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얼마나 바다를 시끄럽게 만들었나: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소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이서영
끝나지 않는 바닷속 소음
대형 선박의 엔진 소리부터 해저 자원 탐사의 폭발음, 해상 구조물 건설의 진동까지, 인간 활동이 바다로 확장되면서 수중소음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공해는 해양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존 자체를 위협하며 해양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해양 소음공해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정책적 노력과 함께 지속가능한 해양환경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자료 1. 대형선박-LNG 운반선]
출처: 거제신문
해양 소음공해란?
해양 소음공해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위적인 소음이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소리는 공기 중에서보다 물속에서 약 4.5배 더 빠르고 멀리 전달되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한 소음은 넓은 해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해양생물들은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 먹이 탐색, 위험감지, 번식 등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소음은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교란 요인이 된다.
해양 소음공해의 발생 원인
해양 소음의 주요 발생원으로는 대표적으로 선박 운항이 있다. 전 세계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박들은 프로펠러, 엔진 등에서 저주파 소음을 발생시키는데, 이 소음은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가 해양의 배경 소음 수준을 높이는 주범이 된다. 또한 석유·가스 탐사 시 사용되는 에어건(공기총)은 강력한 폭발음을 반복적으로 발생시켜 광범위한 해역에 영향을 주며, 해상풍력발전소나 교량 건설 등 해양 구조물의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일 항타 소음이나 발파 소음 등도 심각한 수중소음을 유발한다. 이 밖에도 군사 작전에 사용되는 음파탐지기(소나), 어군 탐지기 등도 특정 해역의 소음 수준을 급격히 높이는 원인이 된다.
[자료 2. 음파탐지기(소나)]
출처: 군사사계
소음 공해, 해양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는가?
인간이 만들어낸 소음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양생태계에 피해를 준다. 특히 청각에 의존해 사냥과 의사소통을 하는 고래나 돌고래 같은 해양포유류는 수중소음에 매우 민감하다. 이들은 휘파람과 반향정위를 통해 먹이를 찾고 무리를 이루며 번식활동도 하는데, 끊임없는 수중소음은 이러한 생존활동을 방해한다. 심한 경우 청각 기관 손상으로 길을 잃거나 스트레스 및 면역력 저하 등의 건강 문제를 초래하는 등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
실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인위적으로 점점 큰 소음에 노출시킨 돌고래들은 소통을 위해 내는 소리의 볼륨과 지속시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추나 선박운항 같은 고소음 환경에서는 휘파람 지속시간이 평균 1.85배 길어지고, 의사소통 성공률은 85%에서 62.5%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자료 3. 소음공해가 돌고래에 미치는 영향 실험 ]
출처 : SBS 뉴스
고래의 경우에는 선박이나 해양개발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방향 감각을 잃고 이상 행동을 보이며, 심할 경우 감압병이나 좌초 같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어류 및 무척추동물도 예외는 아니다. 지속적인 소음은 어류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산란율과 부화율을 떨어뜨리며,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관련한 국내 연구에서는 수중소음은 해양 어류 및 무척추동물의 생리적 스트레스, 행동 변화, 생존율 저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소음은 어류의 포식 회피 능력을 저해하거나, 어린 유생의 발달을 방해하여 장기적으로 해당 어종의 개체 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개별 종의 피해는 먹이 사슬을 통해 해양생태계 전반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대응 기술 및 정책 동향
해양 소음공해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 산업계에서도 대응을 위한 기술 개발과 정책 마련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기술적으로는 선박 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펠러 설계를 개선해 공동현상(Cavitation)을 줄이거나, 엔진과 기계류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최소화하는 기술, 공기방울을 이용해 소음을 차단하는 방법 등이 연구·적용되고 있다. 해양 건설 시에는 소음 저감 장치를 설치하거나, 보다 소음이 적은 공법을 채택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자료 4. 공기분사를 이용한 선박 수중방사소음 저감 기술]
출처 : IMO KOREA
정책적으로는 2014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수중방사소음 저감 자발적 가이드라인'을 채택해 선박 설계 및 운항 시 소음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특정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소음 발생 행위를 제한하거나, 환경영향평가 시 수중 소음 항목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규제는 아직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강력한 규제와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해양소음, 줄일 수 있는 오염
해양 소음공해는 해양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환경 문제다. 결국 그 피해는 인간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 소음은 기후변화나 수질오염 등에 비해 사회적인 관심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소음은 다른 화학 오염과 달리 줄이면 빠르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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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끝나지 않는 바닷속 소음]
1) 김혜인, “시끄러워지는 바다, 사라지는 돌고래”, 뉴스펭귄, 2025.03.05,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8944
[해양 소음공해란?]
1) 이주영, "인간이 만든 잡음에 돌고래들 소리높여 대화…소음공해 심각", 연합뉴스, 2023.01.13, https://www.yna.co.kr/view/AKR20230113041700009
[해양 소음공해의 발생 원인]
1) 한국해사안전국제협력센터, 선박 수중방사소음에 대한 국제해사 정책동향, 2022.10, https://www.imokorea.org/upfiles/guidebook/2024/[KMC]
[소음 공해, 해양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는가?]
1) 김범기, 진가영, 이정현, 이창근, 김종성, "수중소음에 의한 해양 어류 및 무척추동물의 생물학적 영향범위 및 임계치 고찰", 한국해양환경·에너지학회지, 2022,
https://jkosmee.or.kr/_PR/view/?aidx=32363&bidx=3483
2) 김유빈, “수중 소음이 해양생물에게 끼치는 영향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블로그, 2020.12.14, https://blog.naver.com/kordipr/222173484701
3) 변유정 외 4인, “COVID-19 팬데믹에 따른 수중 음향환경 변화와 해양 어류 및 무척추동물의 생물학적 영향 고찰”, 한국해양환경·에너지학회지, 26(1), 114-124. 10.7846/JKOSMEE.2023.26.1.114, 2023,
https://jkosmee.or.kr/_PR/view/?aidx=36001&bidx=3228
4) 안상석, “고래·돌고래 생존권 위협하는 바닷속 소음 공해, 경각심 가져야 할 때”, 데일리환경, 2023.02.18,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302180002
5) 에스미 스탤러드, “소음 공해를 넘어서려는 돌고래의 '외침'”, BBC 뉴스, 2023.01.13,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4258701
[대응 기술 및 정책 동향]
1) 한국해사안전국제협력센터, 선박 수중방사소음에 대한 국제해사 정책동향, 2022.10, https://www.imokorea.org/upfiles/guidebook/2024/[K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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