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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탄소중립의 첫걸음, 수도권 매립지 해법은?

by R.E.F. 26기 윤민서 2025. 6. 25.

탄소중립의 첫걸음, 수도권 매립지 해법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6기 윤민서

 

[자료 1. 수도권매립지의 모습]

출처: 한국경제

수도권의 거대한 쓰레기 집하장,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이곳은 1992년부터 서울·경기·인천 3개 지자체가 공동으로 운영해온 수도권의 마지막 쓰레기 종착지다. 2025년 8월, 현 제3매립장의 운영 종료 시한이 다가오면서 수도권 매립지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자체 간의 입장 차이와 지역 이기주의 갈등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문제를 단지 ‘쓰레기 처리장 이전’의 관점만으로 보기엔 무언가 빠져 있다. 바로 탄소중립이다. 이제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기후위기 시대의 폐기물 정책’이라는 거시적 프레임에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매립지와 온실가스,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

인천시는 산업과 수송 중심의 구조 탓에 다른 지역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편이다. 2018년 기준, 지자체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803만톤에 달하며, 그중 폐기물 부문은 주요 배출원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수도권 매립지는 매년 100만톤 이상의 폐기물을 매립하며 대규모 메탄 및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현재 일부 메탄은 포집하여 발전에 활용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에 대한 포집·처리 기술(CCUS)은 사실상 전무하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고려할 때, 이 매립지는 더 이상 ‘쓰레기 저장소’가 아니라 ‘배출원 관리 대상’으로 봐야 한다.

 

탄소중립 전환의 핵심, 폐기물 정책의 혁신

문제가 뚜렷하기에, 최근 여러 해법이 제안되고 있다. 인천시는 ‘건설 폐기물 기반 광물 탄산화’와 ‘수도권 매립지 내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도입’을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광물 탄산화는 폐콘크리트 등 칼슘·마그네슘 계열 건설 폐기물에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인천시의 연간 건설폐기물 약 500만톤 중 절반 이상이 이에 적합해, 연간 최대 15만톤의 이산화탄소 고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기술은 폐기물 감량과 탄소 포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CCUS 기술은 폐기물 부문에서 단기간 내 탄소 감축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ARC 폐기물 소각시설처럼 도심 내에서 CCUS를 연계한 사례는 이미 존재하며, 인천도 이를 참고할 수 있다. 예상되는 연간 감축량은 약 20~25만톤으로, 폐기물 부문 전체 목표의 2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갈등을 넘어, 공동의 탄소중립으로

[자료2. 수도권 매립지 현황 지도]

출처: 뉴스원

물론 이 같은 기술적 접근이 곧바로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고비용, 주민 수용성, 지자체 간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이제는 ‘어디에 매립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매립을 줄일 것인가’, 나아가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탄소중립 전략으로 끌어올릴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인천시는 수도권 매립지의 지속 운영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반대는 단순한 거부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건강권, 탄소중립이라는 대의적 목표를 포함한다. 기술과 제도가 결합된 폐기물 정책 전환을 통해 인천시는 단순한 배출지역이 아니라 탄소중립 도시로서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의 해법은 결국 기술과 협력, 그리고 정책의 방향성에 달려 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어느 한 지역의 책임이 아닌, 수도권 전체의 공동 과제다. 이제는 지역 갈등을 넘어,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더 큰 책임의식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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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6년, 폐기물 처리의 피날레 '직매립 금지' 온다.", 21기 장세희,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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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매립지와 온실가스,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1) 이헌, “대체지 못 찾는 수도권매립지… 인천, 경기, 서울 지자체 갈등으로 확산될 듯”, 미디어 경인, 2024.06.07, http://www.mk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20

2) 최연진, “수도권 쓰레기 차오르는데… 매립지 선정 수년째 제자리”, 중앙일보, 2024.06.21, https://www.chosun.com/national/regional/2024/06/21/YX7LWTAXQRECBMNLXL3QXWTTJM/

[탄소중립 전환의 핵심, 폐기물 정책의 혁신]

1) 김현우, “매립지 바이오커버를 통한 메탄 저감 원리”, 기후변화 대응기술 연구회, 2023

2) 산림청,「탄소흡수원 산림관리지침 」 , 2021, https://www.forest.go.kr

3) Denmark ARC Waste-to-Energy Plant, CCUS 기반 도심형 소각장 사례, https://www.arc.dk

4) Net Zero Industry TrackerWorld Economic Forum, CCUS 기술 개요, https://www.weforum.org/reports/net-zero-industry-tracker-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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