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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중국의 "푸른 혁명": 'Blue Circle'이 이룬 상생적 기술 혁신

by R.E.F. 23기 강민수 2023. 12. 1.

중국의 "푸른 혁명": 'Blue Circle'이 이룬 상생적 기술 혁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강민수

 

[자료 1. 19년 태안군 소원면 앞바다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 중인 어선]

출처: 연합뉴스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작은 적, 해양 플라스틱]

플라스틱이 세계의 바다를 옥죄어오고 있다. 이는 생태계와 연안 경제, 그리고 오염된 해산물을 먹는 수십억 명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매년, 세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최대 천만 톤에 달한다. 10,000,000톤. 100억kg. 쉽게 짐작이 되지 않는 너무나도 큰 양이다. Al Jazeera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바다 플라스틱을 모아서 납작하게 펼쳤을 때 대략 카타르 크기의 지역을 덮을 수 있었다. 그리고 50년 안에, 플라스틱 쓰레기의 면적은 프랑스의 국토 면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자료 2.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에 따른 예상 면적 비교]

출처: Al Jazeera

한국의 경우,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약 12만6000톤으로, 6년 전인 2017년(8만2000톤)에 비해 54% 급증했다.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10년 동안 지속 증가해왔다. 2013년 4만9000톤에 불과했던 집계치는 꾸준히 늘어 2019년 10만톤을 넘어섰고, 2020년 13만8000톤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12만1000톤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5000톤(4%) 늘어났다. 정부가 직전 해 해양쓰레기 수거량을 비롯해 지역별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통계를 매년 공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 연안 일대에 해양쓰레기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겉으로 드러난 해양 오염의 심각성 만큼, 우리가 보지 못하는 영역은 더 심각할지도 모른다. 물의 표면 아래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전체 해양 플라스틱의 약 99%를 차지한다. 수거되지 않은 플라스틱이 파도와 부유물에 잘게 쪼개진 것들이다. 최대 75조 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들이 바다에 떠다니면서 많은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다. 해산물에 축적된 플라스틱이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것은 그 중 하나일 것이다.

 

[The Blue Circle Project]

[자료3. Blue Circle, Champions of the earth]

출처: Champions of the earth

민관의 협력 없이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같은 난관에 골머리를 앓는 중국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블루 서클(Blue Circle)" 프로젝트가 유엔 환경 계획(UNEP)의 2023 Champion of the Earth, 2023년 기업가적 비전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UNEP Champions of the Earth 상은 환경에 변혁적인 영향을 미친 개인 및 단체에게 수여하는 UN의 가장 명예로운 상 중 하나이다.

'Blue Circle'은 2019년 중국 저장성에서 시작된 환경 프로젝트다. 프로텍트의 주요 시스템은 어부들과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해안 수역에서 가방, 병, 버려진 어망과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집하는 것이다. 'Blue Circle'의 놀라운 점은 6,600km에 달하는 지역 해안선의 플라스틱 오염 관리를 최첨단 장비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이루어냈다는 데에 있다.

[자료 4. 중국 어선이 수거한 해양 플라스틱 더미]

출처: Champions of the earth

결과적으로 총 10,240척의 보트와 6,300명의 어부 및 지역 주민들이 'Blue Circle'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약 2,500톤의 플라스틱을 성공적으로 재활용했다. 이는 'Blue Circle'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중국 최대의 해양폐기물 관리 모델을 개발해 가능했다고 저장성 생태환경부는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과 인터넷 기반 추적을 사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기업은 배출된 개별 플라스틱 조각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보트, 항구 및 생산 라인의 실시간 피드와 플라스틱의 수집, 선적, 보관, 재활용 및 재제조를 목록화한 "대화형 지도"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인증된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의 QR 코드를 스캔해 이러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Blue Circle'은 또한 사회 보장 보험 및 저금리 대출을 포함한 저소득 지역 사회에 재정적 인센티브 및 혜택을 제공 중이다. 플라스틱 입자를 제조 회사에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설립된 "번영 기금"은 해안 지역의 저소득 주민 및 어업인 6,000명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2025년까지 Blue Circle은 디지털 시스템을 공개하고 기업, 정부 및 공공 복지 단체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솔루션의 채택과 투명성의 증진은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보장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을 촉진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5. 압축된 플라스틱 병을 확인하는 "Little Blue House" 직원]

출처: Xinhuanet

전 세계 플라스틱의 약 30%를 생산하는 중국은 2018년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고 2025년까지 일회용 및 비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 제조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저장성  생태환경부는 블루써클의 활동을 전국적으로 추진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 저장성 생태환경부의 'Chen Yuan'에 따르면, Blue Circle의 성공은  프로젝트가 어촌 사회에 가져다 줄 상호 이익, 즉 더 깨끗한 연안 해역에 대한 수입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향후 'Blue Circle'은 2025년까지 어촌 9곳과 2개 지자체의 289개 항구로 활동을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해양쓰레기 수거]

한국의 해양쓰레기 수거 역시 민관의 협력이 문제 해결의 중점으로 보인다. 한국의 사례 2가지를 함께 소개한다.

