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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기후 위기 해결의 열쇠, 밭으로 흐르는 기후 재원

by R.E.F. 27기 조희선 2025. 7. 19.

기후 위기 해결의 열쇠, 밭으로 흐르는 기후 재원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조희선

 

기후 위기의 교차로에 선 농업

[자료 1. 3월 산불로 불타버린 사과나무 과수원]

출처: 문화일보

지난 3월, 대한민국 영남 지방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경상북도 청송, 안동, 의성, 영덕, 영양 등 5개 시군에 걸쳐 사과 재배지 1,257.2ha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등 농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남겼다. 산불 피해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데에는 강풍과 고온·건조한 날씨, 그리고 강수량 부족 등 기후적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처럼 농업은 기후재난의 최전선에 자리 잡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동시에 농업은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농업은 기후 위기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이중적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농업은 기후 위기 해결의 중요한 열쇠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은 기후 재원 투자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 위기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농업

기후 위기의 영향은 농업 현장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나타난다. 농작물은 기후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상기온·가뭄·폭우·태풍 등 기상이변은 곧바로 작황 부진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앞서 언급한 지난 3월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있다. 이처럼 기후재난은 단기간에 농업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이는 일회성 피해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생산력 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기후변화는 토양 침식 등의 문제를 초래해 장기적인 농업 기반을 약화시킨다. 토양침식이란 비나 바람의 작용에 의해 토양이 유실 또는 비산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반복적인 가뭄과 강우 집중 현상은 토양 표층 유실을 가속화한다. 표토는 영양소와 유기물질이 풍부해 작물 생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의 유실은 생산성 감소뿐만 아니라 사막화와 지하수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

농업은 이처럼 기후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이지만, 동시에 기후 위기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먼저 농업은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벼 재배는 2018년 국내 전체 메탄 배출량의 22.5%를 차지할 정도로 메탄 배출량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은 지구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0배를 웃도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또한 비료와 퇴비 사용 등의 농업 생산과정에서 전 세계 아산화질소 배출량의 70%가 발생하며, 이는 온실가스 중에서도 특히 지구온난화 잠재력이 높은 기체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은 농업 생산과정 전반에서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농업에 대한 기후 재원 투자의 실정

이처럼 농업은 기후 위기에 큰 영향을 받음과 동시에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농업에 대한 기후 재원 투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CLIC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 금융 중 농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2%, 연간 약 950억 달러에 불과하고, 이는 2030년까지 매년 필요한 1조 1천억 달러의 불과 8.3% 수준이다.

이마저도 자금의 대부분이 주요 농업 국가인 개발도상국이 아닌 고소득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농업 부문의 기후 금융은 2019/20년 대비 332% 증가했지만, 증가분 중 90%는 EU와 중국에 집중되었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주요 농업 지역은 여전히 심각한 자금 부족 상태이다.

또한 투자금은 태양광-농업 융합, 바이오매스 등의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에 집중되어 있으며, 정작 중요한 토양 탄소 격리, 지속 가능한 가축 관리, 산림농업 등 토지 기반 활동은 저평가되고 있다.

 

기후 재원, 이제는 밭으로 흘러야 한다

먼저 기후 재원의 농업에서의 투자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현재 농업에서의 기후 재원 투자는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이제는 토양 건강, 지속 가능한 농업, 산림농업, 가축 관리, 농촌 복원 등 토지 기반 활동에 보다 많은 자금이 흘러야 한다. 이 분야들은 높은 기후 완화·적응 효과에도 불구하고 민간 투자가 적고 상업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이렇게 상업성이 낮지만 공익성이 큰 분야에 공공재원을 우선 투입 민간 투자 유도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개발도상국과 소규모 농가에 투자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소규모 농민과 개발도상국은 농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하지만, 현재 기후 재원의 대부분은 중상위 및 고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다. 이는 투자 위험성, 사업 가능성 부족 등으로 인해 민간 투자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공공재원을 통해 보험 및 보증, 기술지원 등 리스크 완화 메커니즘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민간 자본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농업은 단지 식량 생산의 수단이 아니라,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핵심 시스템이다. 기후 위기 해결의 출발점은 바로 농업을 변화시키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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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기후위기의 교차로에 선 농업]

1) 서광호, "다 타버린 과수원…봄 산불이 휩쓸고 간 삶의 터전, 머나먼 복구" , 매일신문, 2025.07.04, https://www.imaeil.com/page/view/2025070410475253692

[기후위기의 피해자이자 원인인 농업]

1) 강찬수, "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메탄 … 26도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다", 중앙일보, 2022.04.04,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0758

2) 이성규, "토양침식으로 전 세계 경작지 위기", 사이언스타임즈, 2020.09.17, https://www.sciencetimes.co.kr/nscvrg/view/menu/253?searchCategory=225&nscvrgSn=211096

3) 하태상, "농업의 배신 '아산화질소'", 그리니엄, 2021.12.13, https://greenium.kr/news/17500/

[농업에 대한 기후재원 투자의 실정]

1) Mallika Pal, "New data reveals global agrifood systems receive only 7% of total climate investment", climate policy initiative, https://www.climatepolicyinitiative.org/press-release/new-data-reveals-global-agrifood-systems-receive-only-7-of-total-climate-investment/

[기후재원, 이제는 밭으로 흘러야 한다]

1) Mallika Pal, "New data reveals global agrifood systems receive only 7% of total climate investment", climate policy initiative, https://www.climatepolicyinitiative.org/press-release/new-data-reveals-global-agrifood-systems-receive-only-7-of-total-climate-inves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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