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녹색나들이 시리즈] 따릉이, 한강 나들이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26기 류호용
자전거로 떠나는 친환경 나들이
[자료 1. 반포한강공원의 따릉이 이용객]
출처 : ©26기 류호용
우리는 어릴 적 부모님에게 자전거를 배워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에서 시작해 일반 자전거와 한발 자전거까지, 많은 사람들은 10대 전후로 자전거를 한 번쯤은 타봤을 것이다.
그만큼 자전거는 진입장벽이 낮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 공원이나 운동장에서 타는 사람, 하천을 따라 타는 사람 등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자전거 출퇴근은 이전부터 꾸준히 유행하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와 우리는 ‘공생’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자전거는 오랫동안 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여겨진다. 이동 거리가 짧지만, 에너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자전거 한 대만 사면 고장날 때까지 쓸 수 있어 환경친화적으로 여겨진다. 친환경 관련해서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항목을 생각한다면 ‘걷거나 자전거 타기’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자전거 출퇴근을 실천하는 이유 중 하나도 경제성과 관련해서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점다. 이처럼 자전거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이동 수단이다.
따릉이, 동심을 일깨우다
[자료 2. 애니메이션 속 자전거 나들이 회상장면]
출처 : Pando
성인이 돼서 자전거를 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특히 교통시설의 기반이 매우 잘 다져져 있는 서울의 경우,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채택하기 쉽지 않고, 과거에 비해 자전거의 가격 또한 높아졌기에 금전적인 부담 또한 우려된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 시스템, ‘따릉이’로부터 우리는 자전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그때 그 시절’, 이른바 ‘동심(童心)’을 일깨워준다. 2014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15년 10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한 따릉이는 지정된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지정된 시간 내 다른 서울시 내 아무 거치대(대여소)에 반납하면 되는 서울시의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다.
[자료 3. 따릉이 이용권 구매 PC화면 ]
출처 : 서울자전거 따릉이
2025년 5월 기준, 서울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따릉이는 1시간권(1,000원), 2시간권(2,000원)은 각 시간 내에 자전거 반납하면 대여한지 24시간이 되기 전에는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정기권의 형식으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2시간권을 1년 동안 구매해도 40,000원으로 저렴하며, 서울에서 길을 걷다 따릉이 대여소나 거치대를 못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보편성과 편리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런 다양한 장점 때문에 따릉이는 교통이 혼잡한 서울 도심에서 자전거를 접하는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할 수 있다.
[자료 4. 따릉이길 20선 안내 지도]
출처 : 뉴시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서울특별시는 2024년 9월 따릉이길 20선을 공개했다. 2024년 5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따릉이길을 선정할 수 있도록 공모를 진행했다. 여기서 1위를 차지한 구간은 뚝섬 유원지에서 시작해 노들섬에서 마무리하는 구간으로, 전 구간이 한강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20가지의 코스 중 10개가 넘는 코스가 한강을 지나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한강공원은 두 가지 이상의 코스를 제공한다.
또한, 인트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더 각박한 세상이 되는 지금 시점에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낭만’을 찾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다. 고물가 시대에서 비용이 적은 문화 생활을 즐겨야 했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한강을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에 모두 해당하는 것이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가는 것이다. 한강공원에 찾아가기 위해 저렴하고 진입 장벽이 낮은 따릉이는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따릉이 거치대, 한강출입을 금한다?
[자료 5. 반포한강공원의 자전거 대여소]
출처 : ©26기 류호용
그렇다면 따릉이는 한강 방문을 위한 최적의 선택지로 볼 수 있을까? 그건 결코 아니다. 이러한 것에는 한강과 따릉이 간의 이해 관계와 더불어 일부 보완점이 필요하다. 한강에 방문하려는 사람에게 따릉이가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자료 6. 뚝섬한강공원의 자전거 대여소(a)와 따릉이 대여소(b)]
첫 번째 문제점은 한강공원으로 가는 길에 따릉이가 없을 때다. 뚝섬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이 가는 경로는 7호선 자양역을 통해 갈 때다. 7호선 자양역 주변에는 1번출구 근처에 따릉이 거치대가 있으며 여기서 자전거를 가져간 후 횡단보도와 지하보도를 건너 한강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전철을 타고 자양역에서 내려서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뚝섬 한강공원이다. 2번 출구가 공원과 연결돼 있는 것이다. 주차장, 전철역과 비교했을 때 자전거를 거치하고 공원까지의 거리가 길어 이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가는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기도 하다.
