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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Remake][취재][녹색 나들이 시리즈] 이제는 축구장에도 다회용기가?

by R.E.F. 23기 김태현 2025. 7. 21.

[Remake][취재][녹색 나들이 시리즈] 이제는 축구장에도 다회용기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여러 군데 도입되는 다회용기, 이제는 축구장에도

지난 시리즈 기사에서 우리는 한강공원에 다회용기가 도입되는 것을 살펴봤다. 2023년부터 도입된 야구장 다회용기와 관련해서도 이 시리즈 기사는 아니지만, 다른 기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이처럼 환경에 관한 끊임없는 관심은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다회용기가 도입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축구까지도 이어졌는데, 지난해 9월 전북 현대 모터스를 시작으로, 총 5개 구단이 현재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자료 1. 전북 현대 모터스의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다회용기 사용 안내문]

출처 : 전북 현대 모터스 공식 인스타그램

축구장은 팀의 공식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특정 경기부터 일회용기를 전면 중단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하겠다는 공지를 한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는 관중에게 부담이나 불편함을 줄지도 모른다. 2023년 1부 리그인 K리그1의 평균 관중이 1만 명을 돌파한 후 지금까지도 1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즐기러 가는 사람도 많아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다회용기로의 전환은 관중 수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에 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축구장 다회용기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될까?

앞서 언급했듯, 전북 현대 모터스는 2024년 9월 1일 열린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K리그 최초로 다회용기를 도입했으며, 지금도 전북 현대 모터스는 매 경기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후 구단인 대전 하나 시티즌은 2025시즌이 시작하자마자 홈 경기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하며 K리그에서 두 번째로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2025년 5월 11에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같은 달 24일에는 성남FC가 홈 경기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그 이후 충남아산프로축구단은 2025년 6월 1일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하며, 총 5개 구단이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자료 2.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

출처 : ⓒ23기 김태현

축구장의 다회용기 시스템은 야구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푸드트럭에서 먹거리를 주문하면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주며, 일부 구장에는 포크나 컵도 다회용기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후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보고 다 먹으면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다회용기 반납함에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야구장과 모든 과정이 똑같지만, 구장 내 점포가 들어와 있어 점포가 다회용기를 제공해주는 야구장과 달리 축구장은 푸드트럭이 입점해 푸드트럭에서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준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자료 3. 전광판으로 나타내는 다회용기 반납함 위치]

출처 : ⓒ23기 김태현

일부 구단에서는 구장의 전광판으로 다회용기 반납함 위치를 공지하고 경기장 내부에 다회용기 반납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이들은 다회용기는 다회용기 반납함에 따로 버리라는 말을 수시로 하며 다회용기 반납이 잘 이루어질 수 있게 도왔다.

축구는 야구에 비해 분위기가 과격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따라 일부 구장에는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 페트나 캔의 반입이 금지돼있다. 해당 음료나 맥주를 마시고 들어가거나 일회용 컵에 담아 들어가야 한다. 이렇듯 축구장 내부에는 캔맥주나 캔 음료의 반입이 불가능한데, 이를 다회용 컵에 담아 반입하게 하는 경기장도 있다. 

 

축구장에 도입된 다회용기, 그린워싱일까?

[자료 4. 텀블러는 많이 안 쓰면 그린워싱이 될 수 있다.]

출처 : 스포츠동아

최근에는 다회용기와 텀블러, 에코백이 그린워싱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만들어지는 데 일회용기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 환경에 오히려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이유로 특정 행사나 업체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에코백이나 텀블러가 그린워싱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둘은 수십 번에서 수백 번 이상 사용해야 환경친화적이라는 전제가 깔렸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축구장에서의 다회용기 사용은 그린워싱과 친환경 사이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진짜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수가 축구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야구는 한 시즌에 144경기로, 홈 경기는 1년에 72번 열리고, 두 팀이 같이 사용하는 잠실야구장은 1년에 144번 가까이 열린다. 한두 시즌만 사용하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축구는 한 시즌에 40경기로, 홈 경기는 약 20경기가 열린다(야구와 달리 축구는 홈이나 원정 경기가 한두 경기 더 많을 수 있다). 수십 번에서 수백 번 사용해야 친환경적인 다회용기의 특성으로 봤을 때 적어도 몇 시즌은 사용해야 친환경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친환경성을 띠는 데 필요한 기간보다 더 적은 기간 쓰인 다회용기가 분실되거나 오랜 기간 쓴 다회용기를 관중이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긴다. 반복적인 사용 이후에도 다회용기의 청결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세척이 필요한데, 세척의 강도를 높이면 그릇이 손상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다회용기 시스템에 관한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다회용기를 통해 축구라는 스포츠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꿀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분명 쓰레기 발생량은 큰 폭으로 줄기 때문에 이 측면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가 될 수 있으나, 온실가스 배출량으로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시행하며 다회용기와 컵, 수저의 회수율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이를 높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안해야 한다. 또한, 변수가 있는지 끊임없이 모니터링해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축구장에 도입된 다회용기, 그린워싱이 아닐 수 있는 부가적인 이유

