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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ke] 탄소중립으로 이뤄낼 탄탄한 철강

by R.E.F. 25기 안수연 2024. 5. 27.

[Remake] 탄소중립으로 이뤄낼 탄탄한 철강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안수연

 

국내외 환경규제와 철강산업에서의 탄소배출

지난 23년 5월 17일, EU 탄소국경조정제도(EU CBAM) 법안이 최종 승인되었다. EU CBAM은 EU 탄소배출권 거래제(EU ETS)에 따라 탄소 누출이 일어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탄소 배출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수입품에 대해 탄소 비용을 EU에서 생산된 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부과하는 제도이다. EU CBAM은 2026년 1월 시행 이전 23년 10월부터 전환 기간을 시작하며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했다. EU CBAM이 철강, 시멘트, 철강∙알루미늄 2차 가공품 등에 적용되면서, 철강과 시멘트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크다.

[자료 1. 탄소 저감 철강 제품]

출처: OMP

EU뿐 아니라, 미국의 움직임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은 EU와 함께 지속 가능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글로벌 합의 GSSA(Global Agreement on Sustainable Steel and Aluminium)에 따라 철강/알루미늄 산업에서의 비시장경제의 과잉생산과 탄소배출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GSSA를 통해 역외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이후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GSSA에 따라 한국산 철강의 미국과 EU 수출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규제 또한 철강산업에 부담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인 K-ETS의 거래량 증가에 따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U-ETS와 K-ETS의 큰 가격 격차와 K-ETS의 4차 계획기간인 2026년 이후 EU CBAM과 EU-ETS 규제 등에 따라 철강 업종에 대한 무상할당 단계적 폐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에서 탄소중립의 중요성

앞서 살펴본 것처럼, 철강산업에 대한 국내외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철강산업에서 탄소중립의 중요성은 비단 환경규제 대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탄소중립은 또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철강은 국내 철강기업에 큰 위기를 안겨주었다. 중국은 풍부한 철광석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 전기료를 활용해 한국산 철강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철강을 생산할 수 있었다. 생산원가 부담 증가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저가의 중국산 철강을 선호하게 되면서, 비교적 고가인 국산 철강의 입지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에 국내 철강기업들은 품질 고도화와 저탄소 제품을 통한 경쟁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고급 철강과 특수강 시장은 국산 철강이 높은 경쟁력을 가진다. 포스코에서는 고품질 그린 스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마스터브랜드인 ‘그리닛(Greenate)’을 론칭하고, ‘그리닛 스틸’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에서는 고로보다 탄소 배출량이 낮은 전기로를 활용하여 1.0 GPa급 저탄소 고급 판재 생성에 성공했으며, ‘하이에코스틸’이라는 저탄소 제품 브랜드를 론칭하여 저탄소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대다수의 중국산 철강은 석탄을 활용하여 만들어졌기에,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이 상당하다. ESG 경영이 강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Scope 3, 즉 간접적으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저탄소 철강 제품은 고객사에 Scope 3에서의 탄소 저감을 실현할 수 있다는 선택지가 되어,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즉, 탄소중립은 국내 철강기업이 글로벌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철강 기업의 탄소 저감 기술 및 전략

국내 대표적인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소를 저감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0년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에 이어, ‘2050 탄소중립 기본 로드맵’을 수립하고 2022년 ‘그리닛(Greenate)’을 출범했다.

[자료2. POSCO FINEX, HyREX]

출처: 포스코

2031년 플랜트 착공 계획 이전에,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바탕으로 2024년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 기반의 파일럿 설비 착공을 계획했다. 기존 파이넥스 기술은 용융로에서 일산화탄소 75%와 수소 25%가 사용되지만, HyREX에서는 용융로와 전로 대신 전기로가 사용되어 환원제로 수소가 100% 사용된다는 차이점을 가진다.

현대제철 또한 마찬가지로, 저탄소 철강생산체계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이행을 위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직/간접 탄소 배출량을 1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료 3. 현대제철 탄소중립 생산체계 전환 계획]

출처: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60년 이상의 전기로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탄소 저감을 위해 기존 전기로를 적극 활용하는 등 탄소 저감 전략에 더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계인 ‘Hy-cube(Hyundai Hydrogen Hybrid)’를 구축하여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저감한 자동차용 고급 강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고로의 특성을 살리되 탄소 배출은 줄이고, 그 크기를 대형화한 신(新)전기로(Hy-ARC) 개발로 탄소 배출을 40% 저감한 강재를 출시하고자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철강 기업의 탄소 저감 기술 및 전략

지금까지 고로를 기반으로 철강을 생산해 오던 해외 기업들은 새로운 설비 구축에 따른 경제적 부담 대신,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CCS(Carbon Capture Storage) 설비 도입을 통해 탄소를 저감하려 하고 있다.

