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ake] 기후 위기와 불평등 : 책임과 피해의 불균형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맹주현
20기 윤진수 님의 "기후 위기와 불평등 - 기후 위기와 인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기사의 Remake 버전입니다.
기사 작성에 도움을 주시고 배려해 주신 윤진수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기후변화가 만든 불평등의 그림자]
[자료 1. 기후 위기로 잃어버린 삶의 터전]
출처 : 그린피스
기후난민은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생활 터전을 잃고, 국내외로 강제 이주해야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기후변화는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물 등 자원의 부족을 초래하며, 이는 특히 가난한 나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원 부족은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대규모 이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기후 위기에 적게 기여한 가난한 국가의 시민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겪고 있는 '불공정'이 기후난민 문제의 핵심이다.
홍수와 가뭄 같은 기후 재난은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으며, 이는 대량 이주, 기아, 공공 서비스의 중단 같은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부유한 국가들은 이러한 피해를 겪는 이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중으로 전 세계 인도주의적 필요의 90%를 차지한 20개국의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5%도 되지 않았다. 기후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국가는 대체로 기후 대응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다.
기후 위기의 책임은 분명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탄소 배출이 부유한 국가와 상위 소득층에서 발생하는 반면, 그 피해는 가난한 국가와 빈곤층에 집중되고 있다. 기후 위기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다. 이는 불평등 문제이며, 책임이 적은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는 구조적 불합리성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의 현실을 보다 깊이 살펴보아야 한다.
[기후 위기 책임과 피해의 불평등(개인)]
[자료 2.전 세계 인구의 소득 불평등]
출처 : Share The World's Resources
[자료 3. 전 세계 인구의 소득분위별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 OXFAM MEDIA BRIEFING
위 그래프를 보면, 상위 10% 소득계층이 전체 소득의 52%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 소득계층은 전체 소득의 8%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상위 10% 소득계층이 소비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하위 50% 소득계층은 10%에 그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소득 불평등과 온실가스 배출 불평등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기후 위기의 해결이 단순히 환경적 접근을 넘어 평등에 기반한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자료 4. 폭염 민계층 실태조사]
출처 : 한겨레
앞서 보았듯이 기후변화에 더 크게 기여하는 계층은 부유층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층에서 더 심각하다. 이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폭염 민감계층의 건강피해 최소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약 49.1%가 일상생활에서 높은 온도를 견디기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일반 인구 집단의 35.2%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수면 공간의 온도 역시 저소득층의 52.8%가 견디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에어컨이 없는 가구 비율은 저소득층에서 14.1%, 일반 인구 집단에서는 2.5%로 큰 차이를 보였다.
더욱 심각한 점은 에어컨이 있음에도 전기요금 문제로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비율이 68.6%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 인구 집단의 44.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겨울철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에너지 빈곤층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파로 인해 44%의 가구가 건강에 이상을 경험했으며, 특히 40년 이상 된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낮은 에너지 효율로 인해 더욱 큰 피해를 보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기후 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인권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 재난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계층은 더 큰 피해를 보며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는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기후 위기 책임과 피해의 불평등(국가)]
옥스팜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동시에 전 세계 부의 절반을 소유하며 주로 선진국에 거주한다. 반면 하위 50% 빈곤층은 전체 배출량의 10%만을 차지하며, 이들의 소득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이들의 거주 비율은 개발도상국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영국 1인당 평균 탄소 배출량은 말라위의 65배에 달하며, 미국, 캐나다, 호주는 이보다 150배 이상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이 수치는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 음식, 의류의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제외한 값으로, 실제 격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수치는 기후 위기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또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난한 국가인 모잠비크는 2019년 두 차례의 전례 없는 사이클론을 겪으며 약 32억 달러의 피해를 봤다. 이는 저소득 국가들이 기후 위기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Civil Society Review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액은 2030년까지 약 3천억에서 7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기후 위기의 영향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5. 기후 위기에 따른 국가별 소득 변화를 색깔로 시각화한 지도]
출처 : 그리니엄
