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사랑 대한민국, 폐기물 관리 열등생!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서채연
재활용률 우수자,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전체 폐기물 처리방법 중 재활용의 비율은 약 85%에 달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라도 재활용부문에서의 선두 주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수치이다. 그러나 이런 수치만을 보고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가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만은 없다.
[자료 1. 대한민국 폐기물 처리방법별 비율 현황 ]
출처 : 한국폐기물협회
한국의 최애 폐기물 관리방법: 재활용의 진실
대한민국의 재활용률은 진정한 재활용률이 아니다. 물질 자체를 물리적 방법으로 처리하여 가공한 '재활용'만을 담은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소각하여 얻은 에너지 또한 재활용률에 포함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실질 재활용률과 에너지 회수를 통한 재활용의 합으로 재활용률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수치가 나오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법을 참고하면 알 수 있다. 폐기물 관리법 제2조의 7호는 재활용에 대한 정의에 대해 명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재활용은 ' 재사용ㆍ재생이용 '과 '에너지 회수/연료화' 2개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재활용률에는 '에너지 회수' 방법 또한 재활용률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자료 2. 대한민국 폐기물 관리법 제2조 전반 ]
출처 : 폐기물관리법
이런 분류 속에서, 과연 대한민국은 폐기물 관리를 잘하고 있는 우등생일까? 진정한 폐기물 관리의 우등생이 되기 위해서는 재활용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추가적인 전과정에서의 처리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SWM
SWM은 Sustainable Waste Management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라 한다. SWM은 '미래세대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니즈(needs)에 대한 능력과 상충하지 않는 선에서 현재 세대의 니즈가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폐기물 관리 방법'을 의미하며 SDGs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SWM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폐기물 관리 방법 또한 제시하는데, 이런 처리방법에 대한 위계, 우선순위가 존재하는데 이를 sustainable waste management hierarchy라 한다.
폐기물 처리방법 중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방법부터 말하자면 먼저 폐기물 자체의 발생을 없애는 것인 폐기물 예방(prevention)과 그 다음으로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폐기물 최소화(minimization)가 존재한다. 일단은 폐기물을 생성하지 않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것이다. 이후부터는 발생한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이 적용되는데 먼저 기술적인 방법 등을 통하여 처리하는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ing), 에너지 회수 등을 포함한 회수(other energy including energy recovery) 순으로 처리가 된다. 이런 기술적 공정을 거친 이후에도 처리가 되지 못한 폐기물들은 결국 버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경우에도 위생매립(landfill) - 쓰레기 매립을 통한 2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처리를 하는 것, 매립(controlled disposal) - 그냥 땅에 묻는 것 등의 소극적인 행위의 매립,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버리는 투기(uncontrolled disposal)로 이루어진다.
[자료 3. Sustainable waste management hierarchy (UNEP) ]
출처 : UNEP(Global Waste Management Outlook)
그렇기에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하며, 그럼에도 나오는 폐기물들은 최선으로 버리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방향
그렇다면 위의 흐름에 따라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방법이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방법의 초점을 위해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련 법령의 흐름 중 폐기물 관리방법에 대한 부분을 위주로 보자면,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폐기물에 대한 관리는 1986년 폐기물관리법에서 시작했다. 이후로 재활용에 측면으로 보자면 20세기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재활용품분리수거제도가 실시되었으며, 21세기에 들어와서 2004년에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2007년에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이 생겼다. 앞에 나온 법령들은 모두 명명된 이름에서부터 '재활용'과 '자원순환'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폐기물 관리 방법 중 재활용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감량에 관한 법령들도 나와 있다. 1996년에 제정된 사업장폐기물감량화제도부터 자원순환성과관리제도와 폐기물부담금제도와 같은 사업장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제도도 존재하였으며, 생활계 폐기물 부문에서는 대표적으로 쓰레기종량제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최대한 배출하는 쓰레기양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량에 관한 내용도 잘 보면 폐기물 재활용에 대해 함께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는 자원순환성과관리제도이다. 