[자료 7. 여의도 한강공원의 자전거 대여소]
출처 : ©23기 김태현
여의도 한강공원도 2, 3번출구가 한강공원과 연결돼 있지만, 따릉이는 1번 출구 쪽에 있다. 만약 공원 내부 특정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 지점이 거치대와 거리가 멀면 추가적인 불편함이 생긴다. 따라서 따릉이는 거치하고 공원까지 걸어가는 데 있어 불편함을 가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큰 불편함이 아닐지도 모른다. 대중교통을 기다리고 환승하고 내려서 걸어가는 것 때문에 타기 싫어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따릉이는 더 큰 불편함이 있다. 바로 한강공원 주변 거치대에 자전거가 없으면 다른 거치대로 걸어가야 한다. 따릉이는 어떤 거치대에서든 빌리고, 또 다른 거치대에 반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가져가는 사람이 많고 되돌려 놓는 사람은 적어 일부 거치대는 자전거가 자주 부족하다.
[자료 8. 여의도 한강공원의 자전거 대여소(a)와 따릉이 대여소(b)]
실제로 앞서 언급한 여의도 한강공원 건너편에 있는 여의나루역 1번출구 앞 거치대는 자전거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으며 실제 방문 시에도 자전거가 없었다. 이곳의 자전거가 없다면 약 200m 떨어진 LG 트윈타워나 500m 떨어진 여의도고등학교까지 걸어가서 따릉이를 이용해야 한다. LG트윈타워 앞도 자전거가 없을 때가 많아 여의도고등학교까지 500m을 걸어가야 할 때도 많다.
다만, 이 역시 긴 거리는 아니기 때문에 큰 불편함으로 느끼지 않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이보다 더 큰 불편함은 정확히 어디에 따릉이가 있는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처음 방문한 사람이나 즉흥적으로 한강에서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한 사람은 자전거 거치대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자전거를 반납하고 빌릴 수 있다. 이 역시 불편함을 더하는 요소다. 특히 한강에 처음 가는 사람의 경우, 사전에 위치를 알아보고 가더라도 실제로는 찾기 어려워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따릉이 위치를 다시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이처럼 따릉이를 통한 한강 나들이는 거치대를 직접 찾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따릉이 vs 자전거대여소
그렇다면 따릉이를 한강공원 안에 배치하면 조금 더 편리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는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한강공원 내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는 것이다.
[자료 9. 자전거 대여소의 대여 요금 안내]
출처 :미래한강본부
자전거 대여소는 서울시 12개의 한강공원에 설치돼있으며, 일반 자전거 외에도 유아용, 다인승, 전기 등 여러 종류의 자전거를 대여하고 있다. 2025년을 기준으로 자전거 대여소에서 1인용 자전거의 1시간 대여 금액은 3,300원이다. 1시간에 1,000원인 따릉이보다 3배가 넘게 비싸다. 물론 자전거 대여소는 다인승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긴 하지만, 한강공원 주변으로 이동해 따릉이를 타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이처럼, 자전거 대여소의 존재와 여기서 나오는 이해 관계는 한강공원 내 따릉이 거치대 개설을 어렵게 만든다.