지금까지는 축구장 다회용기 시스템 도입이 그린워싱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만, 축구장의 일부 특성은 이것이 그린워싱이 아닐거라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는 무엇일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자료 5. 캔 반입이 불가능한 구장은 맥주를 다회용기에 따르게 할 수 있다.]

출처 : ⓒ23기 김태현

앞 문단에서 이야기했듯, 축구는 야구보다 응원 문화가 거칠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각 팀 팬끼리 다툼이 일어나거나 캔이나 페트를 투척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일부 구장에 캔, 페트 반입이 금지되고 음료나 맥주를 담기 위해 일회용품이 쓰인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다회용컵 도입은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참여율이 거의 100%라는 점에서 축구장 다회용기는 의미가 있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2023년을 기준으로 한 음식점당 한 달에 다회용기 배달 수가 10건을 넘은 식당을 찾기 어렵다. 2023년 대비 2024년의 서울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참여 식당 수도 7.4%나 감소했다. 이는 사람들이 다회용기 배달이 있는지 모르거나 다회용기 배달의 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워 참여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축구장에서는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무조건 다회용기에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먹거리를 먹는 모든 사람이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구장에 따라 수저나 컵이 제공되지 않는 곳도 있지만, 일회용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축구장 다회용기 서비스의 보완점

그렇지만 축구장 다회용기는 아직 보완할 점도 많다. 앞서 언급했듯, 일부 구장에는 수저나 컵이 다회용품으로 제공되지 않는 곳도 있다. 이 부분은 다회용기 제공은 업체 담당이며, 적으면 수백 개에서 많으면 수천 개까지 제공해야 하기에 업체도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업체는 수저와 컵까지 다회용품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편의점이다. 축구장의 편의점에서는 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파는 쥐포 등의 건어물류 가공식품이나 컵라면, 과자 등을 판매한다. 이는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포장돼 나올 수밖에 없다. 이들을 다회용기에 넣어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은 포장을 뜯고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아야 하며, 컵라면은 다 조리한 후 다회용기에 담아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다회용기를 쓰든 쓰지 않든 포장지가 버려지기 때문에 다회용기를 쓴다고 해서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이나 공장에서 나오는 가공식품은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부 구장에는 다회용기 대신 일회용기를 주는 푸드트럭도 존재했다. 당연히 이 부분도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아직 축구장 다회용기 도입의 초기 단계기 때문에 나중에는 모든 푸드트럭이 다회용기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다회용기 반납함이 넘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때는 다회용기가 아무 데나 버려질 수도 있다. 특히나 축구 경기는 토요일에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특정 연예인의 시축 때 더 많은 사람이 찾기 때문에 오는 사람 수가 불규칙하다. 따라서 다회용기 반납함이 부족할 때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다회용기 자체가 일회용기에 버려지고, 이를 청소 담당자나 경기장 스태프가 확인하지 못한다면 다회용기가 재사용되지 못하고 그냥 버려질 수 있다. 따라서 다회용기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에서 이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다회용기 시스템, 어떻게?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환경친화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까? 먼저, 다회용기 반납함과 쓰레기통은 같이 두는 것이 좋다. 일회용품을 버리기 위해 가야 하는 거리가 다회용기를 버리는데 가야 하는 거리보다 더 짧다면, 관중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다회용기를 버리러 가는 도중 다회용기 반납함보다 쓰레기통을 먼저 발견한다면, 관중은 일회용기에 음식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할 수 있다. 따라서 다회용기를 이용하는 데 상대적인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대표적인 방법이 쓰레기통과 다회용기 반납함을 같이 두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통과 다회용기 반납함을 같이 배치할 때 다회용기 반납함이 다 차면 쓰레기통에 다회용기가 버려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따라서 다회용기 반납함이 모든 다회용기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연예인의 공연 등의 이유에 따라 1년 중 가장 많은 관중이 올 때 다회용기를 다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다회용기 반납함이 필요하다. 그린워싱과 친환경의 경계에 놓여 있는 만큼 다회용기 회수율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료 6. 다회용기는 반납함에 안내 인력이 파견돼 있다.]

