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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국경을 넘을 때마다 탄소세가 매겨진다고요?

by R.E.F. 23기 박하연 2023. 5. 22.

국경을 넘을 때마다 탄소세가 매겨진다고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박하연

 

[2년 만에 확정된 EU의 탄소세 부과]

지난달 18일, 유럽의회에서 세계 최초로 ‘탄소세’를 물리는 내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최종 통과되었다. 이는 2021년 7월, EU에서 역내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탄소세 도입안을 발표한 이후 약 2년 만에 이루어 낸 성과이다. 이로써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기로 한 유럽연합(EU)의 ‘핏 포 55(Fit for 55)’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탄소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실제 실행에 옮겨지는 것은 처음인 만큼 수출국들의 걱정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자료 1.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출처 : 글로벌이코노믹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란?]

 

[자료 2. 탄소국경조정제도의 내용]

출처 : 매일신문

흔히 탄소 국경세로 불리는 CBAM은 상품을 EU로 수출할 때, 해당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에 대해 일종의 세금 즉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제도가 즉시 적용되는 대상은 철강과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 그리고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수소 총 6개의 산업이다. 그러나 EU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0년까지 CBAM 적용 대상을 전력, 열 생산 정유, 철강 등과 더불어 글리옥살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와 알루미늄 생산 시 발생하는 과불화탄소까지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EU는 오는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25년까지 유예기간으로 설정하였다. 유예기간 중에는 수입업자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 보고하는 의무만 준수하면 된다.

탄소세에 해당하는 CBAM 크레딧을 매입해야 하는 본격적인 시행은 2026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시행 이후 EU보다 탄소 배출 비용이 적게 요구되는 국가에서 상품을 들여오는 수입업자는 탄소세에 해당하는 CBAM 크레딧을 사야 한다. 이때, CBAM 크레딧 가격은 EU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원산지에서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많이 지불할수록 실질적인 탄소세는 줄어든다. EU는 이렇게 확보할 세금을 연간 1,400만 유로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풍력과 태양광에 지원하여 재생에너지 산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위기]

한편 즉시 제도가 적용되는 6가지 산업 중 대한민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대표적인 다(多)탄소 배출 업종, 철강 산업이다. 철강업의 용광로를 활용한 쇳물 생산 기술의 경우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므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튀르키예, 러시아, 인도, 우크라이나의 뒤를 이은 EU의 주요 철강 수입국으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對) EU 철강 수출량은 317만t, 철강제품은 22만t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료 3. 대한민국의 유럽향 철강재 수출 현황 그래프]

출처 : 페로타임즈

이와 관련해 국내 철강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당장 10월부터 시작될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의무를 위한 행정적 부담이다.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제품을 수입할 경우 관세 당국은 조사를 개시하고 수입자에게 거액의 벌금과 페널티를 부과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아직 탄소 배출량 측정을 담당하는 기관은 물론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측정 기술의 한계로 인해 대기업보다 더 큰 위기를 마주할 예정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350여 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인지하고 있는 기업은 18.5%에 불과했다.

두 번째는, 탄소세 부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의 약화이다. 2026년부터 본격적인 탄소세 부과가 시작되는데, 대한민국은 탄소 배출에 부과되는 금액이 EU보다 턱없이 낮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피하기 어렵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에 국내 철강기업은 탄소세를 낮추기 위해 탄소 감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수소 환원 제철 상용화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철강 생산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 환원 제철은 공정단계에서 석탄 대신 철광석과 수소를 반응시켜 물만 배출해 내는 탄소 중립 기술이다.

[자료 4. 환원제에 따른 철강 제조 공정 비교]

출처 : POSCO Newsroom

그림에서 환원제에 따른 공정 방식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 수소 환원 반응을 사용할 때 수소가 철광석을 만나 물과 함께 철이 생성되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때, 반응식은 Fe2O3 + 3H2 → 2Fe + 3H20이다. 이는 일산화탄소 환원 반응과 천연가스 환원 반응과 달리 생성물에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포스코의 수소 환원 제철은 철강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상용화까지 장기간 연구가 요구되기에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상황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2025년까지 코크스 건식 소화 설비를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이때 코크스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증기,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의 기술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론]

탄소세의 시행이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세계의 흐름에 맞추어 발 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변화와 더불어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 기술혁신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강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기구를 활용해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 EU에서 비장의 카드를 내민 지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세계의 기업과 정부가 함께 변화해야 할 타이밍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앞으로 탈탄소하지 않으면 '손절'하겠습니다.", 작성자(20기 윤진수, 21기 정재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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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Fit -For55"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 작성자(19기 김수정),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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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2년 만에 확정된 EU의 탄소세 부과]

1) 김현철, "유럽의회, '세계 최초 탄소세' 도입 법안 가결", 글로벌이코노믹, 2023.04.20,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3042012522951069a1f309431_1/article.html?md=20230420125500U 

2) 박종준, "EU,'탄소세' 도입안 발표..전경련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 경쟁력 악화 우려"",글로벌경제신문, 2021.07.15, https://www.ge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0149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이란?]

1) 이춘희, "EU에 철강 수출하려면 탄소배출량 보고해야...26년에는 관세까지", 아시아경제, 2023.04.18,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41821305347334 

2) 조민영, "EU, 탄소국경세 결국 관철 시켰다", 이투뉴스, 2023.04.28,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361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위기]

1) 김성현, "[탄소세 대란] EU 탄소장벽 발표 초읽기 ... 한국 수출길 가로막는다", 아주경제, 2022.12.13,

https://www.ajunews.com/view/20221213160430530

2) 김세움, "[핫이슈] 철강업계, EU 탄소세 도입에 '난색'…300만톤 시장 '무역악화' 우려", 페로타임즈, 2022.12.15,

http://www.ferro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907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 권선형, "[1.5℃ HOW] 유럽연합(EU), 탄소국경세 법안 통과…10월부터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화", 한스경제, 2023.04.20,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9383 

2) POSCO Newsroom, "포스코 HyREX 수소환원제철 기술 심층 소개", 2022.05.10,

https://newsroom.posco.com/kr/%EC%A0%80%ED%83%84%EC%86%8C-%EC%B9%9C%ED%99%98%EA%B2%BD-%EC%A0%9C%EC%B2%A0-%ED%94%84%EB%A1%9C%EC%84%B8%EC%8A%A4-%EB%8C%80%EC%A0%84%ED%99%98-%ED%8A%B9%EC%A7%91-%EA%B8%B0%ED%9A%8D-%E2%91%A0-hy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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