[자료 10. 반포 한강공원의 자전거 대여소(a)와 따릉이 대여소(b)]
반포 한강공원을 예시로 들어보자. 반포 한강공원은 고속터미널역, 신반포 역 등에서 하차한 뒤, 도보로 10분~15분 정도를 걸어야 한강공원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포 한강공원의 경우, 지하철 역 부근에 따릉이 대여소가 밀집돼 있다. 이 경우 지하철에서 하차해 따릉이를 대여한 뒤, 횡단보도를 비롯한 도보 거리를 따릉이와 함께해야 비로소 한강공원에 도달할 수 있고, 반포3동 부근에 위치한 대여소에 반납하는 것이 정석적인 이용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자전거 대여소가 약 2개가 존재하는데, 따릉이 대여소가 한강공원 근처에 설치된다면 한강공원 자전거 대여소의 운영 주체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서울시에서 자체로 운영하는 두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 겨냥하는 이용객과 목적, 가격이 다르나, 이러한 따릉이가 한강공원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진다면 한강공원 내 자전거 대여소시스템은 경제적으로 이용할 가치를 잃게 된다. 결국 따릉이에 의해 두 개 중 하나의 운영 주체는 도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자료 11. 서울시 따릉이와 한강 자전거 대여소 운영주체 로고]
출처 : 사람인
이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각각의 운영 주체를 살펴봤다. 따릉이는 소유자와 운영자가 다 서울시다.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으며, 시스템 전반을 서울시가 운영한다. 한강공원 내부 자전거대여소도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총괄만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진행하고, 각 대여소 운영은 ‘(주)타고’라는 사기업이 운영한다. 만약 자전거대여소의 운영 주체도 서울시였다면 이 둘을 적절하게 섞어 운영할 수 있었지만, 자전거대여소의 운영 주체는 사기업이기 때문에 이 둘을 묶어 운영할 수 없고 이해 관계가 얽혀 공원 내로 따릉이 대여소와 거치대가 들어올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한강공원 내부로 거치대가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를 통한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따릉이 거치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여소와 자전거를 배치할 일정 면적의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공원에 더 가까이 배치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미 있는 따릉이 대여소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있으면 사람들이 찾는 데 불편함을 겪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는 경제성, 교통 체증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할 때도 해당 방법으로 진행한다. 자전거 이용을 비슷한 이유로 홍보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한강공원 인근에 교통 체증이 발생하며, 전철은 사람이 많아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타면 이에 관한 불편함을 줄여 더 쾌적한 환경에서 한강으로 방문할 수 있다. 여기에 환경성, 건강 등 기존 자전거의 장점을 합쳐 홍보하면 더 많은 사람이 한강으로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자전거 부족 신고 시스템의 강화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현재 따릉이 앱에서 자전거가 0대인 거치대를 클릭하면 자전거 부족 신고가 있는데, 이를 할 경우 새 자전거가 해당 거치대에 우선적으로 배치된다. 또한, 2023년부터는 자전거가 없는 거치대에 거치했을 경우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거치대별 자전거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자전거를 통한 한강나들이의 방향성
[자료 12. 교통수단 별 발생 탄소량]
출처 : 오마이뉴스
자동차 이용 시 1km당 170g의 이산화탄소가, 시내버스는 93g, 지하철은 63g이 발생하지만, 자전거는 우리의 에너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온실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으로 말미암아 자전거, 따릉이는 진정한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송 부분에서 14%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교통분담률은 1%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따릉이를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듦으로써 자전거의 교통분담률을 높일 수 있다.
자전거는 친환경과 경제성, 건강, 낭만 이 모든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선택지다. 낭만적인 이미지를 연상한다는 점에서 한강을 찾는 우리의 목적과 부합하다. 자전거를 통한 낭만이 더 많이 실천되기를 바라며 이번 시리즈를 마친다.
자전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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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따릉이, 동심을 일깨우다]
1) 서울특별시, 따릉이 Seoul Bike, "사업소개", 2018, https://www.bikeseoul.com/main.do
2) 서울특별시, 따릉이 Seoul Bike, "이용권구매", 2018, https://www.bikeseoul.com/main.do
[따릉이 vs 자전거 대여소]
1) 미래한강본부-시민활동지원과 ,한강공원, "자전거대여점", 2022.12.13, https://hangang.seoul.go.kr/www/contents/758.do?mid=508
2) 박아람, “서울시 “출퇴근 시간에 따릉이 타고 마일리지 받으세요””, 아투시티뉴스, 2024.05.03,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03010001403
[자전거를 통한 한강나들이의 방향성]
1) 김인성, “자전거 교통분담률 1%대··· 어림없는 탄소 감축”, 환경일보, 2024.02.22,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5172
2) Stefan Wendering, “Bus, train, car or e-scooter: carbon emissions of transport modes ranked”, navit, https://www.navit.com/resources/bus-train-car-or-e-scooter-carbon-emissions-of-transport-modes-ran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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