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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농사짓는 유치원

by R.E.F. 24기 배장민 2023. 12. 1.

농사짓는 유치원 (Farming Kindergarten)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배장민

 

[자연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토마토는 마트에서 자라요!"  토마토가 어디에서 자라는지에 대한 부모님의 질문에 아이가 답한 말이다. 아직 채소의 재배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아이의 귀여운 답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답변이다. 물론 채소가 어떻게 자라서 우리의 식탁까지 오는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직접 체험하며 배우기보다는 그림책이나 동영상으로 배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이 익숙하지 않은 현대 아이들의 현실이다.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은 살아가게 된다. 다르게 말하면 자연과의 조화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이런 자연의 기본 원리와 순환 구조는 이해하지 못한 채 국 ·· 수를 먼저 배우게 되는 아이들의 현실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환경 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환경의 소중함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직접 체험하며 느끼게 하기 위해 2013년 베트남의 한 마을에 자연 친화적인 유치원, 농사짓는 유치원(Farming Kindergarten)이 생겼다. 이 유치원의 설립 배경과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유치원]

베트남 비엔호아(Biên Hòa)에 위치한 농사짓는 유치원(Farming Kindergarten)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제공한다. 베트남은 농업을 중시하는 국가이다. 자연 환경이 주는 풍부한 식량은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홍수나 가뭄 그리고 염해(Salt damage, 염분에 의해 농작물이나 토양, 건축물 등이 입는 피해) 등의 이유로 농업에 문제를 주고 있다. 또한, 공장이 들어서는 등 제조업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공장용지의 환경이 훼손되거나 수많은 오토바이의 통행으로 인한 대기 오염 등 환경 오염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업의 중요성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가르치기 위해 농사짓는 유치원이 생겼다.

[자료 1. 농사짓는 유치원(Farming Kindergarten) 전경]

출처 : worldarchitecture.org

농사짓는 유치원은 인근 신발 공장 직원의 자녀들 약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크게 설립되었다. 유치원의 옥상은 잔디와 식물들로 뒤덮인 3개의 루프 형태로 건설되었다. 옥상은 아이들에게 농사를 짓는 체험의 공간이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의 공간이다. 아이들이 식물을 직접 기르며 자연스럽게 농사를 체험할 수 있으며 넘어지거나 굴러도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껏 옥상에서 뛰어놀 수 있다.

[자료 2. 유치원 중앙정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출처 : worldarchitecture.org

농사짓는 유치원은 아이들과 선생님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학부모들은 물론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농업교육을 실시한다. 농사에 익숙한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작물을 기르면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유치원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렇게 농사지은 작물들은 아이들의 가정에 분배된다. 환경 오염 없이 스스로 일군 안전한 작물들을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보장은 물론 식비의 절약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자료 3. 유치원 옥상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아이들]

출처 : worldarchitecture.org

 

[건축까지 신경 쓴 유치원]

농사짓는 유치원은 건축까지 신경 써서 설계되었다. 베트남의 기후에 대한 연구와 함께 효율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베트남은 강우량이 많은 나라로서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 빗물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빗물이 마당의 중심 아래에 위치한 물탱크로 모이게 제작되어 물을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햇빛이 좋은 날에는 태양광 모듈을 이용하여 물을 퍼 올리고 이를 옥상에 뿌려 활용할 수 있다. 주변에 강이 없더라도 물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태양광을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성까지 겸비한 것이다.

[자료 4. 유치원 건물에서의 재생에너지 활용]

출처 : archdaily

또한 각진 건물이 아닌 완만한 경사와 맞바람이 칠 수 있게 건물의 양쪽에 창문을 만듦으로써 환기는 물론 자연 채광까지 최대화하였다. 크게 3개로 이루어진 루프 중심에는 필로티를 설치하여 휴게공간을 제공하였다. 옥상의 채소들과 잔디들은 단열재 역할을 하여 건물 표면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고온 다습한 베트남의 기후 특성상, 이 옥상으로 인해 건물 내부의 온도가 낮춰져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자료 5. 채소와 잔디로 이루어진 유치원 옥상 모습]

출처 : worldarchitecture.org

아이들에게 자연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유치원인 만큼, 아이들이 생활하는 건물의 설계부터 자연 친화적인 방법을 활용한 농사짓는 유치원이다.

 

[어린 시절의 환경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줄 나비효과]

어린 시절 경험한 다양한 사건들이 인간의 삶에 주는 영향은 크다. 유년 시절의 경험을 통해 견문이 넓어지고 그 경험에 의해 자신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 특히 어린이들이 자연을 체험할 기회는 많지 않다. 과거보다 자연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미래에도 자연과 인간은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린 시절, 자연을 몸으로 체험한 어린이들은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자원이 있는 셈이다.

자연에 대한 경험이 나날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농사짓는 유치원과 같은 노력이 환경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자연에 대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갖고 성장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선순환의 나비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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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유치원]

1)  World Architecture Community, "Farming Kindergarten", 2020. 09. 18, https://worldarchitecture.org/architecture-projects/hfnfc/farming-kidergarten-project-pag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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