리수거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이와 같은 경우, 많은 인파가 몰리는 한강에서 CCTV를 운영해 과태료를 매기거나 수많은 인파에 대해 감시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결코 정답이 되기 어렵다. 따라서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인식의 전환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기초가 됨으로써 한강의 분리수거율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SNS로부터 한강공원의 친환경적 이용에 대한 챌린지 등이 이뤄지는 것 또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가장 확실한 대책은 인식의 전환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 속에서, 이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이 사회 행동적으로 쉽지 않다. 대화로 인해 소음이 발생하는 공공장소에서 정숙하라고 주의를 주더라도 누구 한 명이 다시 대화하기 시작하면 그 장소가 다시 소음으로 가득 차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시작한 대상도 잘못한 것이지만, 이를 보고 다시 주의를 주지 않고 '나도 해도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것 또한 결코 결백하지 못하다. 따라서 한강공원을 비롯한 공공장소의 안녕, 나아가 이러한 모든 정책들이 잘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실제로 1900년대, 어디서나 흡연가능했던 대한민국은 '공공장소 내 금연'이라는 정책을 시작함으로써 빠르게 '금연'이 이뤄졌고, 이제는 흡연 가능 장소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대한민국은 변화했다. 분리수거도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인식의 전환이 수반된다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대안으로써 하나의 작은 도전일 것이다.
진정한 분리수거
[자료 12. 반포한강공원의 야경 분수]
출처 : SUSU
한강은 1960년대부터 산업화를 거치며 공장폐수 등으로 한강이 심각하게 오염된 상황에서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을 며칠 앞둔 1986년 9월 10일에 완공됐다고 한다. 당시의 서울 아시안게임은 개최사실이 뜻깊은 것만큼 한강공원의 존재 자체는 우리 사회의 귀감이다. 이제는 한국 관광객뿐만 아닌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는 한강이 단순한 분리수거로 지적받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한강공원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에 진정한 분리수거란 무엇인지 되묻고자 한다. 한강공원에서 마련한 분리수거 대책이 현실로써 증명한다면, 이는 다른 시설들에도 분명히 적용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깨끗한 한강공원을 위해, 친환경적인 나들이를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환경을 위하 한 발짝 나서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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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한강 쓰레기의 분리수거]
1) 김경환, “여의도한강공원, 쓰레기 분리수거함 3배로 늘리고 무단 투기 단속”, 머니투데이, 2018.06.27,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8062708020410820
2) 성민지, “서울시 한강공원 월별 이용객 현황”,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 2024.03.20, https://opengov.seoul.go.kr/data/30580497
[분리수거, 과연 제대로 되고있나?]
1) 김도균, “[르포] "차라리 보이는데 버리지"…새벽 한강공원은 '음식쓰레기' 천국”, nate뉴스, 2022.05.21, https://news.nate.com/view/20220521n02117
2) 엄상연, “분리수거함이 오히려 '불법 투기' 유도… 대책 필요”, B tv news, 2025.04.18, https://news.skbroadband.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937
3) 이재은, “열대야에 밤 이용객 늘면서…한강공원 쓰레기 하루 '3톤”, 뉴시스, 2024.08.22,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822_0002858497
4) 이지은, “[르포]라면 그릇 뒹굴고 담배꽁초 투성이…쓰레기로 뒤덮인 한강공원”, 아시아경제, 2024.04.12,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041115290077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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