신규 전기로 도입 또한 탄소 저감을 위한 방법 중 하나이다. 일본제철은 지난 3년간 15개의 고로를 11개로 축소했으며, 신규 전기로를 통해 해당 감소분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의 공정을 개선하거나,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는 방법 외에도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신기술 개발도 하나의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철광석을 환원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코크스가 아닌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환원 과정 후 탄소가 아닌 물을 배출한다는 것이 차이를 가진다.

[자료 4. 수소 환원반응과 일산화탄소 환원반응]

출처: 포스코

스웨덴의 SSAB는 철강기업 중 탄소 저감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이다. 2021년 세계 최초로 무탄소 철강재를 생산했으며,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6년부터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기 위한 공장 가동을 계획 중이다.

유럽의 ArcelorMittal은 2030년 조강생산에 수소를 도입하기 위해 23년 3월부터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 설계를 시작했다.

[자료 5. 샤프트환원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출처: 포스코

스웨덴의 SSAB, 유럽의 ArcelorMittal, 일본제철은 모두 샤프트환원로를 활용하여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샤프트환원로에 사용되는 원료는 고품위 펠렛으로, 수소가스가 펠렛 사이의 공간을 통과하며 접촉하여 반응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2030년 이후부터 펠렛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글로벌 최대 철강사인 중국의 바오우강철은 호주의 광산회사인 리오틴토와 20억 달러를 합작 투자하여 저탄소 철강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펠릿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바오우강철의 자체 수소환원공법인 HyCROF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 기업이 탄소중립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국내 철강 산업은 수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외산 철강 제품의 저가 공략에 이어 기후 위기 가속화로 인한 국내외 탄소배출 규제 강화는 또 다른 위기를 가져왔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국내 철강 기업에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필수적인 전략이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전기로 활용과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신기술을 개발하여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간접 탄소배출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기로 활용의 경우에서는, 전기로 가동에 사용될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와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공정 과정에서의 직접 탄소배출뿐 아니라,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또한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의 경우에도, 철광석 환원을 위해 사용될 수소를 블루수소 활용에서 나아가 그린수소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을 저감하여 철강 제품 가치사슬 내에서의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함이다.

강화되는 탄소배출 관련 규제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기업들의 노력이 실현되어 무탄소 철강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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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국내외 환경규제와 철강산업에서의 탄소배출]

1) 심지영, s-core, "EU 탄소국경조정제도(EU CBAM)의 이해", 2024.01.23, https://s-core.co.kr/insight/view/eu-%ED%83%84%EC%86%8C%EA%B5%AD%EA%B2%BD%EC%A1%B0%EC%A0%95%EC%A0%9C%EB%8F%84eu-cbam%EC%9D%98-%EC%9D%B4%ED%95%B4/

2) 법무법인(유)세종, 뉴스레터,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알루미늄 협정(GSSA) 논의 동향 및 시사점", 2023.11.02, https://www.shinkim.com/kor/media/newsletter/2244

 

[철강산업에서 탄소중립의 중요성]

1) 정준우, "(공급과잉 K-철강)①밀려오는 중국·일본산…본격 '혈투' 시작", 2023.11.02,  https://www.ibtomato.com/View.aspx?no=10767&type=1

2) 정준우, "(공급과잉 K-철강)②저가 외산 vs 고가 국산…시장 양극화", 2023.11.03, https://www.ibtomato.com/View.aspx?no=10775&type=1

 

[국내 철강 기업의 탄소 저감 기술 및 전략]

1) 포스코 뉴스룸, 포스코의 수소 탐구생활, "미래 철강은 수소환원제철로?", 2021.02.01, https://newsroom.posco.com/kr/%EC%88%98%EC%86%8C%ED%99%98%EC%9B%90%EC%A0%9C%EC%B2%A0/

2) 현대제철, "현대제철 2023 통합보고서", 2023.06, https://www.hyundai-steel.com/kr/sustainability/managementreport.hds

 

[해외 철강 기업의 탄소 저감 기술 및 전략]

1) 하나증권, "중국, 탈탄소, 수소 그리고 철강", pp.20~35,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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