출처 : ⓒ23기 김태현

또한, 다회용기 도입 초기에는 다회용기 반납함에 자원봉사자나 구단, 구장 직원이 다회용기 반납을 안내하는 방법이 있다. 이 역시 다회용기 분실을 방지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만, 인기팀의 홈 구장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구장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 쉽지 않은 방법이 될 수는 있다. 

다회용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불편함이나 불만 없이 최대한 오랜 기간 사용해야 가장 환경친화적이다. 시스템과 관련해 어떤 조치를 할 때 항상 이러한 목적성을 고려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그린워싱이 아닌 진짜 친환경을 바라며

[자료 7. 매년 축구장에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사진은 2025년 열린 수원 FC와 울산 HD의 경기] 

출처 : ⓒ23기 김태현

그린워싱일지 친환경일지는 불확실하지만, 축구장에 다회용기가 완전히 도입되면 편의점을 제외하면 일회용품은 거의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평균 관중이 매년 1만 명을 넘는 지금, 일회용품이 없어지면 더 많은 관중이 발길을 찾을 것이다. K리그에 오는 외국인 선수는 한국의 치안 때문에 한국 생활을 만족해할 때가 많다. 일회용품이 없어지면 이들에게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그린워싱이 아니라 진짜 친환경까지 실천할 수 있다면 추후 비판의 여지도 없어진다. '다회용기는 무조건 친환경적이야'와 같은 과거의 친환경 인식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따라서 이에 맞게 축구장 다회용기도 방향성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한다. 축구장에서의 다회용기가 100% 친환경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다회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녹색나들이 시리즈]", 23기 김경훈, 김태현, 26기 강민석, 27기 문준호, 이대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852

 

[취재][녹색나들이 시리즈] 한강 다회용기, 친환경을 위해서는 어떻게?

[취재][녹색나들이 시리즈] 한강 다회용기, 친환경을 위해서는 어떻게?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김태현, 26기 강민석, 27기 문준호, 이대현 여가 공간인 한강 공원의 이면[자료 1. 한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Remake] [취재] 친환경 야구, 진짜 친환경일까?",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41

 

[Remake] [취재] 친환경 야구, 진짜 친환경일까?

[Remake] [취재] 친환경 야구, 진짜 친환경일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이전 기사에서 언급한 친환경 정책]2020년대에 들어오며 프로야구도 친환경 관련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했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축구장 다회용기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될까?

1) 나규항, "경기도주식회사, 수원삼성 홈경기서 다회용기 공급", 경기신문, 2025.05.12,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844402

2) 문영호, "아산시, 충남아산FC 홈경기장 '다회용기 사용' 도입", 중부매일, 2025.06.04, https://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78480

3) 박동일, "전북자치도 'K-리그 최초, 다회용기' 도입 ", BreakNews, 2024.09.02, https://www.breaknews.com/1053830

4) 한성일, "탄소중립 실천 "다회용기 사용으로 시작해요"", 중도일보, 2025.02.22, https://www.joongdo.co.kr/web/view.php?key=20250223010007003

[축구장에 도입된 다회용기, 그린워싱이 아닐 수 있는 부가적인 이유]

1) 녹색연합, “[보도자료] 서울시내 배달음식 다회용기 서비스, 음식점 한 곳당 평균 주문 7건에 그쳐.", 2023.10.27, https://www.greenkorea.org/activity/living-environment/zerowaste/103613/

2) 안정훈, ""일회용기 줄이자" 24억 썼는데…불만 폭발한 이유", 한경일보, 2024.08.29,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8281809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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