인천시는 22년 깨끗한 바다 조성을 위해 해양쓰레기 수거 관리 체계를 본격 개선했다. 인천 앞바다는 한강을 통해 유입되는 매년 수만 톤의 쓰레기와 바다에서 쓰다 버린 어구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옹진군 굴업도와 덕적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섬 지역도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발생 단계에서부터 해양쓰레기를 차단하기 위해 해안가 주요 지역의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 인력을 기존 11명에서 36명으로 늘리고 감시 대상 지역도 기존 옹진군에서 중구와 서구 옹진군 등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 어민들이 조업 활동 중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사들이는 사업에 총 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해양쓰레기 집하장도 5곳을 추가 설치한다. 해양환경정화선도 한 척 추가한다. 현재 인천의 해양환경정화선은 85t급 ‘씨클린호’가 유일하다. 지난해 무인도 등에서 모두 22t의 해양쓰레기를 처리한 씨클린호는 올해도 해양오염도 조사, 미세플라스틱 조사 등에 투입한다. 시는 씨클린호에 더해 올해 말까지 75억 원을 들여 100t급 해양환경정화선 1척을 건조한다.

[자료 6. 인천에 하나뿐인 해양환경정화선 85t급 ‘씨클린(Sea Clean)호’]

출처: 동아일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 민간기관이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과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은 사례 역시 주목할만 하다. 지금까지 해양쓰레기는 전문업체가 특수선박이나 설비를 사용해 거둬들인 뒤 육상으로 옮겨 와 재활용·소각·매립해왔다. 이 사업의 뼈대는 배 위에서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한꺼번에 하는 특수선박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해양쓰레기 해결을 위한 신개념 LNG·수소 하이브리드 선박 제작이다. 이 사업의 뼈대는 배 위에서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한꺼번에 하는 특수선박을 만드는 것이다.

[자료 7. 세계 최초의 해양쓰레기 수거용 액화천연가스·수소 하이브리드 선박 개념도]

출처: 한겨레

아이디어는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에서 나왔다. 지난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다부처 공동사업에 선정되면서 2026년까지 국비 278억 원, 부산시·울산시·경남도비 100억~130억 원, 민간기관 90억 원 등 500여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받기로 했다. 상용화 시기는 2027년으로 잡고 있다. 그 전에 친환경 에너지 기술, 친환경 처리 기술, 해양쓰레기 동결 시스템 개발, 극저온 해양쓰레기 선상 처리 모듈 제작 등을 마쳐야 한다.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기술은 영하 163도의 냉열을 이용해 해양쓰레기를 얼려서 분쇄하는 기술이다. 해양쓰레기를 배 위에서 수거·처리해서 수소를 만들면 해상과 육상을 오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육상 처리에서 생기는 매립·소각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가 있다.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바다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고, 지금 그 상처로 인해 연안 공동체는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은 해양생태적 위기를 넘어 인류의 생존 위기와 직결된다. 해양쓰레기 원천 종식은 국제사회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이 모두 함께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스스로 억제하고, 기업은 플라스틱 생산을 파격적으로 줄이며 플라스틱 대체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기관은 해양 침적·부유 쓰레기 수거 로봇 등 첨단장비 개발과 해양쓰레기 처리 정책·기술개발 등에 나서야 한다.

이제 우리는 바다로부터 얻은 수많은 경제적·환경적·문화적 혜택에 감사하며 상처받은 바다를 어루만지는 치유 과정을 함께해야 한다. 기후위기, 해양생태계 훼손, 수질오염 등 많은 난관에 봉착한 바다에서 해양쓰레기 문제만이라도 해결해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바다를 물려주는 것은 현세대의 책무일 것이다.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해결할 수 있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해양쓰레기 순발생량, zero를 넘어 네거티브로!", 20기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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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make]'해양쓰레기섬', 그만 커질 때도 됐지 않아?", 23기 김예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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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작은 적, 해양 플라스틱]

1) 이은파, "′물 반 쓰레기 반′…태안 앞바다 해양 쓰레기 30여t 수거", 연합뉴스, 2019.07.04., https://www.yna.co.kr/view/IPT20190704000010365

2) Mohammed Hussein and Marium Ali, "World Ocean Day: How much plastic is in our oceans?", Al Jazeera, 2023.06.08., https://www.aljazeera.com/news/2023/6/8/how-much-plastic-is-in-our-oceans-infographic

[The Blue Circle 이니셔티브 솔루션]

1) CGTN, "Digital techs empower marine plastic pollution combat in E China:, CGTN, 2023.10.31., https://news.cgtn.com/news/2023-10-31/Digital-techs-empower-marine-plastic-pollution-combat-in-E-China-1olsYC8KiPe/index.html

2) UNEP, "BLUE CIRCLE - ENTREPRENEURIAL VISION", https://www.unep.org/championsofearth/laureates/2023/blue-circle

3) Xinhua, "Xinhua Headlines: China's innovative marine plastic treatment technology wins UN environment award", Xinhuanet, 2023.10.30., https://english.news.cn/20231030/39efbc16488843b28ccebff528b74397/c.html

[한국의 해양쓰레기 수거]

1) 공승배, "‘환경특별시’ 인천, 해양쓰레기 수거체계 강화 팔 걷었다", 동아일보, 2022.01.28.,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20127/111487118/1

2) 김광수, "바다 플라스틱 끌어모아 수소 만드는 ‘특수 배’가 있다?", 한겨레, 2022.12.02.,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1069885.html

3) 박동환, "[단독] 바다 뒤덮은 쓰레기 더미..작년에만 12만톤 건졌다", 매일경제, 2023.03.02.,  https://stock.mk.co.kr/news/view/53987

[푸른 지구를 꿈꾸며]

1) 김종덕, "해양쓰레기, 인류가 지구에 남기는 영원한 상처", 한겨레, 2022.08.15.,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548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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