한편, 웬츠 박사 연구팀은 1,600개 지역에서 수집한 40년간의 기후·소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가 경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은 자연재해와 강수량 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칠 피해를 예측하여 지역별 소득 변화를 모델링했다. 그 결과,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만으로도 2049년까지 세계 경제 소득이 평균 약 5분의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연평균 피해액은 약 38조 달러(약 5경 2,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 손실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평균 약 11%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아프리카와 서아시아는 약 2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7%, 미국·독일·일본은 11%, 프랑스는 13%의 소득 손실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타르는 31%, 이라크는 30%, 파키스탄은 26%, 말리는 25%의 소득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저자인 안더스 레버만 박사는 "기후변화의 책임이 가장 적은 국가가 고소득 국가들보다 최대 60%,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보다 40% 더 큰 소득 손실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 불평등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기후 불평등,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기후 불평등은 개인과 국가의 소득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더욱 심화하고 있다. 벨기에 공공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3℃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현재 어린 세대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기후 재난을 경험할 것이다. 특히 산불, 폭염, 홍수, 흉작, 가뭄 등의 빈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어린 세대가 감당해야 할 환경적 부담을 증가시킨다. 또한 기후변화는 여성, 장애인, 특정 인종 등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재해 상황에서 여성의 생존율이 더 낮고, 이후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취약성이 높아지는 점을 지적했다. 미항공우주국의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지역에서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여성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발표했다. 또한 세계은행은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여성이 남성보다 4배 더 많이 사망했고, 일본의 2011년 쓰나미에서는 장애인이 전체 인구의 7%에 불과했음에도 사망자의 25%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인종에 따른 불평등도 뚜렷하다. 미국에서는 흑인과 유색인종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이 백인이 거주하는 지역보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두 배 이상 높다. 이는 중공업 단지와 고속도로가 흑인 거주지에 집중된 결과다.
[자료 6. COP 29 폐막 총회 ]
출처 : 국민일보
국제사회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COP29에서는 기후 위기에 취약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선진국의 분담금을 연간 최소 3,000억 달러로 확대하는 합의를 이뤘다. 소규모 도서국들과 최빈국 그룹은 이 규모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연간 5,000억 달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소규모 도서국 대표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협상이 파행될 위기도 있었다. 밤샘 협상 끝에 선진국과 개도국은 “최소한”이라는 문구를 포함해 3,000억 달러로 합의했으며, 2035년까지 공공·민간 재원을 연간 1조 3,00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명시했다. 하지만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포함되지 않아 일부 개도국 대표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 인도 협상 대표는 선진국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케냐 협상 대표는 아프리카 주요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기후 불평등은 개인과 국가의 빈부격차를 넘어 성별, 장애인, 인종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에 따라 불평등하게 작용하며, 이는 인류 전체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다. 선진국과 개도국은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실행력 있는 정책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을 해야 하며, 우리도 다양한 상황의 ‘약자’들의 아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후 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책무이며, 불평등 해소가 기후 위기 해결의 중요한 열쇠이자 과제가 될 것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기후 위기와 불평등 - 기후 위기와 인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 20기 윤진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84
2. "바다가 멈춘다, 현실이 된 '투모로우'", 26기 신혜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646
참고문헌
[기후변화가 만든 불평등의 그림자]
1) “세계 난민의 날 - 기후난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그린피스, 2020.06.22,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13775/blog-ce-world-refugee-day-2020/
2) “기후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다섯 곳”, 국제구조위원회, 2022.09.20, https://www.rescue.org/kr/article/five-places-bearing-brunt-climate-crisis
[기후 위기 책임과 피해의 불평등(개인)]
1) 김민제, 최우리, "“겨울밤, 화장실 가기 겁나”…기후민감계층의 집은 어디인가”, 한겨레, 2021.01.11,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78152.html
2) 김민제, 최우리, “저소득층 49% “일상공간 온도 견디기 힘들어”", 한겨레,2021.01.11,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78151.html
3) 조천호 “가난하거나 어리거나…기후위기와 불평등은 얽혀 있다”, 한겨레, 2022.02.20,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31762.html
[기후 위기 책임과 피해의 불평등(국가)]
1) 윤원섭, ““기후불평등 격차 재확인”…기후위기로 세계 평균 소득 19% 감소 불가피”, 그리니엄, 2024.04.18, https://greenium.kr/news/32504/
2) 하프리 카우로 폴, “빈부격차는 기후변화에도 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기후 정의의 실현”, 그린피스, 2020.04.06,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12788/blog-ce-climate-emergency-climate-justice/
[기후 불평등,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1) 박상은, "COP29, 선진국 기후 분담금 합의 ‘최소 年421조’… 이행 실효성은 의문", 국민일보, 2024.11.25,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2451600&code=11131700&cp=nv
2) 양훼영, “[날씨학개론] 환경적 빈부 격차…'기후 불평등' 원인·대응은?”, YTN 사이언스, 2023.12.05,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231205165226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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