이 제도는 사업장폐기물감량화제도의 자발적으로 감량량을 설정하고 감량하는 데에 따른 단점을 보완하는 연장선에서 출발하였으며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국가의 중장기단계별 자원 순환 목표 설정 · 운영을 통한 자원순환경제 사회 실현'을 위한 목적으로 실행되었다. 그러나 이에 해당되는 자원순환의 개념은 폐기물의 배출에서 최종처분에 이르기까지 물질흐름에 따른 자원순환성과 관리로, '자원순환성'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량의 측면에서도 사업장에서 할 수 있는 폐기물 감량량을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데에 지자체가 조금 관여할 뿐이며, 이를 달성하지 못했을 시의 불이익으로도 폐기물부담금제도로 인한 부담금 정도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오히려 폐기물 감량에 관해서도 재활용이 더 우선시되는 경향이 있으며, 감량부문은 많은 힘이 들지 않는다. 이는 폐기물 감량에 대해서는 많이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매년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폐기물 발생량이 이에 대해 뒷받침해 준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매년마다 쓰레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감량에 관해서는 거의 실패한,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후발주자인 상황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자료 4. 대한민국 폐기물 일평균 발생량(1996~2021) ]
출처 :국가지표체계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방향
11월 중순, 환경부가 종이컵 ㆍ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규제를 계도기간을 앞두고 실제 시행이 무기한 유예한 것이 뜨거운 감자로 불타올랐다.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종이빨대 등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 있는 물품을 개발하던 업종들이 물품계약 취소 등의 타격을 받게 되었다. 물론 그 이후에 환경부가 다시 관련 업종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자세를 취하기는 했으나, 최초에 발표된 무기한 유예는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에 대한 무신경의 결과로 읽어질 수 있다. 사실상 폐기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폐기물 예방이기도 하나,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예방이다. 쓰레기 발생은 자원 생산, 물품 제작에서부터 다시 버려지는 과정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애초부터 발생하는 양을 줄인다면 후속 단계인 재활용에서 처리할 양이 많이 줄어들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버려지는 것이 없어지는 완전한 '자원순환'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폐기물 예방이 어렵다면, 그다음 우선순위인 최소화, 그것도 아니라면 폐기물 처리가 잘 될 수 있는 부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 세계는 과거의 플라스틱과 같은 분해되지 않는 합성물질들에서 이를 대체하는 자연 친화적인, 바이오적인 물품으로 대체하고 관련된 기술이 대두되는 전환의 과도기이다. 대한민국 또한 그 사회의 흐름을 잘 타서 폐기물 관리를 위한 기술들이 잘 자리잡아,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가 가능해져 우등생이 되기를 바란다.
폐기물 관리 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돌고돌아, 이제는 순환경제로!", 작성자(22기 유현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978
2. "플라스틱의 역습, 그들이 몰려온다.", 작성자(19기 김성민, 김정혁, 이성학),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296
참고문헌
[ 재활용률 우수자, 대한민국? ]
1) 환경부 ㆍ 한국환경공단, 한국폐기물협회, "2021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2022, http://www.kwaste.or.kr/bbs/content.php?co_id=sub0401
[한국의 최애 폐기물 관리방법: 재활용의 진실]
1) 국가법령정보센터, "폐기물관리법", 2022, https://www.law.go.kr/%EB%B2%95%EB%A0%B9/%ED%8F%90%EA%B8%B0%EB%AC%BC%EA%B4%80%EB%A6%AC%EB%B2%95
[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SWM ]
1) UNEP ㆍ ISWA, "Global Waste Management Outlook",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pp. 346, 2015
2) 이한, "[환경경제 용어사전 ㊵] 재활용과 재사용은 어떻게 다른가", 그린포스트코리아, 2021.08.12,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9587
[ 대한민국의 폐기물 관리방향 ]
1) 자원순환마루, "자원순환개념 및 지표", 2016, https://www.recycling-info.or.kr/rrs/viewPage.do?menuNo=M190102
2) 자원순환마루, "자원순환성과 관리체계", 2016, https://www.recycling-info.or.kr/rrs/viewPage.do?menuNo=M190103
3) 국가지표체계, "폐기물발생량", 2023,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78#
4) 환경부, "자원순환 성과관리제도 종합해설서", 환경부, pp. 109, 2018.04.30
5) 세종특별자치시환경교육센터, "폐기물관리법 01. 폐기물 관련 법·제도 및 정책 현황", KEI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 pp. 346, 2023
[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방향 ]
1) 이유진, "종이빨대 재고만 수천만개…“환경부는 생각 못 했다더라”", 한겨레, 2023.11.10,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5772.html
'News > 기후변화-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의 "푸른 혁명": 'Blue Circle'이 이룬 상생적 기술 혁신 (2) | 2023.12.01 |
---|---|
농사짓는 유치원 (5) | 2023.12.01 |
[산에 살어리랏다] 산림의 고령화, 온실가스 감축 역할 어려워 (3) | 2023.11.30 |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며? (6) | 2023.11.29 |
청바지 염료의 화려한 변신! 물 속 미세플라스틱을 잡다 (7) | 2023.11.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